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두 번째 빅스텝 단행…기준금리 10년 만에 ‘3.00%’ 진입

  • 입력 2022.10.12 12:17
  • 수정 2022.10.12 17:30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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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뛰는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결국 7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밟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p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3%대가 된 건 201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날 빅스텝을 밟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4·5·7·8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기록했다.

금통위가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까지 깨고 이날 역대 두 번째 빅 스텝에 나선 데에는 아직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9월 4.2%로 2개월째 내림세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도 빅 스텝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빅스텝 직전까지 한국(2.50%)과 미국(3.00~3.2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최대 0.75%p였다.

만약 이날 금통위가 베이비스텝(0.25%p 인상)만 밟았다면, 11월 초 연준이 예상대로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경우 두 나라의 금리 차이가 1.25%p(미국 3.75~4.00%·한국 2.75%)까지 커질 수 있었다.

1.25%p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996년 6월~2001년 3월 역전 당시 1.50%p)에 근접한 수준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사상 그 어느 때보다 커진다는 뜻이다.

한미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환율이 더 뛰면 어렵게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00~0.25%p로 좁혀졌다.

하지만 다음 달 초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차이는 0.75~1.00%p로 곧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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