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대한변리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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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지식이 재산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1886년 스위스 베른에서 저작권의 국제적 상호 보호를 위해 체결한 조약이 그 시초다. 혁신 기술이나 발명품과 같은 유형(有形)의 제품에서 저작권의 범위가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로 확대된 것이다. 이상희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미국의 IP 산업에 대한 획기적 투자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뿐 아니라 지난해 세계 지적재산권 출원 1위 국가로 올라선 중국 역시 우리나라가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2012 글로벌 IP 서밋’ 한국 유치를 이끌어낸 이상희 회장에게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지적재산권의 권리 수호에 앞장서다
 
변리사는 특허‧실용신안(實用新案)‧디자인‧상표 등에 관해 특허청 또는 법원에 대해 해야 할 대리 및 그 사항에 대한 감정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종이다. 자신이 창조한 지식이나 기술에 대한 고유 권한을 주장하고 표절이나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특허출원’이다. 그러나 해당 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권리인을 대신해 전문지식을 가진 변리사가 지식재산과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변리사의 주 업무다.
국내에 첫 변리사 시험이 치러진 것은 1947년이다. 변리사는 1946년 창립된 ‘조선변리사회’를 필두로 지식재산에 대한 권리 보장을 위해 발원한 전문직이다. 전문기술과 특허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며 1961년 변리사법이 제정됐고 뒤이어 1962년 ‘대한변리사회’가 창립됐다. 그로부터 50년간 오랜 명맥을 이어 온 대한변리사회는 지식인들의 무형 재산 수호를 위해 앞장서 왔다.
이상희 회장은 과학기술부 장관과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한국과학발명영재단 이사장을 거쳐 2004년 대한변리사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지식재산 포럼의 공동대표와 국립과천과학관의 관장을 겸하며 과학기술과 지식재산권의 수호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달리고 있다. 그는 “변리사들이야말로 지식재산 보호의 최전방에 선 첨병이자 구심점”이라며 글로벌 시대의 지식재산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국가적 관점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3극 특허’라고 강조했다. ‘3극 특허’는 미국‧일본‧유럽의 특허청에 모두 등록돼 있는 특허를 뜻한다. 3극 특허 건수가 많다는 것은 해당 국가의 특허가 양적 측면 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2005년 기준 한국의 3극 특허 건수는 3,158건으로 세계 4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OECD의 2007년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10년간 3극 특허 건수의 증가율은 연평균 29.1%로 괄목할 만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중국의 매서운 추격으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IP 서밋’, 만장일치로 한국 개최 확정
 
이 회장은 ‘글로벌 IP 서밋’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클릭 한 번이면 준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전 세계에 퍼져 있습니다. 이것은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타인의 지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물건에 대한 특허는 인지하면서도 지식에 대한 특허는 가볍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디어’에 대한 특허를 어떻게 인정해야 할지 가이드라인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법정 공방이 쉽게 끝을 맺지 못하는 것은 지식에 대한 특허를 어디부터 인정해야 할지 정확한 체계가 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 지적재산 집행조정관이라는 자리를 만들고 특허 보유 세계 1위 기업 IBM의 특허책임자를 그 자리에 배치한 것은 금융위기로 미국이 위험에 빠졌을 때 지식재산 사업이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지난 11월 로마에서 열린 제2차 ‘글로벌 IP 서밋’은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을 비롯한 14개 국가들이 참여해 국제 지식재산 전문 행사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특히 집중해야 할 것은 제3회 회의의 한국 개최가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 사실이다. 국제특허 건수에서 한국을 앞서고 있는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번째 회의를 유치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일제강점기와 북한과의 내란 등으로 피폐했던 1960년대에서 30년만에 후진국에서 세계 경제순위 15위로 올라선 것은 역사적으로도 놀라운 발전이었다. 또한 지난해 발표된 ‘연간 무역 1조 달러 달성’도 반세기만에 5천배의 성장을 이룩한 자랑스러운 성과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사정, 국가 경쟁력 면에서 안심할 수는 없다. 이 회장은 유형에서 무형으로 산업의 흐름이 전환되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
산업혁명에서 뒤쳐졌던 역사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IP 서밋의 한국 개최는 지식사회의 변화를 주도하자는 의미가 큽니다.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한국이 주도해서 과학‧IT 등 전문지식 분야의 지식재산권과 특허제도를 논의하는 ‘지식올림픽’으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오는 10월 개최될 ‘2012 글로벌 IP 서밋’은 세계 4위의 지식강국 한국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한국 유치를 이끌어낸 이상희 회장의 성과가 앞으로 성장해야 할 지식재산권 사업에 대한 활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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