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작은 불씨’ 하나에도 뒤집힌다”

  • 입력 2012.10.31 15:12
  • 기자명 조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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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작은 불씨’ 하나에도 뒤집힌다”
제18대 대선 ‘표심 역동성’ 사상 최대

 
10월 31일 현재 꼭 50일을 남겨 둔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향방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기존의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일정하게 구획된 유권자들의 성향이 이번 선거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즉, ‘표심 역동성’이 역대 선거 사상 최대일 거라는 이야기다. 더불어 전체 유권자가 사상 최초로 4,000만 명을 넘어서고 50대 이상 고령 유권자가 크게 는 것이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성기 기자 maarra21@epeopletoday.com

역동적 표심은 어디로?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다름 아닌 그 어느 선거보다 역동적인 성향을 보이는 ‘표심’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달 이는 없을 듯하다. 선거 사상 최초로 4,000만을 넘어 선 유권자들의 80% 이상이 고졸 이상의 고학력에다 여야 간 최초의 성대결, 최초의 유력한 무소속 후보의 등장 등 역대 대선과 비교해 작지 않은 변수가 많은 것.
전문가들은 제18대 대선의 관전 포인트로, 전통적으로 보수층으로 분류되는 ‘4050 세대’의 투표성향과 ‘2030 세대’의 투표율,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내는 중도층의 야당 성향화, 야권의 단일화 여부 등을 꼽았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 이번 대선의 결과를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권의 단일화를 꼽는다. 야권 단일화 성사시 야권 후보의 승리, 단일화 실패로 인한 야권 분열시 여당의 승리로 나타나는 게 현재 대다수 설문조사결과의 패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남은 50일 동안 어떠한 양상으로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특히 역대 선거의 경우 막바지마다 터져 나오는 ‘북풍’이나 ‘네거티브전’ 등 여러 가지 변수들도 무시하지 못하기에 그렇다.
전문가들은 18대 대선의 경우, 대부분 선거에서 결정권을 행사해 온 40대와 50대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이전 세대에 비해 대졸자가 눈에 띄게 많은데다 특히 20대 청년 시절 민주화 운동을 경험했던 386세대가 40대와 50대 초반에 이르면서 이전의 40대, 50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투표성향에 의해 이번 대선의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대선 유권자들의 특징으로 ‘고 학력, 고 민도(民度), 고 개성’의 ‘3고 현상’을 든다. 즉, 이전 대선의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형태의 요인들로 인해 ‘표심의 역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따라서 각 정당 후보들의 전략팀이 이러한 거대한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선거가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똑똑하고 까다로워진 유권자들


다음달 1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들은 이전보다 더욱 똑똑하고 녹록치 않아졌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우선 평균 학력이 더 높아졌다.
유권자 가운데 고졸 이상 학력자 분포가 지난 16대 대선이 치러진 2002년 74%에서 2007년 78%로 증가했고 올해는 그 비율이 80%를 넘었다.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자들의 비율은 40%를 넘어섰다. 이 역시 2002년의 26%와 2007년의 35%보다 높아진 수치다.
학력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네거티브’나 ‘색깔론’, ‘지역주의’에 대해 보다 자유로울 수 있는 능력이 갖춰졌다는 의미다. 더불어 모든 정치적 사안에 대해 민주적으로 사고하고 다양한 변수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석 능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경우 판세가 어느 정도 예감됐던 역대 선거와 비교해 그 불투명성이 극히 높아졌고 더 드라마틱한 승부를 예고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유권자들의 학력이 높아졌다는 사실과 더불어 이번 선거에 무시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변수는 ‘지역주의’와 연령별 보수 및 진보로 갈라졌던 대결구도가 크게 완화됐다는 점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런 사실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적이었던 50대의 보수세 균열 등 연령변수의 규정력이 약화되고 전통적인 새누리당 기반지역이었던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무시할 수 없는 민심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386세대가 50대에 진입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현 정권의 실정이 두드러졌고 이에 따라 보수층 역시 실망감을 나타내는 현실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전 세대 가운데 40대와 50대 초반 유권자들이 연령변수와 세대변수 사이에서 집단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면서 “4050세대의 변화와 함께 2030세대의 투표율 상승, 중도층의 야당 성향화 등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유권자 재편성’은 이번 선거에서 엉뚱한 결과를 유도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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