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방의 기와이야기] 금관보다 더 귀한 와당, 백제 와당 -上-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 원장

  • 입력 2023.11.10 16:26
  • 기자명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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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금으로 만든 금관이나 허리띠, 그리고 금귀고리 등에 열광한다. 그런데 진흙으로 만들어 구운 기왔장에는 그리 깊은 관심이 없다. 우선 양이 많고 깨지기 쉬어서 파편들이 많다. 그러나 파편들이라도 전모를 복원할 수 있어서 귀하다. 필자는 경주 생활 15년 동안에 신라 왕궁이나 규모가 큰 사찰 터를 발굴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엄청난 양과 기와의 아름다움에 경탄해 왔다. 기와 연재도 반년은 되어가는 듯 하다. 마침내 고구려 와당을 거쳐 백제 와당을 다루어 보기로 한다. 기와는 통칭이고 와당은 수막새와 암막새 등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지는 경우에는 와당이라 부르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므로 기와라는 용어 대신 와당(瓦當)이란 용어를 쓰기로 한다. 앞으로 수막새, 암막새, 추녀마루 와당, 용마루 와당 등, 주로 연꽃이나 용을 조각한 와당을 다루기로 한다.

평기와나 와당은 회색 한 색을 한 가지 색을 띠고 있어서 조형의 전개 원리와 그 파악에 따른 사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역시 채색분석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는 보았다”다고 말한다. 채색분석하는 행위는 흙을 금으로 만드는 기적적인 행위이다. 그러면 왜 와당에 온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일가. 와당이 내 학문과 예술 연구에 항상 전환점을 지금까지도 마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사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조형과 개념인 <寶珠>를 일깨주었기 때문이다. <보주>란 단지 ‘보배로운 구슬’이 아니다. 옛 사람들은 그 ‘절대적 진리’를 조형화했는데, 인류가 만든 문자언어로는 표현할 길이 없어서 보주라 불렀을 뿐이다. 필자는 혼신을 다하여 <보주의 실체>를 밝힌 미술사학자이며 사상가이며, 보주를 지금도 알아나가고 있는 중이나, 그런 과정에서 한국의 건축-조각-회화-도자기-금속기-복식 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나라의 건축-조갹-회화-도자기-금속기-복식 등을 새로이 개척해 나가고 있다. 와당에 대우주의 기운이 압축했다고 말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와당을 열심히 배우고 익히면 <視覺的 正覺>을 성취하리라.

고구려 와당은 중국의 영향을 다소 받았지만, 독자적으로 문양을 창조하였으나 멸망 후 단절되고 말았다. 백제는 중국 남조의 梁의 영향으로 백제에서 똑같은 와당이 제작되었으나 독자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그러면 백제 와당을 다루어 보기로 한다.

공주 공산성 발견 수막새 와당을 살펴보자. (도 1-1)

도 1-1. 공주 공산성 발견. 지름 15,7센티미터, 공주대학교박물관 소장

모두가 연꽃이라 여기고 지나친다. 중심에 씨방이 있으며 씨앗들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다섯 개 혹은 12개 등 일정하지 않으나 어떤 경우든 <무량한 보주>를 상징한다. (도 1-2)

도 1-2 채색분석- 중앙 씨방

그 부분만을 확대하여 보면 이 둥근 씨방이 ‘소우주’를 상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 1-3)

도 1-3. 중앙 씨방 확대, 무량보주로 가득한 소우주.

이를 중심으로 연꽃잎들이 사방으로 방사선이 뻗어나간다. (도 1-4)

도 1-4. 중앙 씨방으로 부터 보주가 발산

8개의 연꽃잎들이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그 끝에 돌기 표현이 있다. (도 1-5, 도 1-6) 연꽃잎들이 보주화하기 시작하는 것을 암시한다.

도 1-5.  8엽들 채색분석
도 1-6. 이른바 間葉들 채색분석

테두리를 채색하면 분석이 끝난다. (도 1-7)

도 1-7. 테두리 채색하며 전체 완료

그런데 이 테두리는 단지 테두리가 아니다. 테두리 안의 무량한 보주가 확산하는 조형을 지우고 보면 <대우주>를 보여주고 있다. (도 1-8)

도 1-8. 테두리만 남겨두면 옥벽과 같다.-

그런데 그 둥근 테두리는 중국 신석기시대와 전국시대의 옥벽과 비슷하다. (도 1-9, 도 1-10)

도 1-9. 신석기 시대 도사문화, 옥벽
도 1-10. 중국 전국사대 증후을묘 발견 옥벽

이때 떠 오른 것은 10년 전에 보고 놀랐던, 중국 서한(西漢)시대에 만들어진 옥벽 가운데에 박혀있는 유리제 무량보주였다. 오래 전 부터 옥벽의 중심이 뚫려 있는데 왜 그럴까 의문이었는데, 중국 서한시대의 옥벽 중앙에 고정되어 있는 무량보주를 상징하는 유리알을 보고 의문이 풀리는 감격을 누렸다. (도 1-11)

도 1-11.. 서한시대의 옥벽 중김에서 유리로 만든 무양보주 나온다.

그러므로 유리제 무량보주와 백제 와당의 내부의 무량보주는 서로 통하는 바가 있지 않은가.(도 1-6)

둘째, 부여 구아리 사지 발견의 와당을 보자. (도 2-1)

도 2-1. 부여 구아리 사지, 14센치, 부여박물관-

역시 중심에 씨방이 있고, (도 2-2, 도 2-3)

도 2-2. 씨빙 채색
도 2-3.  중심 씨방, 부분이 아니고 핵심

연잎들이 점점 둥근 맛을 띠어간다.(도 2-4)

도 2-4. 중심부 채색분석

테두리를 채색하면 분석이 끝난다. (도 2-5) 

도 2-5. 테두리 채색
도 2-5. 테두리 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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