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품은 작가, ‘휴머니티’로 감동을 전하다

헨드릭 릴랑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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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프리카라고 한다면, 멀리 떨어진 낯선 곳이라는 인상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유쾌한 예술은 한국에서도 큰 공감대를 얻으며 점차 대중화되어가는 추세다. 앞으로도 세계에서 아프리카 예술에 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탄자니아 작가인 조지 릴랑가(George Lilanga)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계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래비티 예술가인 키스 앨런 해링(Keith Allen Haring)이 조지 릴랑가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기도 했다.

지금, 조지 릴랑가의 손자인 헨드릭 릴랑가(Hendrick Lilanga)가 그 다음 세대를 이으며 아프리카 예술계에 한 획을 긋고 있다. 피플투데이는 꿈을 그리는 화가, 헨드릭 작가를 찾아가 그의 작품 세계를 물었다.

휴머니티, 다양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다

헨드릭 작가의 작품은 화려한 단색화, 즉 ‘Colorful mono tone’ 작업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아프리카의 단색화 작업은 ‘색’이 그림 속에서 하나의 포인트가 된다는 점이 한국의 단색화와는 다르다. ‘색’은 그야말로 아프리카 미술의 정체성이다. 이를 잘 표현하고자 만들어낸 용어가 ‘Colorful mono tone'이다.

또한, 아프리카 세계관을 반영한 휴머니티 세계관이 그림 속에 반영된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가까운 과거에 한국은 가정과 공동체를 중시하는 사회풍조가 지배적이었지만, 현재는 1인가구 등 독립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반면 아프리카는 ‘우리’라는 말을 유난히 많이 사용할 정도로 가족애를 중시하고, 가족애는 곧 자기애로 연결되는 것이다. 피로함과 절망이 뒤섞인 세상에서 모두를 가족이라 통칭하고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공존할 때 비로소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에 관해 헨드릭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꽃이다”, “여럿이서 함께 춤을 추다보면 절망에 빠지지 않는 힘을 발견한다” 등의 의미를 그림을 통해 말한다.

“탄자니아의 가정은 아버지나 할아버지에 관한 존경심이나 권위가 강한 편입니다. 저 또한 어렸을 때부터 외할아버지인 조지 릴랑가를 무척 존경했고요. 제가 그림을 그릴 때는 모든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그림에 저의 상황과 현실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데, 그러므로 이상을 추구하는 작업을 해도 현실과 이상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녹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제 그림도 가족을 존경하며 사랑하고, ‘함께’의 힘을 강조하는 작업이 많습니다. 가족을 귀하게 여기며 인간관계를 가족관계로 이해하고자 하는 아프리카의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담긴 것이죠.”

이와 관련하여, 헨드릭 릴랑가와 조지 릴랑가는 비슷한 화풍을 보이지만 그림에 담긴 내용은 분명히 다르다. 헨드릭의 그림은 명확한 주제를 휴머니티라는 공통된 정서로 풀어낸다. 여러 주제를 한 캔버스에 풀어놓은 조지의 그림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각 작가는 작가의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해 시대성이 돋보이는 소품을 그림에 배치한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작가의 꿈

이미 여러 차례 한국에 방문해 다양한 그림을 선보인 헨드릭 작가는 5월 18일부터 한 달 동안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를 진행했으며, 6월 8일부터는 서초동의 구띠 갤러리에서 한 달 반의 기간 동안 150평 규모의 전시를 진행했다. 특히, 구띠 갤러리에서는 컬러풀, 모노톤, 파스텔 톤 세 가지의 테마로 방을 나눠 다채로운 전시회를 기획할 것이라 전했다. 또한 6월 20일부터 4일간 대구 아트 엑스포에서도 헨드릭의 작품을 선보이는 등 많은 한국인들에게 아프리카 예술만의 미학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이 되어 함께 춤을 추고, 기쁨을 나누며 어우러지는 모습을 담은 헨드릭 작가의 그림은 개인주의의 폐단으로 피로한 현대 한국사회에도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이에 아프리카 미술이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헨드릭 작가는 “작가의 독창적인 그림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인식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아직 탄자니아 정부는 그림 저작권에 관련한 법적 보호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뿐더러, 관련 이해도도 현저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작가가 제자를 거둬들여도 제자가 작가의 카피 그림을 그려 판매하는 경우도 흔하다. 헨드릭 작가는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보증서 시스템을 만드는 등 적절한 대응을 하려 계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기자는 헨드릭 작가의 소망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북적북적하고 따스한 가정의 분위기, 자라나는 아이들을 사랑해 여러 명의 자식을 둔 작가인 만큼, 헨드릭은 아프리카의 재능 넘치는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으며 훌륭한 예술가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저를 비롯해 많은 아프리카 작가들이 예술학교를 세우고 미술에 재능이 있는 어린 아이들을 잘 교육해 사회에 환원하는 꿈을 품고 있습니다. 저의 할아버지 또한 그림을 모아 갤러리를 만들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림을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초기의 뜻으로 재능 있는 아이들을 양성하며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갤러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Profile

2021 Maru Art Center, Korea

2020 Cheongju Museum of Art, Korea

2019 Maru Art Center, Korea

2018 Art Space of Fukuno Culture Center Helios, Toyama, Japan

2018 Sakaimachi Garo Kyoto, Japan

2018 Za Koenji Asobiba Gallery Tokyo, Japan

2018 Insa 1gil, Seoul, Korea

2016 Yangpyung Art museum, kyoungki-do, Korea

2015 Ara art center, Seoul. Korea

2013 Vipaji Foundation Exhibitions Alliance France, Dar Es Salaam, Tanzania

2013 Kimdaejung Convention Center, Gwangju, Korea

2013 Tingatinga Mzuguno Miracle, Donguan, China

2013 Kalao Gallery, Bilbao, Spain

그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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