'결'이라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고요한 물이나 바람, 숨에 외부적인 파동이나 흐름이 가해지면 '물결', '바람결', '숨결'이 되고 나무나 돌, 살 같은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띠나 층을 이루면 '나뭇결', '돌결', '살결'이 되는 것이다.살아가는 데서도 찰나 같고 번쩍이는 짧은 순간이나 겨를이 있으니 '어떨 결', '무심결', '잠결', '꿈결' 같은 것이
지하철을 타면 누구는 앉아서, 누구는 서서, 혹은 내가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 휴대하기 편하고 그 안에 무궁무진한 정보가 들어있으며 세계와 연결될 만큼 발달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스마트폰을 나의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세대를 일컫는 ‘포노 사피엔스’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다. 그렇다면 이를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정보가, 다른 사람들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된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양의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축적된다. 축적된 데이터는 여러 가지 분야에 사용된
어느 날 오후 시끌시끌한 학생식당에서 진지하게 소모임에 대한 회의를 했다. 한 학기 동안 지속되던 참석률이 여름방학이 지난 후에 급격히 줄어든 것이 주제였다. 회의를 통해 후배와 나는 지금 상황의 문제가 ‘참석자가 적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 학기 동안 소모임의 사람들이 더 참석하는 것이 문제해결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였다. 더 많이 홍보하고 더 많이 연락을 했으며, 더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그렇게 줄어든 참석률은 회복되지 못했다.무엇이 문제였을까? 학기가 끝나갈 즈음 학교 앞의 카페
‘그런데 다스는 누구 겁니까?’ 작년 10월경, 이 짧은 한 문장은 인터넷과 언론을 빠른 속도로 점령했다. 많은 국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범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원했다.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라고 하더라도, 만에 하나 죄를 저질렀다면 법의 엄정한 잣대 아래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대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의 문장이 유행어처럼 번진 것에는 바로 그러한 여론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었다.지난 19일 마침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그에게 적용된 죄목은
매일 북한과 관련된 파격적인 뉴스가 쏟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보낸 지 채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공식화되는 등, 꽁꽁 얼어있던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그런데, 그 속도가 ‘그냥’ 빠른 게 아니라 ‘당황스러울 정도로, 엄청나게’ 빠르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 북한은 우리나라에만 화해의 손길을 뻗었을 뿐, 미국에게는 여전히 매우 강한 적대감을 보였다.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책상 위에 놓여있다.”라면서 으름장을 놓
지난 5일 밤, 유력 정치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폭로에 뉴스를 보던 국민들은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현 충청남도 도지사이자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안희정, 그리고 증언에 나선 피해자는 그의 비서였다. 피해자는 안 지사가 미투 언급을 하며 본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 상태에서 또다시 성폭력을 저지르는 모습에 폭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여파는 엄청났다. 해당 뉴스가 전파를 탄 지 1시간도 안 돼서 더불어민주당은 긴급회의를 열어 안희정 충남지사를 출당·
트럼프 美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행보에는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와 부를 되찾아 다시금 세계의 패권을 쥐어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지난 16일에도 역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최소 53%에 달하는 강도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만약 이 제안이 통과된다면, 이것은 트럼프에게 있어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는 이로 인해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 이전과는 달리 이번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있던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 한미 합동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이에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우리 주권의 문제이고 내정에 관한 문제다. 총리께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일전에 한·미 정상은 오래간만에 찾아온 남북 대화 무드를 고조시키기 위해 올림픽 기간에 합동 군사 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훈련의 당사자도
얼마 전에 홍대에 있는 ‘돼지찌개’ 전문점에 가봤다. 돼지찌개는 돼지고기, 두부가 들어간 김치찌개와 다를 바가 없다. 돼지고기를 강조하기 위해서 김치찌개란 단어 대신 돼지찌개란 단어를 사용한 것 같다. 반면 ‘섞어찌개’의 경우 말 그대로 이것저것 섞어서 찌개로 만든 음식이다. 곱창도 들어가고 오징어도 들어가고 돼지고기도 들어가고 소시지도 들어가는데, 부대찌개랑 이름만 다르고 정체성은 같다고 볼 수 있다.얼핏 보기에 돼지찌개보다 섞어찌개가 더 끌려 보인다. 더 많은 재료가 들어가서 같은 돈을 내더라도 더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기
최근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관련 보도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결과, 전체 1,190개 기구의 약 80%인 946개 기구에서 채용 비리가 적발되었다. 전체의 ‘80%’라는 ‘비율’이 놀라운가? 비리의 ‘유형’은 그보다 더 대단하다.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전형적인’ 방식은 물론, 면접관 중에 응시자의 부모가 앉아있거나, 서류조차 내지 않았는데 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이들 기관 가운데 매우 중대한 혐의가 의심되는 기관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였고, 관련 공공기관장들을 즉시 해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그녀는 매우 슬퍼 보였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침을 자주 삼켰고, 이따금씩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그녀는 가슴속부터 끓어오르는 슬픔을 참아내기 위해 어금니를 꽉 깨물며 혀로 입천장을 세게 눌렀다. 혹시라도 눈물을 보이면, 자신이 준비한 이야기의 의미가 바래질까, 필사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려 애썼다. “이 자리에 나와서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나왔습니다.”현직에 있는 한 여성 검사(경남 창원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몇 년 전 흥행했던 영화 의 한 대사이다. 이 대사는 기득권 세력이 대중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다. 정치, 경제, 언론을 주름 잡는 그들의 기본 전략은, 어떠한 이슈가 발생하면 그 사건의 ‘본질’과는 관계없이 가장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만한 워딩을 이용해 대중들을 ‘조종’하는 것이다. 이번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문제에서도 그들의 이러한 태도는 여실히 드러났다.지난 1일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남북은 급속도로 대화국면을 맞게
형법은 죄와 벌을 규정하는 법으로, 국가가 국민과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무질서와 혼란을 예방하고,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있는 법이지만 또한 공권력으로 쉽게 제압당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공부하고 조심해야한다. 일상생활 속에 자주 접하는 형법 중, 쉽게 오인하거나 궁금해할만 한 형법을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해 설명해보고자 하였다. Q. 청소년과 어른의 성관계나 만남, 철컹철컹이라는 수식어가 생길 정도로 위법한 행위가 아닌 지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만나면 위법인가요? 성적인 행위를 할 경우에만
최근 들어,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유례없던 대통령 탄핵과, 연이어 치러진 대선의 혼란스러웠던 정국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기도 하지만, 속칭 `헬조선`이라는 신조어처럼 부조리한 현재 사회의 이면을 피부로 경험하고 있는 청년들이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부딪힌 사회 문제, 예를 들어 일자리나 임금 문제 등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자발적인 움직임과 노력의 한 면으로도 해석해볼 수 있다. 각 정당은 선거철이 되면 인재 영입에 힘을 쓴다. 각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1인 미디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동시에 그에 따른 악영향 또한 커지고 있다. 적게는 몇 백만 원에서 많게는 몇 천만 원까지, BJ가 버는 수입은 상당하다. 인기가 많은 BJ일수록 광고 협찬, 케이블 방송 출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입을 벌고 있다. 20~30대 사이의 청년들에게 인기 있었던 BJ는 이제 하나의 직업이 되어 10대가 희망하는 직업 중 하나가 됐다.많은 수입을 벌 수 있다는 큰 강점 하나에 사람들은 인기를 얻기 위해서 자극적이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위까지 한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시대가 변하면 변할수록 인간이 가진 지성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현시대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집단지성이 그냥 협업의 정도로만 개념화하고 있고 집단지성의 유래나 개념을 자세히 모른다. 그래서 이번 대학생 칼럼 기사를 통해서 오늘날 주목받고 있는 집단지성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 피에르레비집단지성을 구체적으로 개념화 한 사람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미디어 학자인 피에르 레비다.(Pierre Levy, 1956~) 그는 프랑스령 튀니지에서 출생하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혹은 '광주민중항쟁'은 1980년 5월, 광주 시민과 전라남도민이 중심이 되어 민주 정부 수립에 대한 염원과 신군부 세력에 대한 저항을 나타낸 대표적인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이다. 지지난달, 5.18 민주화 운동이 37주년을 맞았다. 文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을 세상에 알리고 진상 규명을 외쳤던 4명의 열사들을 직접 호명하며, 민주화를 위해 힘썼던 ‘순국’ 열사들의 넋을 기렸다. 이 날 기념사는 국민들에게 여느 해보다 더 특별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전례 없었던 국정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인 도날드 트럼프는 선거 유세를 진행하는 내내 여성과 무슬림, 약자와 이민자들을 향한 혐오 발언과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자국민의 실업 원인을 이민자들에게로 돌리며 배타적이고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막말과 비난으로 인해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조차 되지 못할 것이라 여겼으나 트럼프는 힐러리를 누르고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이러한 혐오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트럼프의 말과 정책이 중산층 대중에게 호응을 얻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또한 2016년 발
거리를 걷다 보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있는 단발머리 소녀의 동상을 볼 수 있다. 일본 위안부 문제를 기리고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이다. 이제는 이 평화의 소녀상을 전국 각지의 고등학교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지난달 18일, 경남 김해시 구산고의 100호 소녀상을 끝으로 1년간 내달려온 ‘100개 학교 작은 소녀상 건립 운동’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고등학교에는 가로, 세로 각각 30cm의 작은 소녀상이 설립된다.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기 위한 프로젝트
우리는 생활 속에서 다양한 법을 만난다. 법은 어렵고 딱딱하기 때문에 바로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점들이 많다. 기자는 실생활에서 자주 일어날 법한 민법을 상황과 답변으로 구성해 쉽게 설명해보고자 한다. Q 1. 친구가 처음으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해서 차를 얻어 탔다. 하지만 친구가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하게 시속 130km를 넘게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크게 나서, 나는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아무리 친구사이라지만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싶은데 친구는 무료로 차를 태워준 호의관계니까 자기는 손해배상을 해 줄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