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의 발견, 최고의 에너지인가 최악의 무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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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망명한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가 1942년 시카고 대학에 대형 원자로를 건설해 핵에너지를 해방시킨 것이 핵(Nuclear)의 시초다. 그는 헝가리의 실라드가 핵분열을 이용한 무기를 만드는 것에 반대했고, 실라드는 아인슈타인을 설득해 미국 대통령의 허가를 받아내 핵무기를 만들게 된다. 이것이 최초의 원자폭탄이다. 이후에 핵은 현재까지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이자 가장 위험한 무기로서 끝없는 논쟁 속에 빠져 있다. 오는 3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2012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를 통해 핵 문제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에너지와 무기 사이에 선 핵물질

흔히 ‘버섯구름’으로 널리 알려진 핵폭탄의 폭발 사진은 영상이나 사진으로는 그 위력을 실감하기 어렵다. 가장 많이 알려진 1945년 8월 6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약 25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12만 명은 투하 당일 집계된 숫자다. 히로시마의 한 의료기관은 원폭의 투하로 인해 60%가 섬광화상으로, 30%가 무너지는 건물의 잔해로, 10%가 기타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핵의 위력은 폭발 다음날부터 그 눈을 뜨기 시작한다. 폭발 당시에는 빛과 열, 폭발력으로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다음부터는 엄청난 방사능의 피폭으로 생명체를 괴롭힌다. 그 후유증은 수세기에 걸쳐 유전될 정도로 악성 물질이다.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원자폭탄 제작을 권유했던 아인슈타인도 일본의 핵폭발을 보고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후회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에너지이자 동시에 최악의 무기로서의 핵은 이제 국가의 문제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다.


에너지와 무기 사이에 선 핵물질

흔히 ‘버섯구름’으로 널리 알려진 핵폭탄의 폭발 사진은 영상이나 사진으로는 그 위력을 실감하기 어렵다. 가장 많이 알려진 1945년 8월 6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약 25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12만 명은 투하 당일 집계된 숫자다. 히로시마의 한 의료기관은 원폭의 투하로 인해 60%가 섬광화상으로, 30%가 무너지는 건물의 잔해로, 10%가 기타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핵의 위력은 폭발 다음날부터 그 눈을 뜨기 시작한다. 폭발 당시에는 빛과 열, 폭발력으로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다음부터는 엄청난 방사능의 피폭으로 생명체를 괴롭힌다. 그 후유증은 수세기에 걸쳐 유전될 정도로 악성 물질이다.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원자폭탄 제작을 권유했던 아인슈타인도 일본의 핵폭발을 보고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후회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에너지이자 동시에 최악의 무기로서의 핵은 이제 국가의 문제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다.
 
구소련 최대의 핵실험, Tsar Bomba
현재까지 제작된 핵무기 중 가장 큰 위력을 가진 것은 과거 구소련이 만든 ‘Tsar Bomba’(차르 봄바)다. 길이 8m, 직경 2m, 무게 27톤의 이 핵폭탄의 위력은 TNT로 환산하면 약 5,700만톤이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Little Boy’와 ‘Fat Man’이 각 15,000톤, 21,000톤 규모였다는 것을 볼 때 3,000배가 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TNT 1억톤 규모의 크기로 제작하려 했으나 폭발력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60% 수준으로 위력을 낮췄고 3차 폭발에 사용되는 ‘우라늄238’ 대신 납을 채워 폭발력의 확산을 줄였다.

‘Tsar Bomba’는 유럽 동북쪽 북극해상의 노바야제믈랴 섬에서 이뤄졌다. 800Kg 무게의 낙하산을 매달아 폭탄이 터지기 전에 항공기가 ‘그라운드 제로’에서 안전 사정거리 45Km 밖으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4Km 상공에서 폭발한 핵폭탄이 만든 특유의 버섯구름은 60Km 높이까지 치솟았다. 이 폭발은 1000Km 밖에서도 관측됐고, 100Km 거리에서 3도 화상을 입을 정도였다. 전세계의 지진 관측기가 흔들렸고 1000Km 거리의 핀란드의 유리창이 깨질 정도였다.

이 실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석연료를 뛰어넘는 최고의 효율적 에너지인 동시에, 한 번의 실수로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게 되는 무기이기도 한 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구소련과 미국의 경쟁적 핵실험이 계속됐고 비슷한 시기에 핵실험을 시작한 프랑스와 중국을 제외한 100여개 국이 부분적 핵실험 금지조약에 서명했다. 이후 1996년에는 조약에서 제외됐던 지하 핵실험까지 포함한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이 채택됐지만 이 조약에 반대한 인도와 파키스탄이 1998년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핵실험 관련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에너지로서의 실험이었다면 핵이 논란이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Nuclear Security Summit Seoul 2012

2012년 3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전세계 50여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이 참가해 테러집단으로부터 핵물질·시설을 방호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안보분야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체코 방문 특별연설 당시 제안했던 이 행사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핵안보 강화 등 비확산 외교를 표명하기 위한 범국제적 회의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를 비롯해 경제, 문화, 스포츠 분야의 각종 국제회의 유치를 통해 선진 한국의 위상을 쌓아 왔다. 이에 더해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안보 분야에서도 국제 사회 내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과 국격이 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경제분야에서 국제사회에 큰 역할을 했듯, 안보·정치 분야의 글로벌 국가경영의 정립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회의에서 논의될 주요 아젠다
 
1. 핵 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 방안
 
미국 9•11 테러 이후 핵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핵물질이 테러집단에 의해 악용되지 못하도록 핵안보(nuclear security) 강화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개별 국가의 핵물질 보호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국의 정상 차원에서 핵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2009년 열린 1차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에서 북핵의 위협을 받고 있고, 핵을 저지하기 위한 6자회담의 공조를 하고 있으며, 나아가 UN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핵을 저지•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핵테러 문제가 더 이상 국가 내부의 문제를 벗어나 국가를 막론한 범국제적 위협에 노출될 위험성을 우려한 것이다. 핵물질을 무기화하는 시설•설비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제어가 필요한 사항이다.
 
2. 핵물질의 불법 거래방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된 핵물질의 도난•분실•탈취•불법거래 신고 건수가 1992년 이후 33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국제불법거래데이터베이스(ITDB)핵물질과 방사능물질을 합치면 약 1,800여 건의 불법거래 사례가 신고됐다. 이는 이미 범국가적•탈국가적 테러단체의 핵테러에 대한 위험성이 한층 높아진 것을 시사한다.

북한의 핵 위협과 같이 핵은 보유하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보유국과 주변국 모두 위기의식을 가지게 된다. 목적에 따라 발전 에너지였던 우라늄이 폭탄의 재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을 포함 세계 31개 원전 보유국은 단 1g의 우라늄과 핵물질이라도 이에 대한 인증•관리가 필요하다. 국제 협약을 통해 보유중인 핵물질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가장 안전한 제어 대책일 것이다.
 
3. 핵물질, 원전 등 핵관련 시설들의 방호
 
원자력 에너지는 핵분열 반응에 의한 질량의 손실이 직접 에너지로 전환돼 방출되기에 화석연료 등의 일반 화학에너지에 비해 효율이 매우 크다. 1Kg의 우라늄은 약 260만톤의 석탄, 91만 리터의 석유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핵의 분열을 이용한 발전 시스템인 만큼 그 위험성 또한 혼재하고 있다. 1945년 일본의 항복 소식을 끌어낸 것은 단 두 기의 원자폭탄이었다. 또한 핵은 그 자체로 위험할 뿐 아니라 필연적으로 나오는 방사능이 더 큰 문제가 된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 당시 세계적으로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된 것이 해당 지역에 있던 4기의 원자력 발전소였다. 원전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일본은 다방면으로 방사능 유출 및 폭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방사능 누출에 의한 사상자가 속출하자 결국 지난 1월 28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를 포기하고 접근금지지역으로 지정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폭발이 아닌 방사능 누출만으로 한 지역이 폐쇄될 정도로 핵물질은 ‘+’와 ‘-’를 함께 가지고 있는 위험 물질이다. 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철저한 안전 대책과 완벽한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가 가동하면서 세계 21번째 원전 보유국이 된 바 있다. 아직까지 내부적이나 국제적으로 문제 제기가 될만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핵=위험’이라는 공식이 철저하게 인식돼야 발생 가능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NSS seoul 2012의 기대 성과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에 이어 안보분야 최대 정상회의인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대한민국이 주최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과 국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회의가 열리는 2012년에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매우 유동적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서울에 모여 핵안보를 위한 공동 협력을 논의할 수 있다면 한반도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원자력 기술 보유국으로서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의 선진 기술을 국제사회에 소개하고 범세계적 문제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평화적 핵이용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지를 국제무대에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핵안보 문제와 더불어 일본 원전 사고로 경각심이 높아진 원자력 안전에 대해서도 서로간의 상관 관계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핵안보 및 원자력 안전에 관한 범국민적 논의의 발판 마련이 기대되고 있다.
 
핵안보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50여개 참가국과 UN 등의 국제기구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의장국으로서 핵안보의 중요성과 정상회의의 기대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2일에는 750여명의 엄선된 행사지원요원들이 모여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획단은 기 위촉된 가수 박정현 씨, 배우 장근석 씨, 진지희 향, 왕석현 군 등에 이어 가수 JYJ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상회의의 취지를 홍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청소년 핵안보 정상회의, 대학생 모의 핵안보 정상회의 등의 부대 행사가 마련돼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범국가적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이번 행사의 성과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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