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영화 ‘가족’을 재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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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박재찬기자] 영화에서 가족이라는 코드는 아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회가 급속하게 변함에 따라 우리 사회의 가족의 모습도 어느 때보다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지난 해 한국영화에서는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과 그 결과를 보여주는 영화가 많이 있었다. 지난 한해 한국영화가 재현해주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실제 우리 사회의 문제들과 원인을 되짚어본다.
역시 한국 사회의 흥행 요소 ‘가족’
 
2013년 한국영화의 흥미로운 소재는 ‘가족’에 대한 재조명이다. 특히 한국 사회는 가족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에 한국영화에서 가족은 흥행 코드로 많이 사용된다. 지난 해 한국영화에서 가족이 특별했던 것은 단순히 가족애나 흥행 코드로 사용되기보다는 가족을 특별하고 다양한 시각들로 재조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1월 23일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1281만 776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올해 최다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가 되었다. 바보와 가족애라는 대중에게 익숙한 코드를 사용했고, 이는 영화의 성적에서 나타났다. 물론 바보와 가족애를 소재로 삼는 영화가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 류승룡의 연기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조리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기에 영화 ‘7번방의 선물’은 흥행할 수 있었다.
 
새로운 가족의 패러다임
 

 
이어 지난 5월에는 흥미로운 가족상을 그린 영화 ‘고령화가족’이 개봉했다. 영화 ‘고령화가족’은 현대 사회의 가족에 대한 재인식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가족의 개념은 더 이상 혈육관계가 아니라 ‘함께 밥을 먹는 사람’ 정도로 이해된다. 영화는 한민족이라는 우리사회가 다문화 사회가 되었고, 모두가 열심히 일하자던 새마을 운동세대가 가고, 이제 사회구조적문제로 인한 빈부의 심각한 갈등과 고학력 실업 등의 다양한 문제를 가진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사회, 경제, 문화적인 영향으로 가족이라는 개념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대의 엄마의 이미지는 변하지 않았음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라는 이미지를 잃어버린 사회


 
해외에서 극찬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는 괴상하고 혐오스러운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아들의 성기를 자르는 엄마와 아들을 위해 스스로 성기를 자른 아버지와 엄마에게 성기가 잘인 아들이라는 괴상한 소재로 근친상간을 묘사하는 듯한 충격적 결말까지 담고 있다. 영화 ‘뫼비우스’는 우리 시대의 무너진 아버지 모습과 자녀에 대한 삐뚤어진 욕망을 가진 어머니의 모습과 그 삐뚤어진 욕망의 대상이 된 자녀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무너진 아버지를 그리는 영화는 ‘뫼비우스’뿐만 아니다. 장준한 감독의 복귀 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영화 ‘화이’ 또한 우리 시대의 붕괴된 아버지의 상징적 모습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 ‘화이’에서는 아버지라는 법과 통제의 대상이 붕괴되어 괴물로 변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두 편의 영화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연관되어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자식이 아버지를 증오의 대상으로 느끼지만 자녀는 아버지를 이길 수 없는 것에 핵심이 있다. 결국 이길 수 없는 아버지는 법, 금지, 통제의 대상이 된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자식들보다 약한 아버지가 나온다.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다. 약한 아버지는 법과 금지, 통제의 약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법과 금지가 없는 사회에서 괴물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우리 시대에서 설 자리를 잃은 아버지의 이미지가 자녀들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가족에 대한 영화들이 붕괴된 가족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2일 개봉한 영화 ‘소원’은 아동성폭행 피해 가정에서 아버지가 딸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따듯하게 그렸다. 이 밖에도 영화 ‘남쪽으로 튀어’, ‘공범’과 ‘깡철이’ 등의 많은 영화들이 가족을 모티브로 이야기했다.
 
영화는 그 사회를 비취는 거울이다. 영화를 통해 어느 정도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가족의 모습은 과거와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분명 영화 ‘7번가의 선물’이나 ‘소원’의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족의 모습이 현실에 존재한다. 또한 영화 ‘뫼비우스’와 ‘화이’의 아버지의 모습과 ‘고령화가족’의 다양한 가족들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임도 인정해야한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바로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 2014년을 시작하면서 현재 우리 시대의 가족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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