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보석에 담아내는 쥬얼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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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플투데이 박재찬 기자]= 다이아몬드도 다듬어지지 않으면 그냥 돌덩이에 불과하다. 수없이 많은 작업을 통해 부딪치고, 깎기고 자기를 절제해야 그 다음 보석으로서 빛이 난다. ‘갤러리 각’의 한형배 관장은 수없이 많이 부서지고 깎여 탄생된 보석처럼 한때는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에서 보석 디자이너로, 그리고 영업사원과 공장장으로 현재는 ‘갤러리 각’ 대표와 디자이너까지 계속되는 도전과 탐험의 인생을 살아왔다.
 
 
커플링 디자인에서 영업과 공장장까지
 갤러리 각 대표 한형배 관장은 홍대 미대를 졸업하고 쥬얼리 디자인을 시작했다. 대학시절부터 입체적인 작업을 좋아했던 그에게 쥬얼리 작업은 커다란 조형물을 100배 축소시킨 것이었다. 그는 1989년도에 백화점 매장에서 최초로 커플링을 선보인다. 당시는 40~50대 고객을 대상으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 원색의 화려하게 세팅된 반지가 인기가 끌고 있었다. 당시 이러한 시장에서 그는 젊은 층을 겨냥한 심플하고 깔끔한 형태의 커플링을 제안한다는 건 혁신적인 일 이었다. 그러나 당시 영업사원들의 홍보와 인식 부족으로 판매 매출이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안타까워 디자이너가 직접 영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별다른 영업전략 없이 직접 매장을 찾아가 직원들과 사장들, 그리고 고객들을 만나 그들과 교류했다. 그의 영업도전은 3년 만에 커플링 시장을 크게 확대시켰다. 커플링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생산량이 늘어났고 높은 품질의 상품을 원활하게 생산하기 위해 직접 공장장으로 자원하여 생산 공장을 운영 관리한다.

 “커플링이 처음 나왔을 때 영업사원들은 ‘제품이 너무 심플하고 20~30대의 소비가 없기 때문에 판매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디자인을 하면서 직접 영업도 하겠다고 사장에게 요청했습니다. 영업을 하면서 3년간 직접 매장 관계자들을 만나며 시장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커플링의 수요가 늘면서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장장으로 들어가 생산이 더 잘될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하였습니다. 영업을 할 때도 공장장 일을 할 때도 디자인은 항상 겸업해야 했습니다. 저에게 디자인은 밥 먹는 일과일 뿐 입니다.즉 기본입니다. 그 다음 갖추어야 할 것이 영업과 생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디자이너, 영업, 공장장 생활까지 많은 것을 경험한 후 회사를 퇴사한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얼리 자체브랜드 주식회사 ‘골드 메리지’를 창업한다.
하지만 디자인에서 생산,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회사운영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젊은 시절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탐험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쥬얼리 디자이너 한형배
 한형배 디자이너는 30년 째 쉬지 않고 항상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도 개인 전시회는 1년에 1번, 그룹 전시회는 2~3달에 1번씩 출품해서 전시하고 있다.
 
 보통 상품은 만들어 놓고,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고 구매 하지만, 작가가 만드는 작품은 작가가 작품의 의미를 생각하고 착용할 사람의 느낌을 가지고, 그에게 어울릴만한 것들을 만든다. 이것이 상품과 작품의 차이이다. 그는 작품을 만들 때 무엇보다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의 마음, 생각, 염원, 사랑을 할 때 느낌을 담아 작업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착용감을 중요시 생각하고 사람의 감정과 생각, 의미가 담겨있어 더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

 “저에게 작품을 만드는 일은 기계적인 노동이라기보다 생각의 즐거움입니다.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에 항상 사람들과 만나고, 부딪치고 다른 사람들이 대화와 교감으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상대방이 나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그것은 혼자 떠드는 메아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상대방과의 교감이 중요합니다. 교감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상대방이 요구하는 것을 내가 수용하는 자세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부딪침을 통해 영감을 얻고 있다. 보석의 값보다는 그 속에 담겨있는 심성과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작업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마음과 정성이 담겨있다.

 “제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준다고 생각하고 작업을 하면 즐거워집니다.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은 그들과 교감하는 마음의 문제입니다. 물론 보석은 다 그 형태와 크기에 따라 가치가 다릅니다. 보석이 흔하면 쌀 수 있지만 귀하다면 비싼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비싼 가치와 비싼 모양을 갖을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에게 맞는 쥬얼리를 해야 마음도 편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비싼 다이아몬드로 선물하는 것은 그 다이아몬드가 갖고 있는 가격에 대한 선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돈 주고 살수 없는 것들 있습니다.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마음으로 하는 선물입니다.”
 
 

 갤러리 각과 새로운 도전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길에 위치한 ‘갤러리 각’은 수많은 작가들이 등용하는 공간으로 약 8년간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를 해주고, 보이지 않게는 한형배 관장의 개인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장소이다.
 2005년 골든 메리지를 운영하고 있던 당시 ‘내 인생의 최종목표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고, 삶의 가치를 높이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다시 도전하기를 결심한다. 대학 졸업이후 마흔이 넘도록 이익창출에 관련된 일을 계속 해오고 있던 그에게 직접적인 이익창출이 없는 갤러리 운영은 딜레마였다. 그러나 그는 ‘갤러리 관장이라면 내가 평생 동안 의미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돈보다 그에게 의미가 있고 그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것이 ‘갤러리 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고,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그 외에 다른 것들은 포기해야한다. 그는 좋아하는 일은 이성적으로 계산하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일에 자기를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투자는 스펙이나 기술을 쌓는 것보다 먼전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 이다. 다른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고, 생각을 하고, 보고, 교류하며 다른 사람에게 부족한 것을 배우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고민을 안 할 수는 없지만, 그 고민이 길어지면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 할 때는 위험요소만 생각하면 그 일을 시작 할 수 없고, 위험요소 보다는 그것을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탐험이고 모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어떤 일도 탐험심과 모험심이 없이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탐험심과 모험심이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압도하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의 갤러리에서는 ‘관객과 소통하며 그들의 살아 숨 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린이를 위한 특별전시나, 쥬얼리 패션쇼 등 늘 새로운 기획을 주저 없이 시도한다. 갤러리 사업을 해오는 동안 수도 없는 도전과 실패와 방황에 흔들리고 좌절했지만, 그는 ‘헝그리정신’ 으로 성장하고 버틸 수 있었다. 그는 갤러리의 자금적 정상 운영을 위해 많은 일들을 만들어서 해왔고, 정말 돈을 벌기 위해 두 가지에서 세 가지 일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 결과 ‘갤러리 각’은 이제 회화뿐 만이 아니라 쥬얼리 전문 갤러리로도 입지를 굳혔다.

 그는 앞으로는 좀 더 ‘나’ 자신을 위해서 살고 싶다. 지금까지는 남들과 교류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그의 이름을 건 브랜드와 작품으로 고객을 만나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세계시장에 알릴 수 있는 작품을 남기고 싶다. 갤러리도 지금까지는 젊은 작가들을 개발하는 등용문으로 역할을 했다면, 내년부터는 더 수준 높은 전시회를 많이 열고 싶다. 용기가 없이는 어떤 것도 시도할 수 없다는 한형배 관장의 도전에 계속되고 있다. 그의 앞으로의 내일과 도전에 진심 어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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