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탄소 배출 제로 ‘스마트팜’, 지방에서 도시까지 농업 범위 확산한다

임용훈 숙명여자대학교 기계시스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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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농업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농업에 IoT 기술을 접목하여 자동으로 작물, 가축 등 농장을 관리하는 스마트팜 기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으며 기후 위기로 파생되는 식량 위기 해결 측면에서 향후 시장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렇듯 기후 위기에 따른 생태계 변화, 물 부족, 인력난 등 해결해야 할 현안도 아직 산적해 있는 반면, 숙명여자대학교 기계시스템학부의 임용훈 교수는 미래 스마트팜 모델의 탈 탄소 측면에 주목하여 탄소 배출 저감 중심의 지속 가능한 스마트팜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피플투데이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숙명여대로 찾아가 임용훈 교수를 취재했다.

탄소 배출 제로 스마트팜, 에너지 절약과 동시에 생산성 향상

임용훈 교수가 연구하는 스마트팜은 에너지 사용량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농업에 IoT 및 기계공학적 원리가 도입되어 지역과 기후 등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고품질의 작물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으나 스마트팜 운영에 소모되는 막대한 에너지,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탄소 배출 등의 문제는 아직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향후 대규모, 집적화된 첨단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농업 부문의 전력 수요 급증이 불가피하므로, 조만간 농업 부문도 본격적인 탄소 배출 규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10%가 농업 부문에서 발생합니다. 향후 식량 위기 대응 차원에서 첨단 농업 확산이 본격화되면 탄소 배출 비중 또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궁극적인 해결 방안이라 할 수 있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의 단순 보급만으로는 해결이 요원한 것이 현실입니다. 지구 열대화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난방 중심의 시설원예 산업도 자동화만으로는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데, 적절한 온실냉방 솔루션이 조속히 마련되지 못한다면 생산성 급감은 물론 농가 수익에 큰 악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미래 농업은 향후 적정 냉방 기술의 확보 여부에 좌우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냉방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난방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소요된다는 점인데요, 탄소도 그만큼 더 많이 배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겠지요”

한편 임 교수는 지난 8월 그동안 연구해 온 스마트팜 기술과 사업 모델을 토대로 직접 창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은 ▲효율적 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팜 재배 기술 ▲공기 중의 탄소를 직접 포집해 작물 생산성을 늘리는 탄소 저감 기술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원료 등으로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 등의 연구개발 및 상품화 분야로 나뉜다.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스마트팜 보급을 기존 농촌 지역에서부터 도시까지 확장하는 시티팜(City farm) 개념의 도입입니다. 현재로서는 컨테이너 기반의 블록팜(Block-farm) 모델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적용되는 공기 중 탄소 포집 기술이나 포집된 탄소를 활용하는 바이오팜 기술은 농촌뿐 아니라 도시형 스마트팜 적용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어 글로벌 기후환경 대응 시장을 목표로 해외시장 진출까지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농업의 시장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동충하초와 같은 고부가 작물의 품질 향상 및 생산성을 동시 확보하여 건강보조식품, 의료 분야 등에 원료로서 공급할 수 있는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가온 기후 위기, ‘탄소 배출 저감’은 우리 모두의 의무

현재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기술 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IoT 기반의 스마트 기술 혁신 및 산업화의 이면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막대한 탄소 배출과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이 감추어져 있다. 4차 산업혁명만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기후환경의 위기를 해결한 5차 산업 혁명의 과제로는 단연코 기후환경 생태계 유지를 위한 지속가능성 확보가 될 것이다.

임 교수는 “농업을 비롯한 많은 산업에 있어서 기후환경 보호를 위한 강력한 수단의 적용은 불가피하며, 따라서 RE100, CF100 등 앞으로 탄소 저감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학생들이 이러한 부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전문 인력 양성에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기후 위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당장 올해만 해도 미증유의 더운 여름을 보냈고, 전 세계적으로 온난화를 넘어 열대 기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후 위기 문제가 남의 일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지금 우리가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인식하고,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기후∙환경 및 에너지 산업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에서의 에너지 절약과 탄소 배출 절감 방법에 관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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