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철 칼럼] 말과 복장은 서로 다른 사람을 만든다

  • 입력 2020.08.19 00:09
  • 수정 2020.08.19 00:11
  • 기자명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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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언제 와?"
"엄마, 배고파. 밥 줘"
"아빠, 나 늦게 갈게"
"할머니, 엄마 어디 갔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부모와 대화 중에 자녀가 부모에게 하는 말들이다. 요즘 애들은 부모의 과보호 속에 자라기 때문에 예의 바른말을 모르고 사는 것 같다. 이것은 부모의 책임도 크지만, 매스컴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TV 연속극을 보면 손자, 손녀가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하는 말, 자녀가 부모에게 하는 말이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반말로 일관되고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말을 생각해 볼 때, 가정에서 익힌 언어 습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쉽게 고칠 수가 없다. “엄마, 아빠 언제 와”하는 자녀와 “엄마, 아빠 언제 오셔요”라고 말하는 자녀는 행동이나 생활이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대화해 보면 그들의 가정을 짐작할 수 있다. 가정에서 버릇없는 말이 습관화된 자녀는 학교생활, 직장생활을 할 때도 버릇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확률이 높다. 언어 습관에 따라 자녀의 미래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어려서부터 형제자매, 친구들끼리 하는 말과 어른들과 하는 말을 구분 지어 가르치고, 부모도 함부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TV을 보면서 “보기 싫은 ○○○ 또 나왔다.”면서 TV를 꺼버린다든지, 남을 비하하는 부모의 말을 자주 듣고 자란 자녀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없다. 부모의 말 한마디가 자녀에게 큰 영향을 줌을 알고 자녀 앞에서 말을 조심하자. 그리고 자녀의 잘못된 언어 습관을 수시로 고쳐주는 부모가 되자.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잘못된 언어 습관을 학습한 자녀들은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사회나 직장 생활에서도 그 잘못된 언어 습관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가정에서 웃어른께 반말이 습관화된 자녀들은 직장에서도 동료나 상급자에 버릇없는 자로 낙인찍혀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음을 생각하자

우리의 삶에는 말도 중요하지만 복장 또한 중요하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비군 복장을 입혀 놓으면 모두 평소와는 달리 예비군이 된다. 인간은 어떤 복장을 하느냐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짐을 우리는 흔히 느낀다. 정장을 입었을 때와 등산복이나 작업복을 입고 만나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서로 전과 다른 점을 느낀다. 이 같은 점에 비추어볼 때 부모로서 자녀의 복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의 교복에 대한 찬·반론은 뜨겁다. 아이들은 자율적으로 길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교복의 무용론을, 교복을 입혀야 학생다운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교복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교복에 대해서는 학생, 부모, 교사 각각의 견해가 다르기에 그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다. 교복뿐만 아니라 두발, 일기장 검열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기에 원만한 지도가 쉽지 않다. 복장이나 두발의 자율은 매우 이상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복장이나 두발을 각자 자율에 맡긴다면 개성에 맞게 스스로 옷이나 두발을 갖추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

학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운동선수, 친구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에, 모든 학생이 독창적인 복장이나 두발을 갖춘다고는 볼 수 없다. 자율은 창의성과 관련지어 생각해야 하는데, 교복의 무용론이 자칫 창의성이 아닌 모방성으로 변질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 봐야 한다.

문제는 교복을 입든 사복을 입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는데, 사복을 입게 되면 학생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달라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교복을 입은 학생은 교복을 입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자유복을 입은 학생보다 학생으로서 어긋나는 행동을 덜 하게 된다. 일부 학부모, 학생들의 주장처럼 교복을 입게 하는 경우와 사복을 입게 하는 경우 학생의 창의적인 사고에 차이가 생기는지는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호주는 유치원부터 모든 학생에게 교복을 입히고, 선진국의 유명 사립학교들도 학생들에게 교복을 입히고 있다.

부모가 어떤 말을 하면서 생활하는가, 자녀에게 어떤 말을 가르치고 있는가, 자녀의 복장에 관심을 가지는가에 따라 자녀의 인간 됨이 달라짐을 생각하자.
말과 복장이 자녀의 성장 발달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부모가 되자.

 

Profile
現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호남교육신문 논설위원
    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
 
前  광주광역시 학생교육원 원장
    광주 KBS 남도투데이 교육패널
 
저서 <가정교육의 함정-오래>(2013):아동청소년분야 최우수상 수상(문화체육관광부)
      <생각을 바꾸면 학교가 보인다-영운출판> (2011),
      <학습력 증진을 위한 수업의 실제-형설출판사> (2010년)
      <아는 만큼 교육이 보인다.>-V.S.G Book (2009) 등 3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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