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들 칼럼] 성誠과 미美, 진선미眞善美와 지인용智仁勇

인공지능과 중용 21 고리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l승인2019.02.25l수정2019.02.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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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誠者 자성야自成也 이도而道 자도야自道也 성자誠者 물지종시物之終始 불성不誠 무물無物 시고是故 군자君子 성지위귀誠之為貴 성자誠者 비자성기이이야非自成己而已也 소이성물야所以成物也 성기成己 인야仁也 성물成物 지야知也 성지덕야性之德也 합내외지도야合外內之道也 고故 시조지의야時措之宜也 

중용 25장에서는 성誠이 스스로 이루어진다고 하는 성자자성誠者自成을 화두로 성誠과 미美의 일체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지금까지는 중용에서 성을 성지자誠之者 인지도야人之道也로 표현했다. 성誠은 뭔가 애를 쓰며 추구하는 것이 성실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25장에 와서 성자자성誠者自成이라고 하니 사뭇 느낌이 다르다. 최근 주역의 화천대유火天大有괘를 삶의 화두로 얻으면서 겸손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았다. 최상의 겸손은 자신이 우주의 한 부분이고 다른 존재들과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모든 차원들 속에서 어떤 인연으로 인해 자아라는 한순간을 체험하고 있을 뿐이라는 깨달음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용서는 용서할 것이 전혀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하는 말과 비슷한 느낌이다. 위 본문에서 ‘성기成己 인야仁也 성물成物 지야知也’를 보면 자신을 이루는 것이 인(사랑, 관심)이고 만물을 이루는 것이 지(정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최근 인기를 끄는 양자물리학으로 설명되는 이끌림의 법칙을 설명한 구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보가 물질이 되고 사랑이 자신을 만든다.” 일명 관찰자효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관찰자의 관점(관심)과 그 관점의 강함(믿음, 사랑)이 다차원 우주의 정보를 조합하거나 움직여서 자기와 자기를 둘러싼 세상을 만든다. 중용 25장은 너무나 깊다.

중용 20장에서 지인용知仁勇 삼자三者가 천하지달덕天下之達德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지인용知仁勇이 동양의 3덕이라면 진선미眞善美는 플라톤이 언급한 서양의 3덕일 것이다. 앞에서 성물지야成物知也라고 했다. 물질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담은 진眞과 지知의 일체성이 보인다. 용기와 선은 멀어 보이지만 하나이다. 현실에 아름다움을 펼치는 일은 늘 용기가 필요하지 않던가? 그런 면에서 착할 선도 달리 해석될 필요가 있다. 요즘 착하게 살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가. 목숨을 걸어야 하지 않던가! 체험적으로 용勇과 선善의 일체성이 느껴진다. 진선미는 결국 아름다운 삶으로 끝날 것이다. 성기인야成己仁也라는 문구에서 자신을 이루는 성기成己는 미美의 경지일 것이다. 이렇게 진지眞知 선용善勇 미인美仁 6자가 완성된다. 진실한 지식, 착한 용맹함, 아름다운 사랑은 동서양 3덕의 합덕이다.  

동양에 여러 해석이 있는 명구인 ‘회사후소’와 서양의 ‘너 자신을 알라’는 문구와 진선미를 비교해 보았다. 탈레스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고 가장 쉬운 일이 남을 비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너 자신을 알라’는 너무 잔인한 말이 된다. ‘미셸 푸코’는 그 말의 본래 뜻은 ‘너 자신을 배려하라’였다고 했다. 자신을 배려하는 건 보살피고 반성하는 일이니 신전 입구 경구로서 매우 적절하다. 그런데 그 말의 대답으로 보이는 다른 문구가 ‘그대는 존재한다’이니 이는 인간 속의 신성을 보았다는 뜻일까? 신전의 입구에는 또 다른 문구가 있다는데 ‘지나치지 않게’라는 중용을 연상케 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렇게 신전 경구들을 종합해서 ‘너 자신을 잘 살펴서 용맹정진 신성을 발견하고 중용적 삶을 살아라!’가 된다. 소크라테스의 ‘영혼의 수련이 없는 삶은 가치가 없다’라는 말을 보아도 그런 느낌인데 이는 진선眞善을 통해 미美에 이르는 진선미의 가치와 통하며 지혜와 용기로 절제에 이른다는 3덕과도 통한다.

진선미眞善美의 인문학적 삶은 현자들이 추구하던 眞(진리의 세계)과 리더들이 추구했던 善(용기로 윤리를 실천하는 삶)을 거쳐 신도 인간도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美(아름다움의 실현이나 추구)로 마무리될 것이지만 진과 선이 없이는 미의 경지도 없다. 여기서 공자의 ‘회사후소’와 중용이 연결된다. 지극지성으로 아름다운 변화를 만든 사람들은 중용 책 안에 진기성盡其性으로 성즉형誠則形을 하며 시작한다. 진과 선의 노력으로 미에 이르려는 과정은 ‘誠之者人之道也성지자인지도야’라는 구절과 연결된다. 인간으로서 진眞은 진인지성盡人之性의 본성이다. 이후 사물의 본성을 드러내는 진물지성은 실용적 선善이며 천지의 화육과 함께하는 경지가 미美다. 회사후소에 대해 나중에 분칠로 마무리한다는 도올 김용옥의 단편적 해석도 있는데, 잠시 본문을 보자. ‘자하문왈子夏問曰 교소천혜巧笑倩兮 미목반혜美目盼兮 소이위현혜素以爲絢兮 하위야何謂也. 자왈子曰 회사후소繪事後素. 왈曰 예후호禮後乎.......’ 문제는 소이위현素以爲絢의 해석이다. 소素는 아가씨의 예쁜 나이와 순수한 마음일 것이고 현絢은 미소와 눈동자이다. 도올은 소이위현을 분칠로 해석했는데, 이는 요즘 소녀의 화장 기법에서 최악의 화장법이다. 당시 저 소녀가 분칠을 했더라면 자하와 공자의 대화는 아예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자하는 ‘예후호禮後乎’ 라는 말로 진지眞知의 소素 선용善勇의 회사繪事에 이어서 미인美仁의 예禮를 떠올린다. 그는 회사후소 이후 예로서 완성이 되는 것이지요? 라고 선수를 치며 스승의 칭찬을 유도했다. 예禮가 아니면 그 어떤 행위도 하지 말라고 이르던 공자의 예禮는 바로 미인美仁의 경지다. 유천하지성唯天下至誠 위능화為能化 하여 찬천지지화육贊天地之化 하려는 미인美仁의 경지, 성지자誠之者의 노력이다.


고리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  artco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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