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칼럼] 당신은 '개, 돼지'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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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몇 년 전 흥행했던 영화 <내부자들>의 한 대사이다. 이 대사는 기득권 세력이 대중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다. 정치, 경제, 언론을 주름 잡는 그들의 기본 전략은, 어떠한 이슈가 발생하면 그 사건의 ‘본질’과는 관계없이 가장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만한 워딩을 이용해 대중들을 ‘조종’하는 것이다. 이번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문제에서도 그들의 이러한 태도는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일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남북은 급속도로 대화국면을 맞게 되었다. 판문점의 대화채널이 복구되었고, 양국의 수뇌부는 회담을 통해 향후 남북 관계에 대한 구체적 사안들을 논의했다. 북한은 올림픽 참가를 결정했고, 이에 우리 정부는 남북 단일팀 출전을 추진했다. 대회 개최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된 단일팀 논의는 엄청난 잡음을 낳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던 2030은 서서히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대통령 지지율은 한 달 사이에 10% 이상 하락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의 본질은 ‘불공정’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올림픽 출전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우리 대표팀은 공정하지 못한 일 처리의 희생양이 되었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를 바랐던 국민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 정부에 크게 실망한 것이다. 
기득권 세력은 기다렸다는 듯이 공세를 펼쳤다. 그들은 문제의 본질인 ‘불공정’에 주목하기 보다는, 그보다 더 자극적인 소재인 ‘공산주의’를 이용했다. 바로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던 전술, ‘색깔론’이었다. 각종 SNS,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문재인은 사회주의자’, ‘김정은의 개 문재인’ 등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우후죽순처럼 퍼지기 시작했고, 일부 정치인들 역시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이라며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2011년, 남북단일팀 지원 내용이 담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지원 특별법안’을 내놓았던 그 당사자들이, 똑같은 내용을 두고 지금은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색깔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면 이들 세력에게 현혹되지 않고 ‘조종’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언제나 문제의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를 비판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비판을 한다면 수구 진영의 논리인 색깔론은 완전히 걷어 내고 비판해야 한다. 정부가 너무나도 급하게, 불공정하게 일 처리를 하는 것, 스스로 소통을 강조했으면서 정작 소통이 부족한 태도를 보이는 것 등을 비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런 근거 없이 무턱대고 ‘문재인은 사회주의자’와 같은 글을 쓴다고 해봤자 ‘쿨하고 멋진 깨시민’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수구 세력에게 ‘조종’당하는 것이자 스스로 ‘개, 돼지’가 되기를 자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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