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를 통해 배우는 참된 사람이 되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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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송미술관장/ 남송국제아트쇼 대표 남궁원 화가

 

[피플투데이 박재찬기자] = 우리 민족의 민요 ‘아리랑’은 역사만큼이나 지역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여러 종류의 ‘아리랑’을 많은 사람들이 부르지만, 아리랑의 그 본래의 의미를 알고 부르는 사람들은 많지않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아픔을 노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아리랑’과 ‘아라리’에는 우리 민족의 더 근본적인 철학이 있다.

아리랑의 ‘아’(我)는 ‘나 아’, ‘리’(理) ‘이치 리’로 나를 아는 이치라는 의미로 나의 본성을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아라리는 ‘아’(我) ‘나 아’와 ‘라’(裸) ‘벗을 라’ ‘리’(理) ‘이치 리’로 나를 벗어버리는 이치의 뜻이 이다. 결국 우리 조상들은 아리랑과 아라리를 부르며 나의 본성을 스스로 깨닫고 못된 본성들을 깨우쳐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의미로 노래한 것이다.

남궁원 화가는 조상들의 정신을 허수아비 철학으로 이어가 작품세계와 철학, 삶으로 나타내고 있다. 남궁원 화가를 만나 허수아비 작품과 철학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해 들었다.

 

자기인식과 부정에서 참된 사람이 되는 허수아비 철학

 

남궁원 화가는 약 30여 년간 허수아비 작품을 그리며 일명 ‘허수아비 화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 속에는 늘 허수아비가 있고, 허수아비는 단순히 남궁원 화가의 작품에 모티브일 뿐만 아니라 화가의 철학이 담겨있다.

 

경기도 가평 출신인 남궁원 화백은 3살 때 6․25전쟁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유년시기를 보냈다. 이 시기 홀로 묵묵하게 서있는 허수아비는 남궁원 화가에게 위로이자 외로움을 달래주는 존재였다. 남궁원 화가의 초기 작품 속 허수아비는 시골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이었다. 그리고 허수아비에 대한 향수는 어릴적 돌아가신 아버지라는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더 깊이 빠져들었다. 남궁원 화가의 작품 속 허수아비는 그의 삶이자 자화상이다.

 

남궁원 화가의 허수아비 작품세계는 철학으로 발전되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를 바로 세울수 있는 세계관이 되었다. 허수아비의 허(虛)는 ‘비울 허’로 인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욕구와 욕심을 비워내는 비움의 철학이 담겨있다. 남궁원 화가는 비움의 철학을 단순히 비우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비울 것인가 고민했다. 결국 허수아비의 ‘허’는 인간 안에 좋은 것은 함께 나누어 두 배가 되게 하고, 안 좋은 것은 버려서 비우는 것이 비움의 철학이다.

허수아비의 ‘수’(守)는 ‘수킬 수’로 소중한 가치를 찾아서 지켜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우리 주변에 지켜야 하는 수많은 것들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돌아보고 지켜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我)와 ‘비’(非)는 ‘나 아’와 ‘아닐 비’로 나를 부정하고 나를 알고 내가 얼마나 모순된 존재인지를 아는 자기 인식과 자기 부정의 철학이다. 남궁원 화가의 ‘아비’에 대한 철학은 자기인식과 자기부정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참된 사람으로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철학이다. 결국 허수아비 철학은 나를 비우고 소중한 것을 지키고 끝임 없이 나를 성찰하고 부정해 참된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철학이다.

 

작품 밖으로 나온 허수아비의 영향력

 

남궁원 화가의 허수아비 철학은 작품에서 끝나지 않고 삶에서 실현되고 있다.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에서는 남궁원 화가의 허수아비 철학을 주목, 그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였다. 학교 폭력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폭력으로 가득 차 있는 아이들의 폭력성을 비워내고, 또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는 나를 지켜, 참된 사람을 지키는 비움과 지킴의 허수아비 철학으로 학교폭력문제를 풀고자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교육학을 전공 한 남궁원 원장은 초․중․고․대학까지 44년 교직생활을 하며 강단에서 꾸준히 학생들을 교육하여 왔으며 지난 해 2월 정년과 더불어 국가로부터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남궁원 화가의 허수아비 철학은 그가 42년간 살아온 제 2의 고향 성남에서도 실천되어 성남시의 문화와 소통의 채널이 되는 ‘ART성남문화’라는 잡지를 창간하여 다양한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성남 시민들의 문화적, 예술적 소양을 넓히는 장이 되고 있다.

또한 남송 미술관 관장과 남송 아트쇼 대표로 활동 중인 남궁원 화가는 신진 작가 양성과 문화예술계의 총체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궁원 화가는 경기도 가평 고향에 17년 전 허수아비 마을을 세워 고향사람들과 소통하고 현직 교사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와 힐링캠프를 열어 허수아비 철학을 통한 자기성찰의 시간들을 만들어 고향 주민들과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있다.

작년 2월 강단에서 은퇴한 이후 어린이들을 위해 허수아비 철학이 담겨있는 동화책 3권을 써서 백혈병 아이들에게 나눠주었고,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

이처럼 남궁원 화가의 허수아비 철학은 작품 속 철학에 그치지 않고 남녀노소, 지역사회, 고향 등의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더 살기 좋은 사회로 변화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비록 실제 허수아비는 움직일 수 없는 인형에 불과했지만, 남궁원 화가를 만난 허수아비는 작품 속에서 생명력이 생겼고, 허수아비 철학은 우리사회를 밝히는 힘이 되고 있다.

‘Fantasy of Husuabi’ 작품 100여점을 사람들과 나누는 전시회


남궁원 화가가 그동안 그려온 허수아비는 시골의 향수에서 아버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세계로 이어갔다. 그리고 이러한 작품들은 더 발전되어 남궁원 화가의 삶과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작업들로 이어갔다. 이는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허수아비 형상으로 그대로 표현되면서 허수아비는 남궁원 화가의 자화상이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인생 1막이라면 최근의 작품들은 과거의 직접적이고 자유로운 허수아비 형상은 찾기 어렵다. 대신 다양한 나무와 사다리들이 작업실을 채우고 있다.

남궁원 화가의 인생 2막의 작품에서는 직접적인 허수아비의 형상 보다는 작품 속에 ‘허’의 철학, ‘수’의 철학, ‘아’의 철학, ‘비’의 철학을 담아 허수아비 철학이 깊이 있게 담긴 작업하고 있다.

최근 남궁원 화가의 작품들 속에 부채꼴모양의 나무와 점점 좁아지고 다시 넓어지는 사다리들이 허수아비 철학과 삶을 표현하고 있다. 평범한 나무임에도 역삼각형의 모양인 나무는 그동안 교수와 화가, 남송아트센터 원장으로 수많은 노력을 통해 많은 것을 쌓아왔다면, 이제는 나무의 윗부분처럼 넓게 많은 이들에게 나눠주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점점 좁아지고 다시 넓어지는 사다리 또한 그동안 열심히 쌓기 위해서 올라갔다면 역시 이제 나눠주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의미를 살려 남궁원 화가는 오는 3월 19일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Fantasy of Husuabi’ 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회에 참석하는 이들에게는 약 100점 이상의 작품을 나눠주기로 했다. 남궁원 화가는 그동안 허수아비 작품과 철학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비우고 나누자는 철학을 남궁원 화가가 직접 작품으로 나눌 예정이다.

물론 ‘Fantasy of Husuabi’ 전시회가 작품만 나누는 자리는 아니다. 이번 전시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전시회이다. 남궁원 화가의 그동안의 인생 1막의 허수아비를 형상화한 작업을 정리하며, 이제 인생 2막의 새롭게 시작되는 허수아비 철학과 그 속에 단편적 작품과 입체적 작품, 그리고 디지털 작품들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폭넓은 작품세계를 많은 대중에게 선 보이는 자리이다.

남궁원 화가는 지난 30여 년 간 꾸준히 허수아비를 그렸다. 그리고 그 허수아비의 철학을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있다. 작품 속 허수아비가 이제는 세상에 나와 세상을 밝히고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남궁원 화가는 허수아비를 통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삶의 과정을 이야기 했고, 또 허수아비를 의인화해서 나를 표현하는 작업이 인생 1막이었다. 이제 남궁원 화가는 인생 2막을 시작하려고 한다. 남궁원 화가는 철학이 담긴 나의 모습과 허수아비 철학이 담긴 이야기가 있는 작품들을 작업할 계획이다. 이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남궁원 화가의 작품 활동과 사회를 밝히는 그의 철학의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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