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를 닮은 화가, 그림으로 위로를 전하다

백선희 Sunny Baek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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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본질적인 목적은 ‘소통’이다. 화가는 그림을 매개체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밝게 비추고 싶은 예술가들이 캔버스 위로 따뜻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러한 마음의 진정성을 담아 작업하는 백선희, 일명 Sunny Baek 작가를 피플투데이에서 발굴해 취재했다.

 

 

말을 건네는 예술

기자는 분당에 위치한 백선희 작가의 작업실로 향했다. 환한 미소로 맞이한 백 작가의 모습처럼 작업실은 곳곳에 배치된 그녀의 강렬한 그림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였다. 백선희 작가의 작업은 재료와 방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유화, 아크릴, 수채화, 색연필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해 각 분야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작품성 높은 회화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를 활용한 일러스트, 디지털 드로잉까지 섭렵하며 인상주의 화풍을 구현해 낸다. 그녀의 필치는 고흐의 자유로운 화풍과 고갱의 강렬한 원색을 닮았다. 서양미술에 방점을 두어 빛을 능숙하게 표현하는 화가로 보였다. 인물과 풍경, 정물에 이르기까지 백 작가는 19세기 화가와 다름없이 고풍스러운 순수미술을 표현 방식으로 삼아 자신만의 철학을 그림에 담아낸다. 백 작가는 현대의 도구로 고전의 예술을, 고전적인 회화로 현대 철학을 표현하여 고전과 현대를 잇는 이 시대의 예술가라 불릴 만하다.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입니다. 새벽녘에 일찍 일어나 기도하고 요가 스트레칭을 마치면 항상 탄천을 걷습니다. 걷기 명상을 하는 거예요. 걷기 명상에서 얻은 감정을 토대로 작업을 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제 감정처럼 그림 스타일도 매일 달라집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 작업은 ‘인상주의’입니다. 그림은 감상자가 재밌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연을 묘사하거나 인물을 표현할 때도 재해석이 필요합니다.”

 

 

그녀는 전시회, SNS 활동을 통해 특유의 강렬한 터치와 따뜻한 색감의 그림을 알리며 예술가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하지만 백 작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명예나 유명세가 아니다. 그림을 통해 현대인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천국이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면 오랜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글과 그림을 통해 용기를 주고 교감하고 싶은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림을 다시 시작할 즈음엔 전시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권유로 지금까지 다섯 번의 전시회를 열었는데, 전시회를 할 때마다 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에 다다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섯 번째 전시회를 하며 깨달았죠. 상업적인 그림을 그려야 갤러리와 저의 경제생활에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을요. 하지만 막상 상업적인 그림을 시도해 보니 그림에 대한 열정도 사라지고 회의가 일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나의 성정대로 살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는 나니까 그냥 나대로 살자.’ 그럴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름다움은 원색적이며 때론 유치하지만 솔직하다”

형체를 지니고 있는 만물은 허공에 날려 버릴 만큼 쪼개고 쪼개어 가장 마지막에 남는 것은 원자다. 우주의 관점에서 인간은 하나의 원자에 지나지 않지만, 그 무엇도 아니었던 원자는 관찰의 대상이 되어 ‘꽃’이라고 부르면 ‘꽃’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추의 ‘꽃’은 양자역학적 관점을 잘 설명하는 시다. 백선희 작가의 그림도 이러한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시작된다.

 

 

백 작가의 그림에는 사자가 자주 등장한다. 사자는 포장 없이 꾸밈없는 모습으로 캔버스에 등장해 타고난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백 작가는 이러한 사자의 성정을 강렬하게 표현함으로써 불안하고 우울한 현대인들의 의식세계에 에너지와 용기를 불어 넣는다.

 

 

“백수의 왕 사자는 고대 이집트에서 신의 불가사의한 힘과 왕의 위엄을 상징하는 동물로 생각하였습니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예수나 성인을 나타낼 때도 사자가 함께 등장하죠. 사자의 두려움 없는 용맹함은 절대권력으로 상징되는 왕권을 지켜내는 힘이자 최고의 지혜를 가진 이들의 수호신입니다. 따라서 만들어진 형상만으로도 강한 에너지를 갖는 게 사자입니다. 저는 한 마리의 사자를 작업하며 캔버스를 가득 채웁니다. 홀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지혜, 그리고 어둠 속에서 무리와 동행하지 않아도 두려움 없는 심장을 가진 사자의 용맹함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인간은 홀로 서지 못할 때 자신과 관계된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타인으로 다가옵니다. 내 앞에 서 있는 타인은 내가 투영한 홀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될 때 홀로 서게 되고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서도 두려움 없는 용맹함으로 새벽의 빛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마음에 대하여

백 작가는 인터뷰 말미에 그녀가 붓을 놓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는 이유를 털어놓았다. 사회의 병폐 속에서 아픔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그들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보면 굽이굽이 흘러가는 인생으로 힘들었으며 지금도 완벽하지 않은 인생들이다. 백 작가는 “아픈 사람들의 나만 불행하다는 생각이 시기 질투가 되어 저지른 악행들은 사실 따뜻한 보살핌과 위로가 없었던 시간들의 결과이므로 가족과 친구, 우리 모두의 책임이었다”라며, “그들을 질타의 대상이 아니라 위로와 이해의 마음으로 대해 다시 바로 설 수 있도록 사회적 관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끈질기고 괴로운 삶을 그림에 묵묵히 담아냄으로써 많은 이들을 위로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처럼, 백 작가의 깊은 마음이 담긴 그림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힐링이 되어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상처가 많은 사람은 어쩌면 상처를 많이 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받은 상처는 내가 느낀 것이지, 상대방은 상대방의 성정대로 살아갔을 뿐이니까요. 이런 사실을 깨닫고 깊이 사유하는 것이 ‘힐링’의 첫걸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제 작품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환기하며 사람들에게 힐링을 안겨주고 싶습니다.”

 

 

Profile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2018 Milano Villaburba 한국현대미술 아트페스티벌

2018 제5회 서울인사미술대전

2020 성남미술협회전

2020 제28회 경기수채화협회전

2021 경기향토작가초대전

2021 Dream & Hope전

2021 제10회 성남아트페어

2021 Sunny Baek 개인전 5회

한국자연재난협회 문화예술 홍보이사

평화DMZ재단 추진이사

사단법인 국민성공시대 미술분과 위원장

한국미술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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