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실천하는 화백, 우주를 담다

  • 입력 2023.09.21 12:17
  • 수정 2023.10.20 16:10
  • 기자명 손경숙 기자‧임채은 기자‧윤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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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만들어 내는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다. 예술가의 고유한 세계는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고스란히 작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경노현 화백 또한 그러하다. 경 화백은 광활한 우주 그 자체를 무대로 화백 마음속에 품은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낸다. 우주와 인류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원로화가, 경노현 화백을 피플투데이가 취재했다.

우주-기를 화폭에 담다

경 화백에 그림이란 곧 평생의 동반자며 삶 그 자체였다. 해방과 전쟁, 역동적인 한국 근현대사를 직접 살아오며 겪어온 다양한 사건들과 감정을 표출할 방법이 바로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경노현 화백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의 북해도 징용과 양구, 화천 전쟁 참여, 그리고 누이동생들의 죽음 등 수많은 비극으로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고 그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 삶 속에서 그림은 곧 이정표였다. 어릴 적부터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화백은 더 넓은 세상을 그림에 반영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으며, 그 일환으로 군대 입대 후 공모전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로는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명 ‘천재’라는 칭호를 받으며 그림에 쭉 몰두하게 되었다.

“전쟁 세대를 보내온 사람으로서 제가 겪은 역경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형제를 잃고 아버지 또한 부상을 입으시며 가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죠. 소년기에는 이런 참혹한 슬픔, 그리고 비극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을 전부 그림으로 승화했습니다. 제게 그림은 모든 길을 열어준 스승입니다. 저에게는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하나의 종교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죠.”

작품에 빛과 그림자를 무지개 요소를 표방해 그려내는 것 또한 경 화백이 그림에 갖는 경이로움과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무지개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태양광선을 굴절, 반사, 분산시키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건 빛과 그림자에 의한 행위이므로, 이 행위를 가장 다채롭고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화백에게는 ‘무지개’였던 것이다. 경 화백은 “일종의 빛이라고 할 수 있는 무지개는 행운, 약속, 행복, 성공 등 긍정적인 의미를 많이 품고 있다”라며, “이러한 뜻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무지개를 그린다”고 전했다.

또한, 경 화백의 작품에는 ‘물방울’이라는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우주 속, 만물의 생명은 단 한 방울의 물방울에서부터 시작된다. 경 화백은 그러한 물방울을 화폭의 담음으로서 우주-기, 즉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를 표현한다. 경 화백의 물방울을 품은 우주는 동양적 세계관이 반영되어 원형의 모습을 띤다. 경 화백은 이 추상적인 우주 속에 물방울을 비롯한 다양한 생명체의 형태를 그려냄으로써 경 화백이 바라보는 세상을 그대로 표현한다.

“창작할 땐 항상 우주 전체를 염두에 두며 기도를 하거나 수도하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렇게 그림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시간 자체가 무한한 즐거움이자 행복입니다.”

 

“예술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

경노현 화백은 그림뿐만 아니라 문학, 사진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섭렵하는 모습이다. “예술은 기술, 실력 같은 ‘손재주’뿐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심오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이 화백의 의견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 즉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경 화백은 오로지 더 풍성한 그림 작업을 위해 한국문인협회에서 수필, 시 등으로 문예 활동을 하는 등 문학에도 지대한 열정을 보였다.

“그림을 그릴 땐 소위 ‘손재주’와 같은 기본적인 실력과 기술도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무엇보다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서 화가에게 문학은 필수 교양이며 그림을 그린다고 꼭 그림 한 가지에만 몰두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기술로만 그리는 그림은 한계가 있죠. 어떻게 보면 사진을 찍는다거나 글을 쓰는 행위도 그림 그리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자신의 세계를 표현해내는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저의 경우 문학을 접하면서 비구상이나 반추상, 추상 분야의 그림을 시도하는 등 작품의 다양성을 더 넓힐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테마를 밀고 나가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창작자로서 좋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바로 예술의 역할이니까요.”

 

인류 평화에 기여하는 화백

평화를 말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정말 평화를 위해 발로 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경노현 화백은 실천하는 자다. 경 화백의 작품은 우주 만물의 화합 그 자체를 반영하며 화백이 어릴 적 겪었던 가슴 아픈 일들이 다신 되풀이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또한, 경 화백은 향후 한국 전쟁 당시 참전국으로서 많은 희생을 겪었던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또는 하와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며 그의 비전을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축이 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인류의 평화를 촉구하는 편지를 쓰는 등 평화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덕을 겸비한 화가, 경노현 화백의 무기는 바로 이러한 ‘진정성’이다. 인류를 위한 마음을 담은 경 화백의 그림과 봉사가 평화의 횃불이 되어 우주를 밝히기를 기대해 본다.

“세상살이는 혼자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무기를 사용한 결투, 전쟁 등 직접적인 방식으로 피해를 입혔다면 이제는 인터넷과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얼마든지 간접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우리들이 사는 이 지구를 우리가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인류 평화를 실천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아나갔으면 합니다. 저 역시 세상을 위한 봉사를 계속해 나가며 끝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Profile

1996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201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제33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서양화 개인전 43회 터키 국립현대미술관, 프랑스 노르망디, 독일 .중국세계박람회 미술대제전 위해 박물관, 하와이KCC 대학, 호주 시드니 초청 전시 등 국내·외

G20 정상회의 성공기원 설치미술 오송역 개통 초대전

퍼포먼스 100 회 : 프랑스 몽마르트 언덕, 아이젠하워 승전 탑 전면, 고흐가 머물던 시골 교회정원, 모네의 정원, 오르세 미술관 프랑스 등

수상

회화대전 및 미술대전 50여회 (대상2,우수상6,특별상3,동상1,특선 12회 등)

장관표창 외 100회(충청북도 새마을운동 성공사례발표대회 최우수상 ‘79)

우수예술인상. 대한민국원로 국제예술인상

대한민국 전군(육·해·공군) 제일탑 도안공모전 채택(탑건립 보전) ‘66

단체전 850여회 : 미국(뉴욕, LA, 하와이),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도쿄, 홍콩관광청, 호주 시드니, 그리스, 터키, 독일. 서울, 부산, 대전, 청주 등 국내외 ‘71~

주요작품 소장

터키 정부, 터키 국립현대미술관, 유엔참전용사 사무국 대사관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이태리, 벨기에, 일본 영국 황실 세계 각국 대통령 정상 등 UN참전 16개국, 의료지원 5개국 등 21개국 정부 미술관·박물관 갤러리 국내외 1000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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