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 받고 있는 집단지성, 무엇일까?

피에르 레비의 ‘집단지성’

  • 입력 2017.08.01 17:50
  • 수정 2017.08.02 19:07
  • 기자명 장한서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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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시대가 변하면 변할수록 인간이 가진 지성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현시대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집단지성이 그냥 협업의 정도로만 개념화하고 있고 집단지성의 유래나 개념을 자세히 모른다. 그래서 이번 대학생 칼럼 기사를 통해서 오늘날 주목받고 있는 집단지성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 피에르레비

집단지성을 구체적으로 개념화 한 사람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미디어 학자인 피에르 레비다.(Pierre Levy, 1956~) 그는 프랑스령 튀니지에서 출생하였고 특히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인식론적, 문화적 영향과 사회적 사용을 연구를 하고 있으며 많은 관련 저서를 쓴 인물이다. 레비는 1994년 저서 《집단지성》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집단지성을 제시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사이버 공간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형성되는 인류의 새로운 지성에 주목하고 이론적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집단지성에 대한 레비의 성찰은 1997년 《사이버 문화》, 2000년 《누스페어》 등의 저서에서 이어졌으며 레비가 제시한 집단지성 개념은 사회 전반에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 피에르 레비의 집단지성

피에르 레비는 집단지성의 개념을 개미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지성 이전의 일반적인 인지 능력의 차원에서 볼 때, 개미 한 마리 한 마리는 다소 ‘바보’스럽지만 그들의 집단행동은 매우 영리해 보인다. 이것은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모터 휠러의 저서 개미: <그들의 구조 발달행동>에서 제시된 개념에 근거한다. 개미들이 협업하여 거대한 거미집을 만드는 군집 활동이 바로 집단적 지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적 근거를 바탕으로 레비는 집단지성을 이렇게 정의한다. ‘어디에나 분포하며, 지속적으로 가치가 부여되고, 실시간으로 조정되며, 역량의 실제적 동원에 이르는 지성’을 집단지성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해석해보면 집단지성의 시작은 독립적인 개인에서 출발하고 그 개인들이 갖고 있는 지성은 존중받는다. 이러한 지성들은 낭비되지 않고 가치를 부여하고 조정하며 발전시키고 활용하여 긍정적 역동성을 불러일으켜 역량들이 실제적으로 동원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 우리 주위의 집단지성들

집단지성의 사례들은 계속 있어 왔다. ‘주방용품 혁명’이라 불리는 아이슬란드의 2010년부터 진행되었던 개헌이 그랬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하여 ‘국민 참여형’으로 진행된 아이슬란드 국가 사상 최초였던 헌법 개정에 대규모 ‘집단지성’을 활용한 것이다. 개헌 초안 작성부터 최종단계 국민투표까지 모든 단계에 집단지성을 활용한 것으로 긍정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가 매우 대표적인 집단지성을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사용자 참여의 백과사전이다. 위키피디아는 비영리 단체인 위키미디어재단이 운영하며 설립자는 지미 웨일스 이다.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는 어느새 성장하여 엘리트 계층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백과사전 영역에 큰 점유율과 신뢰도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가짜 뉴스에 대해서도 집단지성으로 막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5월에 방한했던 웨일스 설립자는 특정 집단에 유리하게 써서 혼란을 주고 있는 ‘가짜 뉴스’를 집단지성으로 막겠다고 했다. 이처럼 집단지성은 오늘날 여러 분야를 막론하고 주목받고 있다.

# 더 발전시키고 고민해야 할 집단지성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는 수십 년 전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띤다. 그동안 정보를 소비하기만 했던 대중들은 이제 정보를 직접 생산, 유통, 소비의 과정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중들은 협업을 통해 전문가와 비견될 정도로 지식을 생산하고 보여주기도 한다. 점차 대중들이 만들어가는 지식 공간은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그 자체가 지식 창출의 공간이 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집단지성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하지만 집단지성에도 양가적 측면이 존재한다. 집단지성에도 여러 가지 염려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사람 몇몇에 의해 집단의 방향성이 정해지기 쉽고 조작되기 쉬울 수 있다던가, 다양성을 너무 받아들여 사회적 분란을 조장하고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받는다. 또 집단지성으로 창출된 지식과 정보가 과연 진짜 전문가 지식보다 뛰어난가, 신뢰성이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집단지성은 엄연히 현재도 진행 중인 연구분야의 하나이고 진화 중인 이론이라는 것이다. 집단지성은 ‘집단은 무조건 옳다’와 같은 류의 사고방식과는 다르다. 레비는 집단지성이라는 개념을 체계화하면서 긍정론자에 가깝게 집단지성을 바라보았다. 지식의 공간을 유토피아라고 표현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레비는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는 잠재력의 장인 사이버 공간상에서 발현될 수 있는 인간의 잠재력을 본 것이고 인류의 미래에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다수의 의견, 다수의 지성 그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지식과 정보를 보다 합리적으로 수렴하고 생산하는 과정에 더 깊게 고민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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