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원장과 정감 있는 요양보호사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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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원장과 정감 있는 요양보호사교육원,
서울영등포요양보호사교육원은 어떻게 다른가?

박주선 서울영등포요양보호사교육원장

요즘 복지가 대세다. 화두도, 담론도 복지 빼면 할 말이 별로 없을 정도다. 12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각 후보마다 경쟁적으로 복지공약을 쏟아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일면 반갑고도 귀가 번쩍 뜨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복지담론은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모두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남의 일만 같았던 초고령 저출산 문제, 이와 맞물려 우리는 지금 왜 ‘요양보호사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때 마침 대학과 대학원에서 ‘노인복지학’을 전공하고 ‘요양보호사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주선 원장을 만났다. 노인문제에 정통한 박주선 원장을 통해 노인복지의 현황과 실재 돌봄 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의 실태에 대해서 알아본다.

박정례 기자jrpack@epeopletoday.com

박주선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영등포요양보호사교육원’은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과 5호선 영등포시장역 중간지점에 있다. 1호선의 경우 영등포역 신 지하상가를 끝까지 걸어서 5번 출구를 찾아 나오면 요양보호사교육원이 보인다.


언제부터 요양보호사제도가 생겼는지요. 수급대상자나 시행 방법들이 궁금합니다.

4년 쯤 된 제도에요. 2008년 7월에 시행됐지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혜택을 받으려면 우선 건강보험공단의 실사를 거쳐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서 임소시설 또는 가정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요.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을 ‘요양보호사’라고 하고요.
이분들이 어르신들에게 하는 서비스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지요. 신체활동지원과 일상생활지원, 정서지원인데요.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서비스를 신체활동지원이라 하고, 세탁이나 음식장만, 요리나 각종 집안일을 도와드리는 서비스를 일상생활지원이라고 합니다. 또 말벗이 되어드린다든지 마음에 위안과 위로를 주는 정서지원의 역할이 있어요.
‘요양보호사자격증’ 취득은 돌봄 서비스직을 수행하기 위한 자격조건인 거죠. 세면에서부터 머리감기기, 목욕시키기, 음식준비와 집안 청소까지 등급판정을 받은 어르신들의 거의 모든 생활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병원 모시고 가는 일도 요양보호사 몫이에요. 등급기준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게요. 52개 항목에 걸쳐 심사를 한 후 등급이 정해집니다. 총 3등급으로 나뉘게 되고 재가요양의 경우 85%까지, 시설요양의 경우 80%까지 보험에서 부담해주고 본인 부담금은 재가 15%와 시설요양의 경우 20%를 본인이 부담하게 됩니다.


어떤 자격을 갖춰야 요양보호사를 할 수 있는 건가요? 또 이 제도에 대한 만족도도 궁금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안내를 부탁합니다.

좋은 질문입니다. 우선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는 점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시설에서 돌봄을 받는 경우는 90% 정도, 재가는 95% 이상의 만족도를 보여요. 종전에도 노인복지에 종사하는 가정봉사원과 파견사업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시행된 요양보호사는 아무래도 기능지식수준을 강화시키기 위해 신설된 국가자격제도라고 볼 수 있겠어요.
자격증에는 1급과 2급이 있는데 업무와 근무 장소에서 차이가 나지요. 점차 2급 자격증은 큰 의미가 없어졌어요. 환자의 음식준비와 세탁 등 일상생활지원만 가능하니까요. 1급 자격증 소지자들은 신체활동지원과 정서지원활동을 다 할 수 있고 재가와 시설 양쪽 모두에서 근무가 가능합니다. 요양보호사직에 나이 제한은 없어요. 이 일에 종사하는 층은 5~60대가 제일 많습니다.


 

근무시간이나 근무에 필요한 소양 같은 것도 말씀해주시면 좋겠어요.

요양보호사들은 대부분 주 5일을 근무합니다. 주말은 쉬는 거죠. 시간은 오전 9시~1시까지와 2시~6시까지 하루 4시간 씩 두 타임으로 구분됩니다. 부지런한 요양보호사께서는 하루에 두 군데를 케어할 수 있어요.
돌봄 서비스에서 제일 중요한 덕목은 따뜻한 마음씨라고 하잖아요? 그러기에 저희 교육원에서는 인성교육을 중요시 합니다. 업무 외적인 것이라 너무 단정 짓지 말고 어르신들의 불편이 무엇인지를 앞서 살필 줄 아는 자세와 친근한 접근을 강조합니다. 사람이 그렇잖아요. 심적인 고통을 헤아려서 위로해드리고 외로움을 달래주면 감동하는 거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면 취업은 어떻게 하는지요? 수강료와 교육시간도 말씀해주십시오. 아울러서 교육생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분도 소개해 주세요.

교육과정을 이수하는데 드는 경비는 교육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40~80만원까지 정해져 있는데 저희 교육원은 50만원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돌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우죠. 요양보호사 교육과정에는 사회복지적인 부분과 간호처치의 실재 등 다양한 과목으로 시간표가 짜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240시간의 교육 시간 중에 이론과 실기를 160시간 하고 80시간은 실습을 하게 되요. 이 과정에서 돌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웁니다. 실습도 시설과 재가 반반씩 다 나눠 경험하게 되고요.
이 같은 교육을 받은 다음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은 입소시설과 ‘재가복지센터’에 취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요양보호사교육원’과 함께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요양보호사자격증을 가진 분들을 채용해 파견하는 일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많습니다. 요양시설과 재가센터들은 요양보호사를 보내달라고 하는데 막상 보낼 만한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그 이유는 실제 일하는 분들은 40대 이상 60대가 주를 이루는데 이분들은 시험이 부담스러워서 자격증요양보호사 교육을 아예 미리부터 포기하기 때문에 자격증을 소지하지 못해서 직업을 못가지게 되는 경우에 속하는 겁니다. 교육 잘 받아서 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시험이 중요한 것은 아니잖습니까?
이정미 씨(50대 초반)라는 분이 있었어요. 저희 ‘서울영등포요양보호사교육원’ 1기 수강생인데요. 교육을 받으면서도 내가 과연 요양보호사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고 해요. 그러나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서부터 본인건강도 좋아지고, 생활에 리듬이 생기고 할 일이 생겼다는 데 자긍심이 들더라는 거예요. 아이들도 엄마가 일을 하고부터는 가정일도 더 잘 협조하게 됐답니다. 교육 받으러 온 첫날 걱정부터 하던 분이 요양보호사 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시험이 없을 때 교육을 받으신 분들이 더 잘 하고 있는 사례지요. 이런 예는 얼마든지 있어요.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으면 자신부터 케어가 되니까 몸소 변화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게 다 교육의 힘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우선 교육과정에서 돌봄 서비스라는 것이 막연하게 ‘아픈 노인’을 돌본다는 수혜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다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자연적 현상으로 보지 않고, 기술적 문제라는 측면에서 접근했잖아요. 사랑을 행하는 것,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니라, 결단이고 판단이며 약속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을 돌보려면 몸과 마음이 함께 가야하니까 결단이고, 또 알아야 케어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기술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박 원장님께서는 4년 동안 적지 않은 경험을 하셨을 텐데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잘 정착되려면 여기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가족케어도 중요한 몫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우선 가족케어가 국가재정에도 훨씬 이득이라는 것도요. 2011년부터 가족케어 비용이 줄어들었어요. 가족 중에서 동거하지 않으면서 돌보는 경우 즉 비동거인 돌봄을 하루 4시간씩 인정해주던 것을 1시간으로 줄이고, 동거인의 경우는 90분만 인정해주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요즘 무상보육제도를 ‘반면교사’ 삼으면 되겠습니다. 직접 돌볼 수 있는데도 너나없이 아이들을 유아원에 맡기는 현상이 벌어진다잖아요. 마찬가지로 가족이 돌보면 인정 안 해 주니까 시설 같은 곳을 찾는 것입니다. 내 집에서 돌볼 수 있는데도 어르신들을 시설에 맡기게 되면 꼼짝없이 국민의 세금은 더 많이 드는 거 아닌가요? 가족이 돌보면 훨씬 더 만족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원장님은 ‘생명의 전화’ 봉사를 30년째 해오셨습니다. 평소 원장님의 가치관이나 요양보호사교육을 시작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미혼 때 급성늑막염으로 입원을 하게 됐어요. 40일간이나 장기입원을 했지요. 병실에서 우연히 ‘생명의 전화’ 봉사 이야기가 실린 신문기사를 보게 됐어요. 그 때 속으로 결심했지요. 건강만 회복하면 나도 ‘남을 위해 봉사하리라’고요. 그 약속을 실천하는 거고, 30년 동안 생명의 전화 봉사를 해오면서 평소 뜻한 바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때마침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생겼죠. 주변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하라’는 권유도 많이 해주셨고 저 자신도 때가 됐다 생각해서 교육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서울영등포요양보호사교육원장이자 덕수재가복지센터장인 박주선 씨. 그녀는 지금 우리 사회에 행복과 건강을 실어 나르는 첨병이다. 32년 동안 생명의 전화 일을 해온 경험과 봉사정신으로 닦은 내공으로 청소년들의 자살문제 예방에도 관심을 갖고 그녀를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몸 사리지 않고 찾아가서 사랑의 손길을 뻗친다.
어린이가 행복하고 어르신들이 편안한 나라, 이는 우리가 꿈꿔야할 대한민국의 미래상이다. 어르신들, 몸이 아플 때 걱정만 하지 말고 가까운 재가센터를 찾아 문을 두드리세요!

 

박주선 원장 약력

가톨릭대학원 노인복지학과
한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사회복지 전공 재학중

서울영등포요양보호사교육원장
서울덕수재가복지센터장
라이프라인 카운슬링아카데미 교육실장(상담대학원 과정)

연락처 : H.P 010-8253-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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