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교감하는 새로운 공간 주춧돌

김선희 서초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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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정치나 경제적 수단으로 얻은 행복감은 오래 지속하지 않습니다. 예술 문화를 통해 얻은 행복감은 다른 것들에서 얻은 행복보다 오래 머문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많은 시민이 예술을 통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서양화가이자 서울시 서초구 문화원 김선희 원장은 예술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이렇게 술회했다. 미국의 여류 소설가 이디스 워튼 또한 예술에 관한 생각을 풀어냈는데 “예술은 억압 받는 자의 편이다. 예술이 영혼의 자유를 위한 것이라면 어떻게 압제자 안에 존재하겠는가.”라며 자유와 예술을 하나의 범주 안에 묶었다.
다양한 문화유산과 그를 향유할 줄 아는 적극적인 시민들이 모인 서초문화원. 문화예술과 교감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의 주춧돌이 되며 고품격 생활을 영위하는 데 일조하고 인간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며 문화원을 이끌어 나가는 김선희 원장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사람과 문화, 겨레를 사랑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예술혼이 깃든 서초문화원 등 화두는 다양했다.

문화 예술 전파 고심 뛰어난 전략가
김선희 원장은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예술을 만방에 알리려 고심해 왔다. 다른 어느 나라와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고 외려 무궁무진하게 아름다운 한국 문화가 널리 전파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긴 것이다. 그녀의 노력은 빛을 발해 중국 위해시와 국제 문화 교류 및 양해각서를 체결하기에 이르렀고 나아가 위해시에 한국 문화원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녀의 뛰어난 전략가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 문화예술 시장은 한국보다 거대합니다. 대한민국 예술문화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그 시장이 넓지 않으며 대중에의 홍보도 미흡한 편입니다. 중국에 한국 문화 예술과 K­POP 등 문화 수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수준 높은 국내 예술로 대륙 진출을 노리는 그녀의 야심 찬 계획이 이채롭다.
김선희 원장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거쳐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가 능력을 키워온 재원이자 실력 있는 서양화가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그녀는 서초문화원에서 수년째 서양화를 교육하고 있으며 그녀가 가르치는 서양화는 한국적 요소가 가미된 그림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했던가. 10년 가까이 그녀에게 교육을 받은 제자들은 실력이 나날이 향상했고 마침내 김선희 원장과 더불어 중국 위해시에서 국제 교류전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김선희 원장은 2015, 2016 양 해에 걸쳐 위해시와 교류전을 진행했고 이를 계기로 MOU를 체결하며 한국 전통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서예 그림부터 해금 아쟁 전통악기, 살풀이 부채 선비춤 같은 무형문화재를 중국에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2017년 봄에는 대륙 중국의 수도 북경에서 전시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중국은 자국 내 문화원 위상이 한국보다 높아 전시회를 개최하면 시민 반응이 폭발적이다. 시서화(詩書畵) 춤 악기까지 두루 갖춘 한국 문화에 중국인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라고 김선희 원장은 전한다. 위해시 문화교류협회 초대전에 응했을 때 해당 방송사에서 오랜 시간 그녀를 인터뷰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이처럼 그녀는 문화원의 수장(首長)과 한국인으로서 국내 예술 위상 고취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문화적 교류가 활성화되면 경제적 교류도 자연히 뒤따릅니다. 특히 중국은 이러한 경향이 진한데 이것이 저희가 전통문화 연구에 이은 해외 교류에 힘쓰는 이유입니다. 중국은 거대한 예술문화 시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치밀한 전략가적 면모와 훌륭한 예술가적 면모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측면이다.
그녀는 오랜 외국 생활을 하면서 그 나라 예술 문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대한민국 예술문화가 그것과 모자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설명한다. 은은하고 깊이 있는 한국 문화를 잘 계승하고 승화해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소개한다. 한국 예술문화를 향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그녀는 위와 같은 계획은 기필코 성공할 것이며 관련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희망차게 전한다.

살아있는 문화유적의 寶庫 서초구
서울특별시 서초구는 살아있는 문화유적의 보물창고(寶庫)다. 지친 현대인의 가쁜 숨을 맑게 해주는 양재천과 양재 시민의 숲 등 천혜의 자연 조건과 원지동석불석탑 대성사목불좌상 헌릉인릉 등 뜻깊은 문화유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국악원 등의 훌륭한 자산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또 서리풀이 무성했다 하여 이름 붙은 서초동,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풍수설에 따라 남산의 누에 먹일 뽕나무를 마을에 심었다는 잠원동, 세조가 원단을 쌓아 하늘에 제사를 지낸 원단동, 마을로 흐르는 개울이 서리서리 구비 쳐 흘렀던 반포(槃浦) 등 정겨운 사연이 서린 동네까지 다양하다.
김선희 원장은 이러한 조건들을 놓치지 않고 시민의 문화욕구와 결합해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축제 행사들을 펼쳐냈다. 서초문화대학, 서초문화여행 등의 문화 강좌를 알차게 구성했으며 기다려지는 이·미용봉사, 시설과 후원이 부족한 기관에 행복을 나눠주고자 서초문화원 회원들이 한땀 한땀 정성스레 만든 아기옷 배냇저고리 희망봉사 등 따뜻한 사랑 나눔 활동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김선희 원장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는 화합과 공존이다. 그녀는 이를 필두로 ‘모두가 하나 되는’을 테마로 서초문화예술제를 통해 문화원 수강생들이 연마한 노래 춤 미술품 등 기량을 뽐낼 전시회를 열었다. 또 온 가족이 즐기는 서초패밀리페스티벌을 진행해 가족사랑동요제 청소년 사생대회 가족백일장 등 다양한 경연을 펼쳤다.
한국 오페라 수필가 디자이너 서예가 전통화가 시인 등 국내 내로라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초문화원 문화강좌 비용은 한 달 3만원으로 대단히 저렴한 편이다. 김선희 원장을 비롯한 문화원 이사진 모두가 급여를 수령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기부를 해나가는 명예직이며 강사들 또한 재능 기부의 성격을 띠고 자부심으로 임하는 까닭에 가능한 일이다. 선진국일수록 문화원은 활성화 돼 있고 예술분야 재능기부도 활발하다고 부연한다. 그녀가 유학했던 프랑스는 동 단위로 문화원이 포진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적은 돈으로 커다란 행복을 선사하는 역할을 문화원이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전 초대작가에서부터 교수 장관상 수상 등 화려한 스펙을 보유한 김선희 원장이 명예직인 서초문화원을 맡은 것은 타인을 위하는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갖은 노력으로 구민의 문화예술 관심에 대응하고 있지만 수용 공간 부족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고 털어 놓았다. 은퇴 후 누구든지 예술로 더 큰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사설 문화원을 개설해 무료로 운영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구민들에게 전통문화를 전달하며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일 큰 기쁨이라고 김선희 원장은 맑고 선한 눈빛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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