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칼럼] 문제해결을 위해 먼저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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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후 시끌시끌한 학생식당에서 진지하게 소모임에 대한 회의를 했다. 한 학기 동안 지속되던 참석률이 여름방학이 지난 후에 급격히 줄어든 것이 주제였다. 회의를 통해 후배와 나는 지금 상황의 문제가 ‘참석자가 적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 학기 동안 소모임의 사람들이 더 참석하는 것이 문제해결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였다. 더 많이 홍보하고 더 많이 연락을 했으며, 더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그렇게 줄어든 참석률은 회복되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학기가 끝나갈 즈음 학교 앞의 카페에서 학기를 시작할 때 같이 회의를 한 후배와 나는 회복되지 않는 참석률에 좌절하며 다시 만났다. ‘왜 참석률이 늘지 않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답을 찾지 못하고 정적이 흐르는 중에 옆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왜 참석하라는 건지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니까!’

옆에서 대화하는 사람은 소모임의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번뜩였다. 눈에 보이는 참석률에 눈이 멀어서 왜 나오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즉,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놓치고 있었다.

#문제를 정확히 보는 능력 - 통찰력
위의 일이 지난 후에 기획자로 근무하고 있는 현직자와 인터뷰를 하게 된 적이 있었다. 인터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인터뷰 질문을 먼저 메일로 보냈었다. 그 안에는 이런 질문이 들어있었다.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인가요?’ 인터뷰이는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보내줬으며 앞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통찰력’ 통찰력은 사전적인 의미로 ‘사물이나 현상을 예리한 관찰력으로 꿰뚫어 봄.’이라는 뜻이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나는 물었다. ‘답으로 주신 통찰력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이에 대해서 인터뷰이는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기획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이 대답에 대해서 인터뷰이는 ‘정답은 없습니다. 기자님이 말하신 것도 답이 될 수 있겠죠.’라며 말하길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기획자는 문제를 보는 사람입니다.’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문제를 본다니 문제는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는지 인터뷰이는 부가적인 예를 들어주었고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만약에 신발을 파는 기업의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이 때 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출이 줄어든 것이 문제라고 말합니다.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무언가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그러기 전에 기획자는 먼저 문제를 볼 줄 알아야합니다. ‘왜 매출이 줄어들었는가?’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책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홍보가 부족해서 매출이 줄어들었다면 홍보를 하면 되겠죠. 신발의 모델이 예쁘지 않아서 그렇다면 디자이너를 고용하면 될 겁니다. 경쟁 기업의 마케팅 때문이라면 그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겠죠. 여기서 포인트는 이겁니다. 매출을 올리기 전에 왜 매출이 떨어진 것인가에 대한 것을 먼저 정확하게 보는 것이죠. 이것이 ‘통찰력’입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고 누구나 필요하다.
통찰력은 사실 누구나 가지고 있다. 또한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문제가 오면 누구나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능력인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서는 ‘문제해결능력’을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해결하는 방법 이전에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보는 능력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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