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처럼 퍼지는 마음의 감동

참된 소통의 교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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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건물을 짓는 일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기본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적인 거장으로 알려진 연주가도 예외는 없다. 그들 또한 대회 전날에는 기본으로 돌아가 음계연습을 한다. 꾸준한 기초연습은 마에스트로가 되는 필수조건이다. 여기 기초연습에 대한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교육인이 있다. 더 나은 음악교육을 위해 고민하는 예빈음악학원의 최영주 원장을 만났다.

예술 '예(藝)' 손님 '빈(賓)' 예빈음악학원
예빈음악학원의 최영주 원장은 20대 후반 처음 학원을 개원한 이후 교육경력이 20년에 이르는 전문가다. 그는 클래식 전공 이후 재즈를 동시에 공부했다. 당시 유학을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접한 재즈음악이 계기가 됐다. 대학시절 우연히 찾아온 기회로 교육의 길을 걸었다. 이후 국내 최초로 학원 자체에서 아동재즈를 도입했다. 일명 스위스코드법을 토대로 완성한 새로운 교육 이론이었다. 당시 교육만을 바라보던 최 원장의 기질 덕에 특허 등록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이 느끼기에 음악의 난해한 측면을 떨쳐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재즈를 접목하는 방법은 어린 시절부터 리듬감을 심어주기에 훌륭한 방법이다. 당시 유행하던 ‘ALL OF ME’의 여러 가지 패턴을 편곡해 학생들을 교육했다. 또한 R&B의 다양한 유형을 리드미컬하게 표현하는 동작들을 구현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학생들은 흥미를 느끼고 리듬을 빨리 깨우쳤다. 당시만 해도 어린아이가 재즈를 연주한다는 사실이 어렵게 느껴지던 시기였다. 최 원장은 그런 학생들을 보며 교사로서 전율을 느꼈다. 이후 학원 자체적으로 아동재즈공연을 개최했다.
보통 부모는 자녀를 생각할 때 큰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그 기쁨은 자녀에 대한 과도한 애착심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그렇기에 최영주 원장은 교육할 때 아이들을 손님을 대보듯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한 심리전문가의 말에 영감을 얻은 교육방식이라고 한다. 또한 최영주 원장은 단순한 음악학원의 개념을 뛰어넘어 예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하는 포부가 있다. 찾는 모든 사람이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자 하는 그의 꿈은 원대하다. 예술을 하는 공간이자 학생들을 손님으로 여기는 최영주 원장의 남다른 교육관은 지금껏 견지해온 흔들리지 않는 초심이다. “즐거운 마음을 주는 게 학습이 아니라, 학습 이전에 즐거운 마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말에서 교육을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음악인의 자세가 느껴졌다.

음악교육의 정도(正道)
예빈음악학원은 실용음악반, 성악반, K팝 기초 및 중급 반, 컴퓨터를 활용한 작사 작곡반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물론 최영주 원장의 음악적 토대인 클래식 레슨이 주력이다. 하지만 그는 현대음악이나 재즈도 동시에 수업할 수 있는 베테랑 선생님이기도 하다. 각기 다른 음악에 다양성을 부여시켜 편곡을 연구한다. 5~6세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놀이를 활용해 음감과 오각을 자극하는 수업을 한다.

최영주 원장은 학생들이 피아노에 대해 친숙해지는 일이 가장 선행되어야한다며 처음 피아노를 접하는 학생들에게 무작정 건반을 인지시키려는 기존의 교육법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대신 학생을 피아노에 앉히기까지의 친화력을 키우는 일에 집중한다. 피아노에도 눈, 코, 입이 있다는 생각을 학생들에게 심어준다. 피아노 몸통 전체를 의인화하는 방법이다. 피아노가 어떻게 생겼는지 만져보기도 한다. 최 원장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피아노의 과학적인 원리를 가르쳐주고 싶다. 자칫 학생들이 피아노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교육 방식이다. 무작정 건반을 두드리거나 학생 개인이 자유롭게 노래를 만들어 부르게 하는 교육법 또한 그가 추구하는 교육방식 중 하나다.

수업 방식은 개인 레슨에 버금간다. 40분 수업에 25분 이상을 학생과 함께한다. 30명에 달하는 원생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최 원장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생 수가 다른 학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학생들에게 개인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 때문이다. 예빈음악학원은 생계형 학원과는 결을 달리한다. 진정 음악이 좋아서 오는 학생들만 교육하고자 한다. 그는 음악이 인간에게 주는 정서적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자다. 오로지 교육에만 집중하는 소신을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다.

기존에 우리에게 익숙한 베토벤, 모차르트 이외에도 대중에게 친숙하지는 않지만 현대 음악의 거장인 말러나 드뷔시에 이르기까지 음악사의 여러 인물에 대해 공부한다는 점 또한 예빈음악학원 만의 차별성이다. 음악인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역사적인 공부를 경험해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곡에 관심을 가진다. 매주 수요일마다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지며 그 느낌을 노트에 적는 교육법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아이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난 20년의 세월동안 음악학원을 경영하며 수천 명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겪은 수많은 성공과 실패가 오늘날의 최 원장을 만들었다.

예빈음악학원 만의 독특한 개성은 최 원장과 함께하는 재즈와 클래식 담당 선생님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은 음악을 사랑하며 책임감과 보람을 느끼는 최 원장의 파트너다. 무엇보다 최영주 원장이 음악교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음악을 실력으로 구분하는 행동에서 벗어나는 태도다.
“많은 사람들은 악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요. 음악을 단순히 실력이 좋다 나쁘다와 같이 이분법적으로 구별하는 풍토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나 즐기면서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연주하는 개인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을 앞으로도 할 겁니다.”

최 원장은 “앞으로도 음악인으로의 유명세보다 누군가와 진실하게 소통하고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여전히 자신의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겸손한 말을 남겼다. 저마다 자신을 드높이기에 바쁜 오늘날의 세태에서 훌륭하다는 말은 유명세와 같은 의미처럼 쓰이곤 한다. 자신의 명예보다 교육자의 길을 위해 묵묵히 걸었던 지난 20년의 세월. 꺾이지 않았던 초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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