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에 혼을 불어넣다. 명장 도예가 (청룡)김영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플투데이 정근태 기자] = ‘우아한, 미묘한, 미려한, 단정한, 말쑥한, 고상한, 화려한’

이런 종류의 용어들은 주로 미학적인 용어들로서의 기능을 한다. (청룡)김영길 명장의 자기는 그 기능성을 넘어 미학적인 용어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모자람이 없다.

그렇게 김영길 명장의 자기들은 ‘자기’ 그 이상을 넘어 수많은 곳에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바로 김영길 명장의 ‘혼’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본래 명장이란 한 분야에서 최고의 기능, 기술, 지식을 갖춘 이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호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명장은 단순히 최고의 기능, 기술, 지식을 갖춘 것 이상의 혼을 갖지 못하면 명장이라고 불릴 수 없다.

김영길 선생이 도예의 길에 들어 선지도 언 40년을 넘겼다. 그의 조부는 일찍이 황해도 해주에서 길그릇 옹기쟁이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고, 부친인 고 김승필씨도 강원도 홍천에서 2대로서 옹기쟁이의 길을 걸었다. 현재는 김영길 명장의 아들 도예가 김광훈씨까지 4대째 전통청자의 맥을 잇고 있다.


그의 혼은 조상들과 함께 흘러 온 흙에서 시작되어 오랜기간 연마된 기술에서 빛을 발한다.

명장 김영길 선생은 한국 전통도자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흙과 전통의 고유기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이 발버둥을 쳐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는 기본적으로 점토질 흙이 많은 것이 큰 이점”이라고 말하며 “일본인들은 실력도 있고 기술도 좋지만 점토와 백토가 섞인 흙이 없기 때문에 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리의 흙을 자랑스러워했다. 또한 “중국은 가마의 온도를 조절하는 기술에서 우리에게 뒤진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우리는 1300도까지 온도를 올려 도자기를 구워내는데 중국은 1200도까지 밖에 온도를 올리지 못해 도자기의 강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어느나라보다 뛰어난 우리의 기술력에 큰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러한 그의 전통이 담긴 혼은 시대와 함께 맞물려 도예가로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었다.

 

본래 도자기는 흙과 물, 불의 원소와 나무, 유약과 같은 소재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도자기들을 보면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김 선생의 작품들은 우리의 이러한 높은 문화성을 널리 알리는데도 커다란 역할을 한다.

 

그는 중국 ,일본, 태국, 뉴욕등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며 그곳의 도예학교에서 도예지도를 하고 세계의 도예가들과 학문적 교류에 힘쓰며 뉴욕 한인협회, 뉴욕한인 미술협회에서 공동 주체한 아리랑 아트 페스티벌에서 도자예술의 세계를 세계인에게 보여주는 활동 등, 한국도예의 우수함을 세계인에게 입증하기 위해 세계 방방곡곡에서 활약중이다.

또한 그의 작품은 태국 황실, 국회의장, 경찰청장, 유엔 사무총장, 유엔사무국과 같은 국가적으로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보면 그에게 흙을 다루는 설렘과 기쁨은 개인의 환희를 넘어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이 때문에 그는 전통과 관련한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현재는 자기전국시대라고 과언이 아닌 이 시기에 “시대에 맞는 디자인도 필요하지만 전통을 망각하면 스스로의 뿌리를 잃는 것과 같아 전통의 맥은 돌이킬 수 없는 직면에 돌입할 것”이라 경고하며, “자기를 만드는 모든 이들은 스스로에게 언제나 작가정신을 불어넣어 진정한 혼이 깃든 하나의 생명을 만든다는 마음을 갖는것이 중요하다”라고 피력했다. 그릇은 그 안에 무언가가 채워졌을 때 비로소 그릇 본래의 의미를 내품는다.

그에게 도자기를 만드는 일은 단순히 흙에 디자인이나 옷을 입히는 것을 넘어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과 마찬가지다. 그는 조상들의 혼이라는 생명력을 채워넣는다. 이 때문에 그에게서 탄생한 수많은 자기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장인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물론 그의 기능과 수련의 쌓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음이다.

이렇게 그의 작품들은 스스로만의 것이 아닌 장인정신과 함께 어우러짐은 물론 김 작가 개인만의 격동과 부드러움 등이 담겨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나타난다.

이 말은 김 명장의 작품들이 감정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감정적 가치를 갖게 된다는 것은 생명이 작품에 유입된다고 볼 수 있는데, 만일 한 작품이 무에서 유를 경험하게 해주는 판타지를 느끼게 해준다면 이것이 바로 작품의 가치를 가장 높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

본래 예술을 음미하는 목표는 그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그 작품이 가지는 가치를 느끼는 것으로 본다.

이것이 김 선생이 평생 자신의 일의 긍지를 담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두고 올곧은 삶을 살아가는 이유이다.

도자기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오는 옛말이 있다. ‘명작은 당대에서 나오긴 힘들고 최소한 3대가 노력해야 가능하다. 1대는 좋은 흙과 가마를 박아 만들고, 2대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3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빛을 본다’

김영길 선생에게 ‘명장’이란 단어는 자신의 위치를 드높이는데 있지 않다. 그는 “명장이란 단어는 스스로에게 내려진 칭호가 아닌 이 땅과 조상들의 기술, 그리고 이에 깃들어있는 혼을 이어받아감에 생긴 칭호일 뿐, 내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 때문에 국가의 문화유산이 얼마나 소중하고 거룩한 것인지를 안다. 김 선생은 이러한 문화유산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자신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에게서 탄생되는 분청작품인 분청 용호도 접시, 분청 감문호 각호, 유적천목, 분청 달마문호 등은 한국의 전통가마속에서 새로운 도예감각과 열정으로 탄생하여 도예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국제 그랑프리 미술대상은(2001)은 세계인이 인정한 한국의 전통 청자도예의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한 쾌거라 할 수 있다.

도자예술의 발전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새로운 창조정신에 있다. 한국인의 정신을 대표하는 혼이 서린 김영길명장의 도예는 세계인이 인정한 고려청자의 전통과 도예발전에 혼을 다한 작품세계에 있다. 더하여 김 선생은 제15회 여주오곡나루 축제에서 전통가마에서 만든 작품을 판매하여 이익금을 소외계층을 위하여 기증하여 불교의 자비심을 발한 예술정신까지 보여주었다.

 

그는 조상들을 품고 이 땅에 조용히 숨쉬며 우리를 만들어 낸 흙과 그들의 삶에 깃들어 전해 내려온 혼을 지키기 위해 ‘명장’의 삶을 살아가며, 이 뜻을 계승하기 위해 오늘도 과묵함과 소명을 담아 가마속으로 들어간다.

대한민국의 청룡 김영길 명장의 도예예술이 세계적 도예명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