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해야 성과가 크다."

  • 입력 2012.11.01 17:33
  • 기자명 홍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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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 만남

 "기본에 충실해야 성과가 크다." 
  "방사선 계측기 개발" 핵과학 분야의 논문만 200여 편 넘어


중추적인 핵물리학자, 원자력 공학의 플라즈마 김용균 교수

김 교수는 지난 1985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94년에 서울대에서 ‘핵물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6년까지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SFR(액
체금속로), 방사선계측기 분야를 연구 하였고 현재는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교수가 현재까지 게재하거나 발표한 논문만 해도 200편이 넘는다. “원자력, 반도체 강국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가 방사선 계측기 분야만큼은 미국, 일본 등에 뒤져 소재, 부품을 국산화 시키지 못했다” 며 부품 국산화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끝에 지난 2003년 우리의 기술력만으로도 국내 최초로 방사선 계측 장비를 만들어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대학에서 방사선 계측의 기본 지식을 다시 가르치고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싶어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는 김 교수는 “현장에서 상용화 된 지식은 이제 충분하다”며 “원자력 강국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공계 리더들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원자력과 반도체계측기 원천기술을 많이 갖기 위해 ‘중이온 가속기’와 ‘핵자료’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김 교수의 눈에 학자로서의 당당함이 묻어난다.



<우주선 중성자 모니터>
 


원핵융합의 증거, 중성자 검출 그리고 우주방사선 분야까지

국제 과학 비즈니스 벨트 사업의 일환으로 기초과학연구원을 대전에 설립하여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를 설치하는 과제가 시작되었다. 원자력의 기초데이터로서 핵자료라는 것이 있는데 우라늄이 핵분열이 일어났을 때 어떤 생성물이 만들어지고 어떻게 바뀌면 폐기물이 줄어들고 혹은 늘어나고 하는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특히 고속증식로에 가면 중성자 속도가 빨라지는데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김 교수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는 양을 줄일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사용 후 연료의 물질변화를 시켜 버리면 관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중이온가속기를 이용하면 그동안 얻지 못했던 중요한 동위원소 핵자료를 얻을 수 있는데, 이런 기초 자료의 확보를 위해 연구한다.
  핵융합 반응이 이뤄졌다면 부산물로 고속 중성자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 플라즈마 온도를 2000만도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고 핵융합이 되면 고속중성자가 나오는데 거기선 나온 중성자를 측정해서 논문을 발표하고 한국핵융합로 KSTAR에서 핵융합반응이 일어났다는 증거를 입증했다. 플라즈마 속에서 핵융합이 일어났느냐의 현상을 확인하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는 고속의 중성자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핵융합이 일어났다는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KSTAR 실험에서 중성자가 검출되었다는 것은 KSTAR에서 실제로 핵융합이 일어났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김용균 교수가 발표했던 자료에 의하면 "KSTAR 실험에서, 핵융합 반응에 의해 2.45MeV(메가전자볼트·1MeV는 100만eV)급 에너지를 가진 중성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였다. 2.45MeV는 1.5V짜리 건전지를 160만여 개 이어야 얻을 수 있는 에너지. 김 교수는 "초전도체를 사용한 핵융합 장치에서 중성자를 검출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래의 핵융합 에너지 연구는 KSTAR와 같은 초전도 방식으로 핵융합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이번 연구 성공으로 인류가 핵융합 발전으로 전기를 얻을 가능성이 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원자력 원천기술을 토대로 산업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이는 그런 연구의 일환으로 우주 환경방사선 측정 연구를 수행하는데, 태양활동과 계절, 날씨에 따라 태양에서 지구로 오는 우주 방사선 양이 달라지는데 이런 측정은 인공위성에서도 체크하지만 특히 한국에서 측정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임을 힘주어 말했다. 김 교수의 유년시절의 꿈이 과학자였고 이제 꿈을 이뤄 과학자가 되었다. 심혈을 기울여 연구해 가는 과학자의 모습에 원자력뿐만 아니라 미래 우주연구 개발에도 전망이 밝다 할 수 있다.

<제작된 하전입자 검출기>


핵물리학 핵심 연구자로서 성과를 거두고 차세대 리더를 길러내는 교수로
원래 대학원에서 핵물리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원자력공학으로 보면 가장 기초가 되는 학문분야를 전공했는데, 예를 들어 원자력 발전의 기본 원리인 핵분열을 공부한다 하면 그것이 바로 핵물리학의 일부가 되는 아주 기초적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 원자력 연구원에 입사해서 연구했던 분야인 고속증식로(액체금속로)와 방사선계측 분야를 이렇게 설명한다.
  고속증식로라면 일반사람들이 이해하기에 생소하겠지만 냉각재로 액체금속을 쓰는 원자로이다. 우리가 원자력 발전소에 감속재 겸 냉각재로 쓰는 냉각수로는 보통 물인 경수가 있고 중수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경수, 중수 원자로가 다 있어서 월성에는 중수로를 운영하고, 고리와 영광에는 경수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경수로는 물을 냉각재로 쓰는 원자로인데 중성자를 감속시켜서 속도를 낮추어서 열중성자로 만드는 반면, 고속증식로는 핵분열에서 나오는 속도가 빠른 중성자를 그대로 핵분열을 일으킬 때 쓰는 그런 원자로이다. 이런 원자로는 우라늄을 플로토늄으로 바꾸어서 다시 핵분열에 쓸 수 있게 하는 증식 기능이 경수로에 비해 훨씬 높아 고속증식로라고 불렀지만 요즘은 냉각재의 이름을 따서 "액체금속로"라 부른다고 한다.
  김 교수의 당시 연구 분야는 SFR(Sodium-cooled Fast Reactor) 연구인데, 경수로와 달리 냉각재로 액체 금속인 소듐(sodium), 즉 나트륨(Na, 원자번호 11)을 사용한다. 물에 비해 무거운 액체금속을 냉각재로 쓰는 이유는 핵분열을 일으키는 중성자가 고속중성자이기 때문이다. 물은 냉각과 동시에 중성자의 속도를 낮추는 감속재 역할도 하기 때문에 느린 열중성자를 사용하는 경수로 등에서 쓰이지만 고속증식로는 감속재가 필요 없다. 고속중성자로 핵분열이 일어날 수 있도록 소듐으로 원자로를 냉각하면 빠른 중성자로 핵연료를 무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SFR 원자로는 2030년쯤 상용화될 때 제4세대 원전 중 하나가 될 것이라 한다.
  이 분야에서 6년 정도 연구를 했었고, 이후에는 당시 우리나라가 방사선을 측정하는 장비를 전량 수입해 쓰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여, 2000년부터 방사선 계측기를 연구하여 원천기술인 검출기 개발에 성공했고, 방사선 계측기 분야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는 성과를 거둔 후 원자력연구원에서 2006년 까지 연구 하다가 한양대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다. 미래 우리나라 이공계 리더가 될 공대 학생들의 학구열을 높이고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 내는 일이야 말로 한국 원자력 분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특히 김 교수는 공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과제를 주고 발표를 통해 창의성을 길러주고 이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상황에 맞는 설명을 해주는 효과적인 수업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 동안 한양대는 첨단 방사선 계측기 분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단결정 신소재, 반도체 계측기 기술을 연구하는 인력이 없었다. 이 분야의 계측기 기술은 방사선 관련 정밀 계측장치 뿐만 아니라 생명기술의 단백질 구조분석, 나노 신소재 개발, 인공위성 및 항공소자 개발과 같은 곳에 제공되는 첨단 분야이다. 예를 들어 X-ray기술, 공항검색 장비 등에 쓰이는 기술인 것이다. 사실 김 교수의 부임으로 이 분야에 대한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줬다고 할 수 있다.


<핵융합 고속 중성자 검출기>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미래 전망 그리고 꿈

우주방사선 측정은 글자 그대로 우주에서 지구로 유입되는 방사선을 측정하는 것이다.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구 바깥쪽에 태양풍이 오면 전리층이 변화하게 되는데 이 때 통신 대란이 올 수 있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측정하고 예고하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우주 중성자 모니터 장치로 어느 정도 양 인지 미리 측정해서 대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할 때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면 기초 데이터로서 핵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 자립도가 95%라고 하는데 나머지 부족한 5% 중에 핵자료가 중요한 것이며, 핵물리학을 원자력 분야와 연결 지어 보면 핵자료가 가장 원천이며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시간 산업발전을 위하여 선진국 추격 전략을 쓰면서 학문적으로 보았을 때 문제가 되었던 것은 원천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그리고 후배들 중에 노벨상에 근접하는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는 학자가 많이 나오도록 제자들을 키워주고 기반을 주는 기초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미래를 보고 국가에서도 원자력 분야, 산업적 활성화, 기초연구에 지원을 해주는데, 아직도 원자력의 저변확대가 부족했다고 보고 이 분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한다. "원자력은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 한번만 실수해도 불완전한 것이다." 더 집중해서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언급하였다. 우리나라가 한때 이공계 기피현상을 겪었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현상으로 대학입시 서열을 보면 기초에 해당하는 과학과 원천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에 앞으론 많은 인재가 지원하도록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라는 희망을 언급했다.
  과학이 더 발전하려면 성인들이 과학의 중요성을 먼저 인식하여야 하고, 젊은 사람들은 과학이 어렵다고 여기고 평생 힘든 일을 계속하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연구했던 것이 인류를 위해 의미 있게 사용 되어질 보람 있는 것임을 인식하고 과학자의 길에 역량 있는 학생들이 관심을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김 교수의 꿈은 과학기술자 양성을 통해 제자를 키우고 후배들이 많이 길러지고 그들이 성장 할 수 있고 미래 과학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일을 앞으로 더 많이 할 것이라 한다. 얼마 전 국립중앙과학관 과학 캠프에서 중이온 가속기에 대한 강연회를 가졌을 때 "중이온가속기를 이용하면 다른 가속기와 다르게 납을 금으로, 우라늄을 부수어서 세슘 등으로, 중이온 융합을 통하여 초중핵으로, 새로운 원소들을 만들 수 있다." 라는 것 그리고 금요일의 과학 터치 강연회에서 우주방사선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많은 학생들이 관심과 흥미를 유발 했고 호응도가 있었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기존의 추격형 전략에서 선도형 전략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하는 시점이므로 기초 원천 분야에 더 많은 인재들이 모여들어야 한다. 그렇지만 자기 분야에 고집스러운 인재보다는 다른 분야를 이해하고 소통할 줄 알며, 스스로 창조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을 육성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한다.
  과학 분야뿐 아니라 모든 세상일도 그렇겠지만 "재주 있는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따르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거워서 하는 사람을 따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항상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 말은 원래 물리학을 전공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기본이 필요한 것 같고, 특히 사람에게는 "인성이 기본이다." 란 생각이 된다. "기초가 단단해야 큰 성과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한국의 원자력과 핵물리학에서 한 과학자로 우뚝 서 있는 김 교수의 미래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며, 원자력의 원천기술 수준을 높이고 저변을 확대하는 길잡이로 자리매김 되었으며 오늘도 한국 과학의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약력>
충북 청주 출생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핵물리학 박사
전) 한국원자력연구소 책임연구원/방사선계측기랩장
현)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사업단 그룹리더
현)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원자력공학과 교수

<활동>
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원자력 WG 위원장
현) 대한방사선방어학회 부회장
현)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 추진위원
현) 국회 입법지원위원
전) Editor-in-chief, Journal of Radiation Prot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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