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는 부모, 능동적인 학교, 창의적인 아이

  • 입력 2012.12.03 14:18
  • 기자명 현준용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여하는 부모, 능동적인 학교, 창의적인 아이
서인숙|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모임 상임대표

주입식교육에 문제가 있다면 화제가 된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 많은 교육기관은 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체계의 문제인지 사회가 교육혁신에 관심이 없는지 계속되던 지루한 공교육을 깨뜨리고자 나선 것은 바로 학부모들이었다. 서인숙 대표는 2007년 창립대회 대회사로 “공교육을 바로잡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부나 학교장이 제도를 바꿔나가는 것보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는 것”이라며 학부모의 힘을 강조했다.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불리는 가정교육. 이제는 일상 가정생활에서 뿐 아니라 학부모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가정과 함께하는 교육에 대해 들어보았다.

현준용 기자 dk_ryong@peopletoday.com


진정한 교육은 아이들의 사고를 넓히는 것
지난 7월,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이 출범하며 인성교육이 큰 화제를 일으켰다. 인실련은 출범 선언문을 통해 “우리 교육을 냉철히 직시할 때 질적 향상이 뒤따르지 못한 양적 팽창이 심각한 교육적 위기를 초래하고, 세계에 자랑할 만한 교육열이 무엇을 위한 교육열인지 의문이 든다”며 “모든 교육 주체들이 ‘남의 탓’ 하지 않고 ‘내 탓’이라고 외치면서 스스로의 가슴을 치고, 당장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인성교육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표명했다. 집과 학교만을 오가는 현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인성이 형성되는 곳은 대부분 학교와 가정이다. 인실련의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서인숙 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모임(이하 조학모) 대표는 이러한 인성교육을 더 넓은 범위에서 이야기했다.
 최근 조학모가 주최하는 ‘창의역사 체험’은 아이들과 함께 역사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체험해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는 정적인 체험학습 시스템을 넘어 아이들이 직접 생각하고 느끼며 사색을 통해 인성을 형성시키자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아이들은 단순히 답사를 하고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경험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정자에 앉아 직접 시를 쓰며 풍미도 느껴보고 과거의 선비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역사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등 사색을 통한 깊은 성찰을 한다. 교과서와 참고서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교육이란 보편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암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넓은 눈으로 바라보며 자신만의 사고를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로 아이들에게 “지금 보고 있는 밤하늘의 별빛은 수 억 광년 전에 빛이 지금 도착한 것입니다. 저 빛은 현재일까요, 과거일까요?”같은 질문을 하여 학생들 스스로 사색을 통한 답을 내놓게 한다.

국민교육헌장 “저마다 타고난 소질을 개발하고”

조학모는 2005년에 학부모들이 좋은 학교를 찾아다니며 무엇을 본받아야할지 연구하자는 취지에서 모였다. 그리고 2007년부터 그 규모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거대해져 독립적인 단체로 승인받았다. 서 대표는 좋은 학교에 대한 기준을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학교야 말로 좋은 학교”라고 단호히 말했다. 학생, 학부모 혹은 교사 그 어느 쪽이라도 한쪽으로 치우친 학교는 좋은 학교가 되지 못한다. 가령, 학생에게 있어서 좋은 학교란 자유가 극대화 되어 놀기 좋은 학교가 되어버린다. 반대로 교사의 입장에서는 규율이 엄격해져 자유와 창의가 없는 회색빛 학창시절을 만드는 좌절을 맛 볼 수도 있다. 서 대표는 “서울대에 진학한다고 다 좋은 학교는 아니죠”라며 말을 이었다. 그는 학생의 참여의지가 중요한 만큼 그 학생의 기질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람이 모두 같은 것을 느끼고 같은 것을 잘하지는 못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노래나 미술, 예능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죠”라며 “학생들의 개개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꿈을 설정해주고, 길을 잡아주어야 하는 것이 교육의 참된 의미”라고 표명했다.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선포했던 국민교육헌장에 보면 ‘저마다 타고난 소질을 개발하고’라는 구절이 있다. 개개인마다 타고난 소질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소질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 대표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길을 설정해주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어 인생이  하나의 행복한 소풍이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해주고 싶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이제는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가 나서야 할 때
물론 이러한 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졌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능제도에 따른 교육과정으로 인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학교 공부가 아닌 ‘인성 교육’은 학부모가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학모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아직 학부모들이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조학모에서 개최하는 강좌를 참석하고 공감하면서도 경제적인 부분이나 혹은 ‘자기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 조학모 활동을 함께 하기는 꺼려한다. 이에 서 대표는 “내 아이, 남의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학생에게 균등적인 기회와 올바른 교육이 돌아가야 의미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