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의 덫에 빠진 ‘악마의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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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의 덫에 빠진 ‘악마의 편집’?
‘슈퍼스타K’ 시즌 4, 계속되는 ‘편집방식논란’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가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208만 명이라는 대규모 참가자 수를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듯 이번 ‘슈스케’는 이전보다 확실히 더 규모가 커졌고 더 화려해졌다.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아도 ‘슈스케’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면서 동시에 최고로 손꼽힌다.
지난 세 차례 시즌을 거치는 동안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흥행을 보인 ‘슈스케’는 네 번째 시즌 역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따른 높은 시청률과 이전 참가자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 높은 실력자들의 참여로 그 어느 때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 될 공산이 크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계속되는 ‘악마의 편집’논란이다. 

조성기 기자maarra21@epeopletoday.com 


오디션 프로의 흥행 이끈 ‘슈스케’

‘슈스케’는 우리나라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을 이끈 주인공이다. 지난 2009년 첫 방송을 타면서 폭발적인 흥행을 이끈 ‘슈스케’는 케이블 방송사의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10%대를 기록하며 이후 MBC의 ‘위대한 탄생’, KBS의 ‘톱 밴드’ 등 공중파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이끌어냈다.
‘슈스케’를 비롯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성공은, 사실 K-POP의 전 세계적인 흥행과 더불어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수에 도전하고는 싶지만 대부분의 스타 지망생들에게는 기획사나 방송사의 문은 좁고 그 문을 통과해 연예인이 되는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재능을 기반으로 연예인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일반인들의 요구와 미디어 빅뱅 시대의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방송사 간의 요구가 맞물려 오디션 프로그램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자양분을 만들었다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불어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이웃과도 같은 평범한 이들이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서며 성공을 일구어가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엄청난 긴장과 함께 ‘스스로가 스타로 만들어지는 것’같은 대리만족 효과를 보였던 것. 이러한 매력이 시청자들의 눈을 집중시켰고 ‘슈스케’의 흥행대박을 비롯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성공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간 ‘서인국’, ‘허각’, ‘장재인’, ‘울랄라세션’ 등 음악성 있고 인생 역정의 스토리가 있는 스타들을 대거 배출한 ‘슈스케’는 공중파의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더 폭발적인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다. 
‘슈스케’ 흥행의 작지 않은 기여를 한 것은, 이른바 ‘악마편집’. 시청자들의 일반적인 기대와 추측을 단박에 깨뜨려버려 거의 ‘멘붕’ 상태를 만드는 편집기술을 말하는 ‘악마편집’은 첫 번째 시즌에서부터 화제가 됐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신선하다”는 평에서부터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반응까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여 왔다. 이는 지난해 세 번째 시즌까지 ‘슈스케’ 제작진이 일관되게 관철해 온 편집방식이었고 제작진의 의도만큼 ‘시청률’을 담보해 준 존재였기도 했다.

눈살 찌푸리게 하는 ‘악마의 편집’

제작진은 네 번째 시즌에서도 ‘악마의 편집’을 그대로 이어갈 모양새다. 지난 8월 17일 시즌4의 첫 방송을 시작한 ‘슈스케’는 현란한 편집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방송에서 출중한 노래솜씨를 보여 준 출연자들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순식간에 포털사이트 검색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고 본방을 놓친 네티즌들은 ‘슈스케’를 올려놓은 블로그나 사이트를 방문해 동영상을 보는 등 시즌 초반부터 가열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파격적인 편집의 재미를 보여준 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의 의도적인 ‘늘이기 편집’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17일 첫 방송에서부터 24일 두 번째 방송까지 전파를 탄 ‘조앤’의 사례다. 1990년대 인기댄스 가수였던 ‘조앤’은 첫 방송 말미에 첫 등장했고 2회차 방송에서는 오디션 모습이 방송됐다. 문제는 그녀의 합격여부를 2회차에 보여주지 않고 3회차 방송으로 넘겼다는 점이다. ‘60초 후 공개됩니다’가 ‘3주’가 될 줄 시청자들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특히 이번 네 번째 시즌에는 ‘조앤’을 비롯해 정치인 강용석과 프로야구선수 이대호 등 유명인들이 다수 출연하고 있는 데 이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또 화제가 되려고 그랬는지 24일 출연한 김민준 씨는 ‘음란 동영상’ 논란에 빠지기도 했다. 
‘슈스케’의 네 번째 시즌 제작발표회 당시 연출을 맡은 김태은 PD는 “더 이상 ‘악마의 편집’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는 제작진으로서는, 이미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슈스케’만의 방송스타일에 대한 유혹을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정도’껏 제어할 수 있는 장치는 있었어야 했다. 이 부분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시즌4’에게 남아 있는 숙제일 것이다.
‘재미’를 미덕으로 삼는 예능 오락 프로그램의 경우 ‘재미’를 위한 ‘편집상의 묘’는 필요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하거나 누가 봐도 무리수를 두는 편집은 지양돼야 한다.
특히, ‘시청률의 덫’에 걸려 시청자를 우롱하는 수준의 ‘낚시성 방송’은 시청자들은 물론, 출연자들에게까지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는 우를 범하는 일을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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