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방글라데시나 부탄 같은 가난한 나라가 행복 지수가 높다는 이유가 무척 궁금했었다. 몇 년 전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할 일 없이 공항을 기웃거리는 수많은 인파, 우리나라 6.25 당시를 상기시키는 지붕 위에까지 사람이 가득 타고 달리는 기차, 다카 시내를 가득 메운 사이클릭샤(사람을 실어 나르는 자전거)들의 모습에서 가난한 나라임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인구 밀도가 높고 농토가 적어 농산물의 자급자족이 어렵고 문맹률도 높은 이 나라가 행복 지수가 높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현지 가이드의 이
우리나라 대학에 본격적으로 빨간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의식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교육부가 예상한 2019년 입학가능자원(2020학년도 입학)은 52만 6,267명이었다. 2020학년도 입학정원은 49만 655명 였으나, 2020학년도 입학가능자원이 35,612명 많았음에도 일반대 + 교육대 + 전문대만 해도 정원미달이 15,441명이나 되었다.2020년 입학가능자원(2021학년도 입학)은 47만 9,376명으로 2019년보다 46,891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2021학년도 일반대 + 교
어느 날 대학교 1학년 딸을 둔 제자가 찾아왔다. 제자는 좋은 직장을 갖고 슬하에 딸 두 명을 둔 유복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러나 그는 매일 밤늦게 귀가하는 딸에 대한 고민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다는 말을 했다. 매일 밤늦게 들어오는 딸의 행동을 말로 타일러 보고, 가끔은 큰 소리로 질책도 해봤지만 고쳐지지 않아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가정생활이 괴롭다며 좋은 방법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었다. 제자의 말을 듣고 보니 이 문제는 대화로 풀 수 있는 수준을 넘고 있었다. 제자의 이야기를 듣고 말로써 풀 수 없는 일은 감동을 주는 행동으로 해
에페스로 가기 위해서 에게해 해변을 달린다. 터키의 제3도시이며 최대 공업도시인 이즈미르를 지나간다. 무역도시로 인구가 250만 명 정도가 되는 이곳은 고층건물과 함께 현대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언뜻 주변들이 비좁은 서울의 산동네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야산의 덩어리가 온통 작은 집들로 뒤엉켜 넓은 땅을 가진 터키와는 어울리지 않는 풍경을 보여준다. 녹음과 잘 어우러진 이즈미르를 통과하면서 남쪽으로 한 시간쯤 달려 조그마한 마을, 설축에 도착한다. 동로마 시대의 성터가 웅장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예루살렘에서 추방당한 사도 요한이
우리 나라의 입시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학종이건 정시이건 어떤 경우에도 소득 계층이 높은 가정 출신 학생이 더 유리하다. 졸업 후 좀 더 고소득 직업을 얻는 데 유리한 소위 명문대의 경우 상위 소득 계층 학생들이 서너 배 정도 더 많다. 저소득층일수록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는 얘기다.2020년 자료에 의하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신입생의 55%가 고소득층이었다. 서울대 신입생의 63%가 소득 9·10구간으로 분류됐다. 소득 9·10구간의 월 소득액은 평범한 사람들의 입이 벌어지게 한다. 올해 기준 9구간의 월 소득 인정액은 월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꼰대'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늙은이' 혹은 '선생님'을 이르는 은어로 이용되던 용어가 익숙해진 이유는 뭘까. 최근에 주로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의 사고방식이 항상 옳다고 여기고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 드물지 않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와 'Y세대'의 만남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영화의 주인공 벤은 기성세대이지만, 이 '꼰대'라는 범주 안에 포함되진 않는다. 그는
이스탄불을 떠나 마르마라해의 해안을 끼고 달리는 버스의 차창에 비치는 풍경이 아름답다. 해안선을 따라 그림 같은 별장들이 줄지어 서있고, 광활하고 한적한 농촌의 들녘은 넓다 못해 땅과 하늘이 맞닿아 지평선이 긋는다. 사막과 같은 광야가 계속되는 이곳에서 어떻게 농사를 지을까? 적은 인구로 어떻게 땅을 관리하고 있는 것일까? 걱정도 많다. 인적을 찾아보지만 사람이라곤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휴가철을 위해 준비된 별장들도 텅텅 비어있다. 해안선 따라 천년을 넘게 자라온 올리브 나무의 고목 군락들이 이국적이다. 달리는 버스가 ‘치킬다아
오랜만에 영업팀 팀장을 하고 있는 후배를 만났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는데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신입사원이 팀에 새로 들어왔는데 행동이 이해가 안 되고 힘들다고 했다.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두 달 전 새로 들어온 직원이 있는데 굉장히 활동적이고 의욕이 넘쳐서 처음에 보기에는 참 좋았다고 한다. 다른 팀원들도 다들 요즘 저렇게 의욕적인 청년 드문 것 같은데 아주 좋은 직원이 왔어요. 라고 만족해했다. 그런데 이런 긍정적인 평가는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얘기를 들으면서 의욕이 넘치는 신입 직원
MS 전 회장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나의 성공 비결은 어릴 때부터 길러온 독서 습관이다"라고 했다. 21세기는 지식 정보화 사회이다. 지식과 정보력이 개인의 능력, 사회 경쟁력,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힘이라 볼 때, 자녀에게 독서를 통하여 삶의 원동력을 얻게 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서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됨을 잘 알면서도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부모 자신은 독서를 하지 않으면서 자녀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책을 읽어라",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안 그래도 팍팍했던 삶에 코로나19의 여파까지 더해져,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많은 요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 또는 무기력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특히 기존에 학업·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20대의 경우, 지난 5년 간 우울증 환자 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최근 도서시장에 이른바 ‘힐링 에세이’ 열풍이 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지친 마음에 따뜻한 말과 위로를 건네 줄 수 있는, 독자를 토닥토닥
우리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삶에 활력을 얻을 수가 있다. 유머를 듣고 즐길 줄도 알아야겠지만 유머로 남을 즐겁게 해줄 수도 있어야 한다. 같은 유머도 상대방이 즐겁도록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남에게 말해 보려면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머를 잘하기 위해서는 유머를 듣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하고 그것을 메모도 하고 암기도 하여 기회 있을 때마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 봐야 한다. 처음엔 어색하고 남들이 웃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자주 이야기하다 보면
예전 우리 아이들은 우주탐험을 꿈꾸었다. 태권V와 같은 하늘을 나는 로봇을 상상하였고 암이나 치매를 정복하는 꿈을 꿨다.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이공계 학생들은 의사를, 수학을 못해 인문계를 택한 학생들은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입사가 지상 최대 과제가 돼버렸다. 하지만 이 자리도 소수의 몫이다. 우리나라는 사교육비 비중이 높다. 집안의 재력에 따라 진학 기회가 크게 달라진다. 사교육비를 많이 댈 수 있는 학부모와 학생이 승승장구할 수밖에 없다. 성공 경로에 일찍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 명문대에 진학하고 고소득 직장에 취직한다.
서양화가 몽우 조셉 킴 작가의 작품세계를 어느 잣대로 규정하기에는 방대하고 다양하다. 작가의 작업이 다양하다는 말은 감정의 영향을 받아 그린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데 미술사가로서 그의 작업에 대한 분류는 어렵다. 오로지 감정에 따라 작업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을 소장한 사람들은 그의 그림에 대해 "따스하고 다정다감하고 행복한 감정을 끌어낸다."라고 설명한다. 고흐가 귀를 잘라냈듯, 몽우 조셉 킴의 이유 있는 괴로움몽우 조셉 킴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기에는 정물이나 독수리, 특히 인물화를 집중적으로 그렸는데, 부친이 사
보험은 나쁜 돈일까?퇴근길, '보험금 95억' 만삭아내 사망사고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보험금 95억원이 걸려 있는 이 사건은 6년이 넘는 법정 공방 끝에 남편의 금고 2년 선고로 끝이 났다. 일각에서는 남편이 보험금을 노린 사기사건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졸음운전으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마무리된 뉴스였다.해당 판결로 인해 당시 인터넷은 난리가 났고, 실제로 트렌드 사이트에서도 보험금과 연관된 검색어로 부정적인 단어들이 정말 많았다. 이 중 '무죄', '살인', '재판'이
한국의 혈맹국가로 한국전쟁 당시 15,000명의 토이기 병사를 파병하여 우리나라를 도왔던 형제의 나라 터키로 향한다. 모스크바행 비행기의 창에 비친 망망대해와 같은 하얀 설원이 광활하게 전개된다. 시베리아의 상공을 따라 서쪽으로 비행을 한다. 태양을 낚는 어부가 되어 떨어지지 않는 낙조의 아름다운 노을을 즐긴다. 모스크바를 경유하여 13시간 만에 아시아의 서쪽 끝이며 유럽의 문턱인 터키의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한다. 터키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최초로 아담과 하와를 살게 하신 '에덴동산'이 있었을 것
핀란드는 우리나라 못지않게 전쟁의 수난 속에서 민족을 보존하고 지키기 위한 교육이나 운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민족의식을 강조한 결과, 외세로부터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으며, 민족정신을 최고로 생각하던 그 시대의 핀란드 사람들이 가장 존경했던 인물은 정치인도 재력가도 무사도 아닌 그 시대의 정신문화를 주도했던 시인 이었다. 핀란드에 기독교가 전파되기 전 농민들에 의해 민요처럼 구전되어 오던 민족의 노래가 있었는데 그 시인의 노래는 민중들 깊숙이 뿌리를 내려 핀란드를 하나로 만드는 노래가 되었다.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구전으
가끔 볼일이 있어 여의도를 오갈 때 주로 버스를 타고 마포대교를 지난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창 밖을 바라보면, 바로 옆 다리인 서강대교 밑으로 외딴 섬이 하나 보인다. 노들섬이나 선유도 같은 곳과는 달리,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섬이다. 영화 는 바로 이 무인도 '밤섬'을 배경으로 한다.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밤섬에 남겨지게 된 남자.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카메라를 통해 그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당연히 '김씨
성하림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지 이십여 년, 한국 화단의 유의미한 작업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그녀의 작품세계의 변천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한국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여류 화가가 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설렜던 과거를 회상한다. 여류 화가는 가정이 있고 여성의 신체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작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여건인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40여 년의 화업은 인고의 시간을 버텨낸 창조에 대한 열의일 것이다. 단순히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뜻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성하림의 연
호수의 나라 핀란드 사람들은 빙하시대에 만들어진 천연 호수들 속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즐기며 산다. 이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은 전쟁과 식민지 생활로 오랜 세월을 어렵게 살아온 대가로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이며 축복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교외에 별장을 가지고 있다. 주말과 휴가를 통나무 별장에서 즐기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은 사우나이다. 여름철에도 사우나를 한 후 호수로 뛰어드는 것이 그들의 삶이다. 겨울철에는 별장 주변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스노모빌을 즐긴다. 피부를 단련시키는 그들만의 건강법이 휴가를 즐기는
"엄마. 아빠 언제 와?""엄마, 배고파. 밥 줘""아빠, 나 늦게 갈게""할머니, 엄마 어디 갔어?"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부모와 대화 중에 자녀가 부모에게 하는 말들이다. 요즘 애들은 부모의 과보호 속에 자라기 때문에 예의 바른말을 모르고 사는 것 같다. 이것은 부모의 책임도 크지만, 매스컴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TV 연속극을 보면 손자, 손녀가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하는 말, 자녀가 부모에게 하는 말이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반말로 일관되고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