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타클릭)> 미워할 수 없이 중견의 ‘샛별’

  • 입력 2012.11.01 10:18
  • 기자명 조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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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스타클릭) ]

미워할 수 없이 중견의 ‘샛별’
<아랑사또전>의 신민아

데뷔 15년차의 중견(?) 치고는 해사한 마스크의 소유자 신민아. 그를 보고 있으면 둔탁하고 투박한 양감(量感)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무색투명한 담채화를 떠올리게 된다.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더없이 맹랑하게 웃음 짓는 미소에서부터 안쓰러울 만큼 늘씬하게 뻗어 내린 시원한 팔다리에 이르기까지, 잘 다듬어진 육체의 비현실적 아름다움은 역설적이게도 배우 신민아를 가장 현실적인 수사(修辭)로 드러내는 요체이기도 하다.

조성기 기자 maarra21@epeopletoday.com

<아랑사또전>은 신민아에게 있어 오랜만의 안방극장 나들이지만 그의 매력은 여느 때처럼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염사(念寫)되고 있다. 동화와도 같은 판타지 로맨스로서 <아랑사또전>이 예상치 못한 흥행을 이끌 수 있었던 요인의 8할은 신민아의 존재감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랑사또전>은 귀여운 처녀귀신으로 분한 신민아와 젊은 사또 이준기의 비주얼 조합으로 이미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여기에 귀신이 등장하는 판타지 로맨스라는 새로운 소재와 두 배우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랑사또전>이 신민아에 의한, 신민아를 위한, 신민아의 드라마였다는 사실은 대부분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사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물론, 현실 속에서 비쳐지는 신민아의 마스크에서는 고생 모르고 부유하게 자란 풍요로운 자의 여유와 과하지 않게 적당한 자신감이 어렵지 않게 읽힌다. 새침데기 같은 부잣집 외동딸의 관습화된 웃음에서부터 얄궂게 보이지만 귀엽게 치켜진 입꼬리까지, 조화롭게 구획되어진 그의 얼굴은 구질구질한 현실의 ‘간난신고(艱難辛苦)’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멋진 신세계’에 소속돼 있다.
그래서일까? 배우로 살아 온 15년 간 신민아가 연기한 캐릭터는 일정 부분 한정된 범위 안에 놓여 있었다. 세상물정 모르고 얄밉게 설쳐대는, 철없고 턱없이 도도하고 못된 역할이거나 청순가련의 여신으로 말이다.
<아랑사또전>의 경우도 이러한 구획 속에 위치해 있지만 신민아는 그간 보여 준 캐릭터의 평면성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페르소나’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신민아의 재발견’이라 해도 좋을 만큼 그는 이 드라마에서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해냈다.
데뷔 15년차 중견배우인 신민아를 얼굴깨나 예쁜 그저 그런 배우쯤으로 치부했던 대중들은 이제 그의 연기와 연기자로서의 본질을 음미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터득해야 할 것 같다. 질 좋은 배우를 열망하는 대중들에게 그럴만한 투자가치는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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