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브랜드 ‘K-PEAR’에 한국 배의 미래 비전을 담다!

  • 입력 2013.12.17 18:38
  • 기자명 이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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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한국배연합회 회장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


[피플투데이 이문중 기자]= 대한민국의 전통 배는 품종의 우수성으로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세계 각국과의 FTA 체결 이후 오로지 ‘가격대비 품질’의 잣대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어진 토종 과수농가. 특히 세계 최대의 배 생산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압박은 우리 농가들에게 큰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법. 중국의 부상은 반대로 우리 농가에게는 뼈를 깎는 체질개선과 과감한 도전정신을 발휘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생존을 넘어선 도약과 세계 진출을 위해 배 품종을 개량하고 브랜드의 통합·고급화 작업에 나서고 있는 한국 과수농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한 도전을 주문하는 박성규 한국배연합회 회장. 국산 배의 기술집약·고급화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그를 찾아 한국 과수농업의 현 주소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물었다.

‘세계 최고 품질’의 다른 이름 ‘K-PEAR'
국제 과일 무역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중국은 우리 배 농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 산 임에도 ‘한국 배’라는 오해 소지가 큰 상품명을 사용해 세계 소비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 20여 개 국에 25천 톤이 수출되고 있는 국산 배는 세계 속에 가장 잘 알려진 과수상품입니다. 천안배원예농협만 해도 연간 2000톤, 600만 불의 수출액을 기록하고 있으니, 인기를 짐작해볼 수 있죠. 그러나 최근 중국산 배의 위협이 커지고 있어 새로운 혁신과 발전 전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2013년 1월부터 중국산 동양배(Sand Pear, 沙梨)가 미국으로 수출되면서 한국산 배가 위협을 받고 있다. 그간 우리 배가 세계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에 편승하려는 의도인지, 중국산 배를 ‘한국 배’로 둔갑시켜 미국 시장을 공략해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물론 품종은 우리 토종인 ‘신고’이기에 ‘한국 배’라는 표기가 법적으로 문제될 부분은 아니지만, 단순히 품종이 같다고 하여 다른 국가 명을 상품에 사용하는 것은 기본적인 상도의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이에 한국배연합회는 꾸준히 항의와 유감의 뜻을 밝히는 한편, 단일 브랜드 ‘K-PEAR’를 런칭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안하무인 횡포에 마냥 포기하는 대신, 품질의 차이를 강조한 ‘K-PEAR’ 프리미엄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것입니다. 고품질의 배를 한국의 단일 상품 카테고리로 묶어 국제적 홍보와 유통에 있어 유연하고 집중적인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 10월부터 LA부터 시작해 미국 전역과 세계 20여 개 국에도 통일 브랜드를 적용할 것입니다.”
이로써 이름만 ‘한국 배’인 중국산 배와 명확한 차별성을 확보하게 될 ‘K-PEAR’는 정부와 함께 미국, 대만, 인도네시아, 헝가리, 호주 등 국제 시장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세계 배 대회’에서 정식으로 ‘K-PEAR’의 데뷔를 알릴 것이라고.
이렇듯 한국배연합회는 회장부터 이사진, 직원에 이르기까지 ‘우리 과수 경제의 발전’이라는 공통 과제에 뜻을 모으는 남다른 유대관계와 강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이들이 있기에 연합회와 ‘K-PEAR’의 앞날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주목받는 한국배연합회의 발전적 도전
사실 그간 국내 과수농가, 특히 배 농가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2000년도에 26.1천ha에 달하던 재배면적은 이제 13.5천ha로 줄었고, 수확량 또한 2000년도에 324천톤에 달하던 것이 작년 기준 173천톤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니, ‘국민과일’ 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특히 FTA로 경쟁력을 얻은 외국산 과일들의 약진도 토종 배의 하락세를 거들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의지를 강조하는 박성규 회장은 초심부터 다시 시작하는 신뢰의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국내 배 농가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외국 과일들과의 경쟁구도가 전과 다르게 매우 치열해지고 있으니까요. 한국배연합회는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고, 우선 국내 시장부터 착실히 돌아볼 계획입니다. 예전부터 배는 비싼 과일이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이는 유통과정에서 과도한 마진이 붙기 때문입니다. 특히 명절 선물용 배의 경우, 과도한 포장비용까지 겹쳐 수배까지 가격이 뛰어오르곤 합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그린포장운동’을 전개하고 대규모 산지 유통센터를 구축, 소비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배연합회가 관리하는 산지유통센터(APC)는 약 40개소 가량. 이중 천안배원예농협 관할 APC는 3개소이다. 이들 센터의 경우, 지게차량과 양적·질적으로 체계화된 유닛로드시스템, 안정적인 품질을 보장하는 콜드체인과 충분히 기계화된 시설로 양질의 배를 빠르고 안전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해오고 있다. 아울러 녹색소비의 일환인 ‘그린포장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최적의 제품 안정성은 극대화하고 허례허식은 최소화한 경제적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국내 경쟁력 확보가 우선 돼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각오로 직원들과 함께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고객 여러분께 전해드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배는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얻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시금 단단히 다질 것입니다.”
아울러 연합회는 우리 배를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10월 22일 배데이 맞이 행사인 ‘산(山)으로 가는 배(梨)’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1년부터 전국적으로 열려온 본 행사는, 산(자연)과 배(건강)가 어우러진 새로운 의미의 배데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돼왔다.
“단순한 1회성 홍보행사는 국민들에게 우리 배를 알리는데 역부족임을 절실히 느껴왔습니다. 이에 서울 청계산과 도봉산, 충청 계룡산, 영남 가지산, 호남 무등산 전국 5개 지역 국·도립공원 등산로에서 등산객을 대상으로 배의 효능과 우수성을 스토리 텔링 기법으로 꾸준히 알린다면, 우리 배의 뛰어난 맛과 효능이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했죠. 앞으로도 ‘산(山)으로 가는 배(梨)’ 행사를 배데이에 맞춰 꾸준히 개최할 것이며, 올해부터는 소비층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젊은 입맛을 겨냥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의무자조금 동참 절실”
이어 박 회장은 생존의 기로에 처한 우리 배 농가를 위해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주문하며, 배 농가 스스로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부탁했다.
“사과와 배는 국내 과수 농업의 축이나 다름없는 중요 품목입니다. 하지만 자조금 사업 비중으로 보면 전체 생산 규모에 비해 예산이나 농가 참여율이 적은 것이 사실이죠. 축산업, 낙농업에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집니다. 그러나 자조금 사업은 FTA 시대를 맞이해 소비촉진과 과수농업의 안정적 발전에 초석이 될 것이기에 많은 과수 농가들이 더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습니다.”
축산업의 경우, 도축 과정에서 원천징수의 형식으로 의무자조금을 걷는데 반해, 배의 경우 유통단계가 저마다 달라 자조금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박 회장은 농협의 유통 시스템 단일화를 포함, 자조금 사업을 확대할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과수농가의 발전과 수출 실적 확대라는 양대 과제를 위해 구슬땀 흘려온 박성규 회장. 그가 이끄는 천안배원예농협은 최초로 미국 수출길을 열었을 뿐 아니라, 2000톤 이상 수출한 노하우를 자랑하는 조합이다. 특히 지난해 태풍피해에도 불구, 수출액 620만 불 돌파라는 놀라운 업적을 달성했다. 이러한 그의 혁신 의지는 지난해 농업경쟁력 강화의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상 수상하며 인정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수출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컸습니다. 이러한 적극성은 그간 교포에만 의존해오던 수출 시장을 미국 현지인들로 넓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언젠가는 직접 ‘K-PEAR’의 수출과 판매를 한국배연합회가 직접 담당하도록 해, 명실상부 한국 배 산업의 대표자로 자리매김 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박성규 조합장. 그의 멈출 줄 모르는 도전의식과 열정이 있기에 한국배연합회의 발전을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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