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正道)를 걷는 기술

문홍순 정도테크(주) 대표 정지원 기자l승인2019.03.19l수정2019.03.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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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끝난 곳에는 오물이 남는다. 만찬이 끝나면 접시를 씻어야 한다. 그러나 어지른 사람이 치우는 게 상식이었던 시대는 지났다. 요즘 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쓰레기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지 못한다. 쓰레기를 치우는, 혹은 가져가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처리의 대가를 받건 받지 않건, 지금의 상식으로는 그렇다. 버리는 자에게 버리는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갈수록 잊어버리고 있다. 쓰레기 처리 문제가 이미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폐임에도 대중은 남의 일을 대하는 것처럼 냉담하다. 지구의 덕으로 풍요로워진 사람들이 그 잉여로 지구를 죽이고 있다. 결국 쓰레기는 어디로 어떻게 돌아가야 하나. 이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 남지 않았다.

정도테크(주)의 문홍순 대표는 65명의 직원들과 함께 음식물 처리 감량기기를 만들고 있다. 그들이 바라는 세상은 복잡하지 않다. 그저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구분되지 않았으면 하는, 즉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처리까지 다 할 수 있는, 그래서 예산이 낭비되지 않고 환경이 오염되지 않는, 더 좋은 세상을 꿈꾸고 있다.

오로지 환경을 고민하다
“환경 쪽 일한다는 게 사실은 굉장히 어렵죠. 완벽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필드에 나가면 사람들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수십 년 전부터 음식물쓰레기에 대해서 여러 사업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손을 댔지만 아직 성공을 시킨 사례는 찾기 힘들어요. 실적이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기반을 지킬 수 있는 공작기계와 산업기계류 커버제작 사업이 있어요. 그걸로 손해를 메울 수 있었습니다. 다른 업체들 같은 경우에는 사정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문 대표는 기업인이기 이전에 엔지니어로서 자신의 기계를 만들고 싶었다. 순탄하던 공작커버 제조업으로 얻은 힘을 음식물 쓰레기 감량기기 사업에 쏟았다. 오랜 기간 연구와 개발을 거쳤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마침내 음식물 쓰레기 감량기기 ‘뉴 바이오클린’을 만들었다. 그러나 문 대표는 기득권이 쌓아올린 장벽을 마주하게 됐다. 나아갈 길도, 돌아갈 길도 막막했다.

“이 업계에도 기존의 환경 관련 업체들, 소위 기득권 세력이 존재합니다. 그 업체들이 지금 자치단체와 입찰 계약도 되어 있어서, 자신들의 밥줄을 잃지 않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문제는 먹고 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해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최대한 쓰레기를 감량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부산물로 배출하는 것이 환경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답입니다. 이제 앞으로 매립을 하더라도 쓰레기가 아닌 부산물을 가져다 묻는다면  지하수가 오염되는 문제나 폐수 문제도 덜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묻느냐가 아닙니다. 어떻게 묻느냐, 바로 그것입니다.”

결국 문 대표는 희망을 보고 있다. 최근 들어서 환경 정책은 자연 순환적 정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용자가 쓰레기 처리까지 할 수 있게 되어 버리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들이 구분되지 않는 정책을 쓰고 있다. 이와 같은 당연한 과정이 2020년부터 의무화가 될 것이라고, 문 대표는 예상하고 있었다.

“이 사업은 향후 유망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저희가 개발한 이 감량기기가 대중화되고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될 때까지 우리가 먼저 길을 깨끗하게 닦아놓겠다, 업계의 개척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 사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뉴 바이오클린
정도테크(주)가 만든 ‘뉴 바이오클린’은 공작기계를 만들던 기술력으로 악취와 오·폐수를 확실하게 잡아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덜었다. 내구성이 뛰어난 스테인리스로 제작되었으며 음식물 처리 과정이 대부분 자동화를 이뤘다. 열풍건조 방식으로 자체적으로 발생한 열로 건조를 시킨 뒤에 특별히 공들인 탈취장치로 악취를 거의 잡아 준다.

“이 기계를 제주도에 몇 대 설치했습니다. 제주도는 쓰레기를 배출하는 모든 업소에서 직접 처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쓰레기를 만든 사람이 버려야 하는 거죠. 제주도는 환경 정책이 민감한 도시입니다. 저희도 보조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어느 식당에서 내가 기계를 세팅해야겠다고 하면 자금을 많게는 수십 퍼센트까지 보조해 줍니다. 그렇게 해서 모든 식당에 쓰레기 감량기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겁니다.”

감량기기의 가장 큰 문제는 악취다. 김치에서 나는 냄새가 다르고 밥에서 나는 냄새가 다르며 고기에서 나는 냄새가 다르다. 그래서 우리나라 쓰레기 악취는 잡기가 쉽지 않다. 음식의 가짓수가 워낙 다양해서 통상적으로 우리 음식물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나눈다면 무려 100가지 이상이라고 한다. 뉴 바이오클린은 탈취에 최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주민들이 냄새를 맡아도 ‘아 이게 냄새가 난다’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 만큼 냄새가 사라진다. 그 냄새를 기체로 배출하면 된다.  

“100kg의 쓰레기를 넣으면 15kg 정도의 부산물이 나옵니다. 85% 이상 감량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 열두 시간 건조 발효 시켜서 나온 부산물은 커피가루 같은 가루 형태로 나오게 됩니다. 걸러져 나오는 물도 깨끗한 물로 나옵니다.”

설명과 함께 문 대표는 작은 유리병 하나를 내밀었다. 그 유리병에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갈색 가루가 소복하게 들어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땅에서 퍼온 흙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그것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 부산물이었다.

자연에게 받은 것은 자연으로
문 대표는 마지막으로 부산물을 거름으로 재활용하는 퇴비 사업까지 꿈꾸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인류는 자연에게 받은 것을 그대로 자연에게 돌려주고, 잉여는 사라지며, 세상은 더욱 깔끔하게 변모할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결국 현실과 싸워야 한다. 감량기기가 많이 보급되어야 한다. 그래서 부산물 수급이 용이해져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사업체 하나의 힘으로는 안 된다. 정책적인 지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지금도 다른 배출사업장에서 나온 음식물들은 자연 퇴비 만들고 있는 것도 많아요. 근본적으로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가공 처리를 해서 부산물에서 재활용 자원으로 바꾸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현재 주민들은 전기세라던가 하는 여러 부담이 발생하니까, 국가에서 다 책임져 주면 무조건 하겠죠. 지금 음식물 쓰레기 폐기물 문제가 사회적으로 상당히 심각한데도 서울 이외의 지역은 그리 심각하게 안 받아들입니다. 근데 제주도는 관광특화도시이기 때문에 일찌감치 조례로 정해 놓았어요. 생 음식물은 가공처리해서 배출하라고. 비용 역시 일부는 시에서 지원하고 일부는 사용자가 부담하고 이런 형태로 한 3년째 보급하고 있잖아요. 제주시에서 완벽히 보급이 되고 나면 거기서 문제점이 나올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피드백을 하게 되겠죠. 다른 지역에서는 벤치마킹하게 되고. 굉장히 희망적이지 않나요? 그런 시장성은 참 좋은데 그렇게 가는 과정이 절대 만만하지 않아요.”

문 대표의 주위에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65명의 직원들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 감량기기 생산의 험난한 길을 걸으면서도 문 대표의 마음이 든든한 이유다. 부침이 많은 업계에서 버텨 내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얻고 있다. 최근 강북구 수유벽산아파트 및 몇몇 자치구에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상이 더 깨끗해지기 위해, 문 대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지적한다.

“광주 같은 경우 처리 시설이 비교적 있는 편입니다. 땅도 넓은데다 사람도 적지요. 그런데 서울은 인구는 많은데다 처리 시설도 없어서 쓰레기가 나오면 교외로 가져가서 처리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처리 시설을 설치하려 하면 주민들이 가만 놔두지를 않아요.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강남구 같은 곳에는 처리시설을 만들 엄두도 못 냅니다. 주민들의 반발이 격심하기 때문입니다.”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문 대표는 부산물이 담긴 유리병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감량기기에서 나온 부산물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나중에는 땅 속 깊숙이 스며들어 토양을 기름지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기름진 땅에서 솟아오른 싹이 반드시 열매를 맺을 날이 올 것이다. 그 날까지 문 대표는 걷기로 했다. 오로지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업계의 선두에 서고자 걸어온 길, 오늘도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이라 믿으며, 문 대표는 언제나처럼 정도를 걷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다.


정지원 기자  jeongj35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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