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그림, 그 과정에 서서

안명옥 작가

  • 입력 2018.01.17 13:16
  • 수정 2018.01.17 14:02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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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안명옥 작가는 예술가로서 방황하던 그 시기를 그렇게 회상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안 작가는 견디어내고 극복해냈다. 안 작가 자신도, 작품세계도 마침내 무거운 짐을 훌훌 내려놓고 한결 홀가분해졌다.  

인생에서의 선택은 끊임없는 전진뿐
노력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투해야 한다는 자각 사이의 균형이 어느 날 깨졌다. “일종의 모라토리엄(moratorium) 상태였어요.” 허무함에 빠져있을 무렵, 안 작가는 우연히 만다라를 그려내는 과정을 접했다. 색색의 모래로 여러 명이 며칠씩 걸려 그려낸 그림은, 그 그림을 미련 없이 흩트려버리는 것으로 비로소 완성된다. ‘어느 순간 없애버리는 것을 그리는 거구나!’ 그것은 깨달음이었다. 

“지금 상황이 어떻든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안 작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민화였다. 민화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특유의 해학성, 도상성에 담겨있는 의미에 매료됐다. 민화를 그리며 안 작가는 치유를 경험했다. 또 하나의 선물은 그녀 역시 치유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일,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기 시작했어요.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요.” 

자신을 이끌어갈 것은 결국 정신이라는 것 자각
외부의 시선과 타인의 잣대는 힘을 잃었다. 결국, 자신을 이끌어가는 것은 스스로의 정신임을 안 작가는 깨달았다고 했다. “고난이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었어요.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삶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니까요.” 안 작가는 비로소 삶을 유쾌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림으로 제 삶을 설명할 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삶의 목표입니다.” 삶의 어려운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낸 안명옥 작가의 작품세계는 인생과 예술에 대한 자유로움을 담고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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