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의 미술여행] 영국 런던 버킹엄 궁전, ‘로열 스탠더드 깃발이 펄럭이는 궁’

  • 입력 2023.06.22 15:22
  • 수정 2023.06.22 17:05
  • 기자명 김석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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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대표적인 입헌군주제 국가로, 여왕이 존재하는 왕실을 가진 나라다. 현재의 영국 왕실은 윈저(Windsor)가문이 왕위를 계승·유지하고 있다. 영국의 왕위 계승 법에는 자손이 없을 경우 가장 가까운 왕족이 왕이 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1649년 공화정으로 단절되었던 왕정이 1660년에 다시 이루어졌고, 1714년 스튜어트 가문의 혈통이 끊어지면서 왕위 계승권은 ‘하노버가(家)’로 넘어갔다.
 
‘하노버가(家)’는 독일에서 온 조지 1세가 왕위 계승법에 의해 영국의 왕권을 얻게 되었고, 그 후 독일계가 계속해서 영국 왕실을 지켜왔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영국과 독일이 적국 관계가 되면서 왕가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고, 그래서 왕가의 이름도 윈저(Windsor)로 바꾸게 되었다. 현재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1926년 조지 6세의 장녀로 태어나 왕자가 없었기 때문에 여왕의 자리에 올랐으며, 왕위 계승자인 찰스 왕세자를 비롯하여 앤드류 왕자, 에드워드 왕자와 앤 공주를 두었다.
 

버킹엄 궁전 풍경_김석기 작가
버킹엄 궁전 풍경_김석기 작가

현재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생전에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결혼과 이혼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인 故 ‘다이애나’가 바로 찰스 왕세자의 비였다. 그녀는 왕세자와의 사이에 왕자들도 있었으나 찰스와 이혼을 하였다. 그 후, 다이애나는 프랑스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비운의 여인이 되었으며, 찰스 왕세자는 옛 애인 ‘카밀라 파커볼스’와 재혼을 하였다. 
  
버킹엄 궁(Buckingham Palace)은 1703년 버킹엄 공작 존 셰필드의 저택으로 세워진 것을 1762년 조지 3세가 왕비를 위해 사들였고, 조지 4세가 막대한 돈을 들여 개축한 것을 1837년 빅토리아 여왕 즉위식 때 궁전으로 격상 시켜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버킹엄으로 들어서면서 왕궁의 중앙 꼭대기에 ‘로열 스탠더드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버킹엄 궁에 존재하고 있다는 증표다. 왕궁에 여왕이 있을 때만 게양 한다는 ‘로열 스탠다드 깃발’이 버킹엄의 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버킹엄 궁전 풍경_김석기 작가
버킹엄 궁전 풍경_김석기 작가

  
궁전 앞의 원형광장에는 빅토리아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세인트 제임스 공원과 트라팔가 스퀘어로 이어지는 산책로 더몰(The Mall)을 따라 우거진 플라타너스가 아름답기도 하다. 광장 한쪽에는 1833년 왕실 근위대 막사로 건립했다는 웰링턴 막사가 있고, 박물관과 근위대 예배당도 있다. 
  
호수를 포함해서 약 17만m²에 이른다는 대정원, 그리고 무도회장, 음악당, 미술관, 접견실과 도서관 등이 들어서 있는 버킹엄 궁전은 19개의 스위트룸을 비롯하여 V.I.P와 스태프들을 위한 240여 개의 침실, 사무실 92개, 욕실 78개 등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궁전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수는 약 450명, 연간 초대 손님은 4만 명 정도라고 하며, 왕족들을 보필하는 시종 50명은 궁에서 함께 머물며 살아간다.  
  

하이텔공원에서_김석기 작가
하이텔공원에서_김석기 작가

런던에서 가장 화려한 이벤트라고 하는 버킹엄 궁의 근위병 교대식(Changing Guard)을 보려는 사람들이 궁 안으로 몰려 들어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틈에 끼어 근위병 교대식을 기다리며 스케치 북을 펴고 버킹엄의 웅장함을 옮겨본다.  
  
근위병 교대식은 4월에서 7월까지는 매일 한 번, 나머지 기간에는 이틀에 한 번씩 오전 11시에 열린다. 근위대는 그레너디어(Grenadier Guards), 콜드스트림(Coldstream Guards), 스코트(Scots Guards), 아이리쉬(Irish Guards), 웰시(Welsh Guards) 등 다섯 부대로 구성되어 있다. 근위대는 짙은 남색 깃을 단 붉은색 상의에 검은 곰 털로 만든 둥근 모양의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계급이나 부대는 모자의 왼쪽이나 오른쪽에 꽂는 털의 색과 상의의 단추배열 등으로 구분된다.
  
교대식은 근무를 마치고 세인트 제임스 궁전을 출발하는 근위병들과 근무를 하기 위해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있는 웰링턴 병영을 출발하는 근위병들이 양쪽에서 동시에 출발하면서 시작된다.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_김석기 작가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_김석기 작가

버킹엄의 전통을 상징하는 빨간 상위복과 검은색 털모자를 착용한 근위병들이 멀리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군악대가 앞장을 서고 말을 탄 기마병들이 줄을 잇고, 근위병들의 행렬은 수만 명의 방문객들을 기대감과 흥분된 분위기 속으로 몰아넣는다.
 
세인트 제임스 궁전에서 출발한 근위병들은 광장으로 이어지는 큰길, 더몰(The Mall)을 따라오다가 빅토리아 여왕 동상 주변을 거쳐 버킹엄 궁전으로 들어가고, 웰링턴 병영을 출발한 근위병들은 군악대를 앞세우고, 아름다운 제복을 자랑하며 버킹엄 궁을 향한다. 궁전 앞에서 만난 두 근위병들의 무리는 교대식을 올리고, 근무에 임하는 근위병은 초소로 향하고, 근무가 끝난 근위병은 병영으로 돌아간다.   
  
1815년 유럽 연합국의 웰링턴이 이끌던 영국군이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를 격파함으로써 23년에 걸친 오랜 전쟁이 끝나고, 영국군이 승리의 기념으로 프랑스군이 입었던 곰 가죽 옷을 벗겨 오려서 모자를 만들어 쓰기 시작한 것이 버킹엄 근위대의 털모자의 역사가 되었다. 그러나 현재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는 곰 가죽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동물보호단체의 비판을 받아 영국 국방부는 모자 소재를 다른 것으로 찾겠다는 공식 발표를 했다.   
 
‘런던에 싫증난 사람은 인생에 싫증난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런던은 역사적 전통과 다양한 문화와 볼거리들로 빛나는 도시,  다시 오고 싶은 아름다운 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버킹엄 궁전에서의 김석기 작가
버킹엄 궁전에서의 김석기 작가

雨松 김석기(W.S KIM)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경희대, 충남대, 한남대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초대작가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A.P.A.M 정회원 및 심사위원
개인전 42회 국제전 50회, 한국전 4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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