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횡포로 기회를 봉쇄당했던 정치인 이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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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박정례 선임기자] =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말한 시인이 있다. 이 시에서 잔인하다는 것은 역설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봄은 겨우내 언 땅을 녹여내 숨죽여 지내고 있던 생명을 다시 피워내는 환희 그 자체이기에 4월이 잔인하다는 말은 그러니까 생명의 봄을 비틀어서 말한 시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4월은 어떤가. 삼천리 방방곡곡에 피고 지는 꽃들은 분명 아름다워 호시절을 자랑하건만 간혹 역사의 실제 사건들은 정말로 잔인하기 짝이 없다. 저 유명한 4.19 혁명도 그렇고 순식간에 일어난 대형사고 역시 그렇다. 하지만 사건은 때로 간발의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고 각기 다른 결과를 낳는다. 이웃 나라에서는 위험한 사고를 당하고도 95%의 인명 구출 비율을 자랑하는데 한국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해서 우리는 지금 회한과 통곡의 시간을 보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정치 그 아름답고도 요상한 진흙탕 속

이 와중에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일이 있다. 작년 4월 중순 경에 알게 된 새정치민주연합의 노원병 지역위원장인 이동섭씨에 관해서다. 필자는 가늘고 굵게 또는 면면히 그의 소식을 접하며 지냈다. 카톡을 통해서 SNS를 통해서 혹은 모임에서 그와 마주치는 동안 정치인의 삶이 얼마나 험난한지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동섭씨를 만나고부터 정치에 대한 관심은 되레 높아진 감이 있다. 스스로 생각해도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이만 때 있었던 4.24 재보선을 기억할 거다. 안철수라는 중량급 인사가 정치인으로 입문하느냐 마느냐 하는 선거라서인지 그만큼 관심이 뜨거웠던 선거였다. 새정치를 내걸며 2년 가까이 지지율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던 당사자가 명실상부하게 제도권 정치인으로 진입하려는 선거이니만치 당연한 관심이었는지 모른다. 때마침 알고 지내는 30대 여변호사 한 사람은 “새누리당도 싫고 민주당도 싫다.”면서 정치를 하려면 새정치 쪽에서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었다. 

내친김에 그 여변호사는 안철수 선거사무실을 찾게 됐다. 이때 필자는 지인 ㄴ씨와 함께 동행을 하게 됐다. ㄴ씨는 “썩은 정치판을 반드시 갈아 엎어야한다.”면서 안철수의 열렬한 지지자로 변신한 사람이었다. ㄴ씨는 서변호사의 정계입문을 도울 겸 안철수 씨의 국회의원 당선에 일조할 호기라 생각했는지 “새정치를 위해서는 노원 병 이동섭 씨가 후보 자리를 양보해야한다.”고 했다. 사방에서 이동섭 씨를 압박하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를 보면서 필자는 ‘내 새끼 죽이면서까지 굴욕적인 무 공천 일삼는 민주당’ ‘이동섭 위원장의 사퇴를 보며’라는 칼럼을 발표하게 됐다. 물론 필자의 글은 어느 한 사람을 편들기 위한 글이 아니었다.

 

 

공천 그 운명의 장난에 죽어야하는 사람들......

그랬다. 두 편의 칼럼은 국회의원 126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무능과 걸핏하면 자당 후보를 희생시키는 습관성 작태에 대한 분노였다. 필설로나마 공천학살을 일삼는 당권의 오남용에 일침을 가하고, 30여 년 동안 노원구에 살면서 지역구를 일구고 가꾼, 지역위원장에게 돌아가야 할 출마의 기회가 작위적인 판단에 의해서 무산되는 것에 대한 엄중한 지적이었다.

노원 병은, 야권연대라는 명분으로 총선에서 양보한 이래 4.24 재보선 때마저 지역위원장 이동섭 씨를 또다시 희생시키고 있었다. 그것도 일방적이었다. 오죽했으면 한양대 석좌교수 이영작 씨가 방송에 나와 “노원 병 하면 이동섭씨를 거론 안 할 수가 없지요. 그건 중앙당의 횡포입니다. 기회를 줘야지 기회 자체를 차단하면 안 됩니다. 그 분 참 억울하게 됐어요. 제가 볼 때 그 사람 정당하게 평가도 못 받아보고 기회 자체를 봉쇄당한 사람입니다. 지역에서 터를 닦고 기초를 닦은 그 분한테 기회를 줘야지 정치후진성을 보이는 것입니다.”라는 논평을 가했을까. 

안철수 씨는 국회진입에 성공해서 안철수 국회의원이 됐다. 이동섭 씨의 흔쾌한 양보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출마 성명서를 낭독하면서 울먹이는 이동섭 씨 모습을 TV를 통해 보면서 당권을 쥐락펴락 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가 다시금 피어올랐다. 그러나 이동섭 씨는 정치가다. 작년 4.24 재보선 이후 그가 어떤 행적을 걸어왔는지 그의 육성을 통해서 직접 들어본다.

 

-4.24 양보 이후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과 함께 소개해주십시오.

“알다시피 재보선 때 양보를 했고요 최선을 다해서 도왔습니다. 64%가 넘는 지지율을 얻은 것을 보면 제 말의 의미를 알 것입니다. 지금의 안철수 대표는 그로 인해 국회입성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 자리에 올라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사무부총장으로서 바쁘게 보내고 있고요.” 그런데 양보와 출마 강행 사이에서 고심하느라 보낸 시간이 그리 간단치는 않았을 것 같다. 오산리 기도원에 가서 일주일 동안 금식기도롤 했다고 한다. 집사람은 기도원에서 상주하며 금식기도를 하고 자신은 일과가 끝나면 밤 10시에 가서 새벽 2시까지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새벽 3시였다. 예비후보로 등록해 놓은 상태이기에 하루 14시간 선거운동에 기도 4시간 잠 4시간의 일정을 1주일 동안이나 계속했다는 거다.

 

-기도 끝에 ‘양보’를 결정했다는데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의사와 성공한 CEO 또 대학교수로 부족할 것 없는 안철수 대표였습니다. 이런 사람을 국민이 불러낸 거란 말이죠. 지지율 5%도 못 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대선후보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했지요. 그런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로 인해 표심이 갈려서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기는 싫었습니다. 개인적이 생각을 하지 말아야겠다. 당이 혼란에 빠지면 안 되겠다. 이번에야말로 한 번 더 ‘선당후사’를 할 때로구나. 그에게 길을 터줘야겠구나!”하고 결정했다. 참고로 말하면 3.19일자 중앙일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이동섭 민주당 후보가 49.4%, 여당 후보가 25.6%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섭씨는 “안철수 씨와 함께 야당의 새 역사를 써야겠다. 그를 야권에 동참시켜서 동행해나가자”는 결심에 이르렀다고 한다.

 

행복한 숙명 그리고 분주한 나날

이동섭 씨의 하루 일과는 보통 새벽기도로 시작한다. 이어서 자전거로 지역구를 한 바퀴 돌고나서 중앙당으로 출근을 한다. 작년 얘기를 하자면 ‘이보다 더 최악일 순 없다.’고 할 만큼 당이나 국내정세나 어려운 시기였다. 이른 바 국정원 발 NLL 사건과 국가 원수 회담 ‘녹취록공개 사건, 대선 시 댓글 알바 사건 등이다. 이로 해서 민주당에서는 수차례의 ‘국민보고대회’를 가지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과 관계자 처벌을 요구하며 김한길 대표의 시청 앞 ‘노숙투쟁’을 병행하고 있었다. 당대표가 천막노숙 투쟁을 하니 당직자들도 1주일에 한 번 꼴로 순번을 정해서 노숙을 하며 보냈다. 이게 추석 너머까지 이어졌다.

정치인의 일과는 중앙당 차원의 행사와 개인일정으로 나뉜다. 사건사고의 현장을 찾는 일과 각종대회 참석과 축사하기, 지역 시장과 동네방문, 여기다 수많은 경조사에 참석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혹은 간헐적으로 벌어지는 봉사활동 등이 촘촘하게 맞물려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이동섭사무부총장의 각오

권력, 사회의 곳곳에서는 매 순간 각기 다른 권력이 행사된다. 살다보면 권력을 쥔 자들의 오만과 편견에 접하게 되고 그 때마다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은 정치뿐이구나!”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잘못된 권력을 바로 잡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힘은 단연코 정치권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드러난 권력자들이고 이 드러난 권력자들은 겉으로나마 표를 가진 국민들을 대 놓고 무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정치가 중요하고 정치인을 잘 뽑아야 하는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정치계는 4월을 전후해서 수많은 지각변동을 겪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제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공동 대표 체재가 됐다. “지난 번 서울시장선거와 대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양보는 모두 통 큰 양보였습니다. 오세훈 후보와 한나라당이 얼마나 오만했습니까? 아이들에게 점식 한 끼를 먹이자는 민주당의 주장을 인기영합주의라고 몰아붙이는 한나라당을 심판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안철수 대표였습니다. 그런 안철수 씨와 맞물린 사람이 저 이동섭 아니었습니까? 사람들이 말하기를 안철수 대표에게 한 저의 양보는 아름다운 양보라고 말하더군요.”

 

먹이를 향해서 돌진하는 맹수에게서는 유별난 야성이 넘친다. 이동섭 사무부총장은 “2017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제 3기 정권창출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에 안철수 대표가 있고 안철수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데 온 힘을 다 바치겠다.”는 각오를 밝히는 이동섭 사무부총장을 인터뷰 하며 보니 유난한 진심과 비장한 결기가 느껴진다.

 

모두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한다. 이동섭 씨의 꿈이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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