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와당의 본질을 더 추구해보기로 한다. 지난 회에서 2점만 다루었는데 2점을 더 살펴보자. 수막새에 표현된 연꽃을 현실에서 보는 연꽃이라고만 알고 있으면, 와당의 본질을 전혀 연구해 나갈 수 없다. 연꽃을 위에서 본 와당의 연꽃 모양이 보주로 보이게끔 차차 설명해 나갈 것이나, <보주>의 실상을 모르면 풀리지 않는다. 필자가 보주의 본질을 세계에서 처음 밝혀냈기에 연꽃잎들이 보주둘도 보이는 것이고 중심의 씨방의 무량보주에서 사방으로 보주들이 확산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와당의 본질은 파악할 수 없다. <보주란 대우주의 압축>이라 간단히 말할 수 있어서 둥근 작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대우주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과연 와당에 그런 고차원의 진리가 깃들고 있는가 하는 점은 보주의 본질을 깨쳐야 비로소 인식할 수 있다.
그러면 셋째, 부여 부소산 사지 발견 수막새를 살펴보자.(도 3-1)
중앙의 씨방에는 보주들이 엉켜 있어서 제작에 실패한 듯 보인다. 카오스같이 보이나 자세히 보면 질서가 있으며, 보주들을 양감 있게 빽빽이 배치하여 소우주의 무량보주가 폭발하는 듯해 보주 표현의 극치를 보여준다.(도 3-2)
그런데 그 폭발할 듯 보이는 무량보주 모양이 중국 전국시대의 유리로 만든 무량보주 모양이 서로 통하지 않는가. 유리제 무량보주는 입체적으로 만든 것인데 평면적인 씨방을 이렇게 입체적인 것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채색분석하여 보면 (도 3-3)
과 같으며 입체적인 유리제 무량보주와 같다.(도 3-3-1)
도 3-3을 도 3-2에 대입하여 보면 도 3-4와 같다.
다시 도 3-3-1을 대입시켜보면 도 3-4와 도 3-4-1은 같다.
도 3-5와 도 3-5-1도 같은 관계이다.
도 3-6으로 채색분석이 끝난다.
수막새의 테두리 안을 보면 중심의 모량보주가 녹색으로 칠한 연잎모양으로 확산하고 있는데 연잎들이 보주화해서 결국 중심이 무량보주가 사방으로 확산하는 형상이라 이해할 수 있으며 그 전체를 하나의 유리제 무량보주로 여겨지므로 3-6-1이 성립할 수 있다.
넷째, 부여 금강사지 발견 와당에 이르면, 연꽃잎이 완전히 둥글게 변하여 잎이 보주화(寶珠化)된다.(도 4-1)
중심의 씨방의 씨앗들이 승화되어 보주가 됨을 분명히 보여준다.(도 4-2)
잎들은 완전히 둥글게 되어 보주로 변한다. 연잎이 이제 더 이상 잎이 아니라 보주임을 증명하여 주는 중요한 와당이다.(도 4-3, 도 4-4)
테두리를 채색하고(도 4-5),
테두리 안을 지우면, 그 중심에 무량 보주를 나타내는 유라제 무량보주를 대체하여 넣을 수 있다.(도 4-6)
이처럼 와당에는 단지 지붕을 덮는 기능만이 아니라 가장 드높은 차원 높은 진리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경지를 지나치니 와당 연구가 어떻게 올바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낯선 이야기들이나 점차 익숙해지면 놀라운 세계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