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업계의 일방적인 ‘가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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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업계의 일방적인 ‘가격인상’
서민들은 떨고 있다

크라운제과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콘칩, 새콤달콤 등 20여종 품목에 대해 가격을 기습 인상한다. 특히 이번 크라운제과의 인상은 사전에 가격 인상 사실을 공표하지 않은 채 슬그머니 올린 것이어서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아이들 먹을거리 선물을 사러 나선 소비자들을 당혹케하고 있다

아이들 가진 부모들의 한숨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이번 달 안으로 ‘콘칩’, ‘마이쭈’, ‘새콤달콤’ 등 자사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총 20여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가격 인상폭은 7%~25%대다. 크라운제과는 9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올리는 대신 4개 제품은 반대로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상 품목은 매출 비중 1~2위를 다투는 ‘산도’와 ‘쿠크다스’를 비롯해 ‘콘칩’, ‘조리퐁’, ‘새콤달콤’ 등 인기 제품인 반면 인하 품목은 ‘옥수수퐁’ 등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제품들이다.
특히 복수의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옥수수퐁’이라는 제품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크라운제과 측은 이번 결정을 생색내기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비중이 가장 큰 상품인 ‘산도’와 ‘쿠크다스’는 인상 폭을 2%대로 최소화했다"며 "인상폭이 10%를 넘길 정도로 크다면 비난여론을 의식할 수 있겠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들 품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품목이 다a수 들어있어 추석 대목을 앞두고 크라운제과가 가격을 올려 매출 상승효과를 노린 가격인상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번 가격 인상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은 올해 들어 잇따라 오르는 생필품 가격 인상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가격을 인상한 가공식품 대부분이 '인기제품 가격 인상과 비인기 제품 가격 인하' 형태를 취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같은 방식이 관행으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가격이 올라 아이들 간식을 사려는 주부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롯데칠성음료도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며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작은 ‘델몬트 스카시플러스’, ‘데일리C비타민워터’ 등의 가격을 인하했다.
농심 역시 국민 간식 ‘새우깡’의 가격을 올리며 시장 비중이 미미한 '콘스틱'과 '별따먹자' 값은 60원씩 내렸다.

맥주 값 인상에 울상 짓는 서민들
오비맥주도 '카스' '카프리' 등 전 제품의 맥주값을  5.89% 전격 인상했다.
지난해 11월(9.6%)과 12월(7.48%)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인상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던 오비맥주가 가격을 전격 인상한 것은 경쟁업체인 하이트진로의 가격인상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당분간 인상계획이 없다던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가격인상 이후 1달도 안되 가격 인상을 결정함에 따라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비맥주 측은 도매업체 등의 가격인상 성화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제조비, 물류비 상승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기조와 소비자 부담을 감안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식량위기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이 지난 8월부터 개당 1천280원에서 1천400원으로 9.4% 오른 가격에 대형마트에서 판매된다. 햇반 가격이 오른 것은 10년만이다.
CJ제일제당측은 지난해 쌀값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원가 상승에 따른 경영압박을 호소하며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또 다시다(500g) 가격도 6.5% 올렸다.
이밖에 정식품의 ‘하얀두유’가 오는 8∼10일께 13% 인상될 예정이며 다른 가공식품들의 가격인상 욕구도 일제히 분출되고 있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의 가격을 700원에서 770원으로 10% 올리는 등 6개 품목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5∼10% 올린 상태이며 동원F&B도 최근 동원 살코기 참치 100g 3개짜리 묶음을 4천900원에서 5천380원으로 올리는 등 가격을 6.7∼9.8% 인상했다.
이 같은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미국과 남미의 가뭄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주요 곡물가격 급등이 곡물 수입국에 파급되면서 가공식품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옥수수, 밀, 콩 등 곡물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아 식탁물가 상승 압력에 취약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가공식품에 이어 이달 말부터는 우유값 인상을 시작으로 제분, 사료 등 원료에 이어 빵, 두부, 국수, 소주의 가격상승도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물가관리로 억눌려져 있던 가공식품의 가격인상 요인이 하반기들어 한꺼번에 분출되고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가격인상을 둘러싼 정부와 식품, 유통업계간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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