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의 빛깔처럼 강렬한 마음으로 그려내는 작가의 삶

조금주 작가 임채은 기자l승인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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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강렬한 붉은 색감을 캔버스에 묘사하는 화가가 있다. 바로 조금주 작가다. 조 작가만의 석류는 깊은 양감과 환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형태가 모여 완성된다. 수없이 반복된 시행착오와 노력의 결실이 조 작가의 손끝에서 석류로 태어나는 것이다. 조금주 작가의 특별한 작업 이야기가 궁금해 피플투데이는 직접 조금주 작가를 찾아갔다.

 

석류에 담아내는 인생의 희로애락
조금주 작가가 말하는 그림이란 ‘자신의 심상을 드러내는 회화적 언어’다. 그러므로 석류는 조 작가가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가장 근본적인 매개체라고 볼 수 있다.

“석류를 처음 그리기 시작했을 때 주변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어요. 석류는 그저 조그만 열매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저는 석류로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다양한 표현을 생각하고 연구했습니다. 정물화 속에서 흔히 끼어있는 과일인 석류는 그저 그림 속의 한 요소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과일입니다. 탄탄하고 정열적인 색, 그리고 석류의 두터운 껍질을 터뜨리면 나타나는 무수히 많은 씨 알갱이가 저만의 감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조 작가의 석류와 자연물은 빛과 어둠을 기준으로 쪼개지며 기하학적인 양감으로 묘사된다. 일명 ‘분석적 큐비즘(cubism)’ 기법이다. 다각도에서 바라본 대상을 주관적 관점으로 재해석해 캔버스에 담아내는 작업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조 작가의 석류는 기쁨과 슬픔, 행복과 갈등 등 내면의 감정을 묘사하며 주변의 자연 속 친근한 소재들과 함께 어우러진다.  
처음부터 조 작가가 입체주의 그림 작업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목포에서 살던 시절 조 작가의 그림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갯벌과 바다, 그리고 도시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담아내는 사실주의 작업이었다.

“목포에서 그림을 그리던 시절에는 중후하고 어두운 색감과 무게감이 저에게 안정감을 줬던 것 같습니다. 이후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하게 되면서 어느 날 유리창에 햇빛이 들어오는 광경을 보고 온몸이 말끔히 나은 것처럼 좋은 기분을 느꼈고 그림에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치료 도중 우연한 기회로 미술학원 아동 그림 지도를 맡게 되었고, 아동화 그림 특유의 중첩성과 순수함이 제 그림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프랑스 아트페어에 작품을 출품하며 갔다 온 여행이 새로운 화풍을 시도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예술인, 예술의 본고장 파리를 보며 자연 고유의 아름다운 빛깔에 큰 감명을 받았고, 저만의 색깔을 내고자 하는 시도가 큐비즘 작업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오랜 꿈, 현실로 구현되다
어릴 적 길을 잃고도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던 아이. 초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에 칭찬을 받으면 뛸 듯이 기뻤던 아이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그림에 애정을 품고 붓을 든다. 조 작가는 학창 시절 국내 여러 미술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그림 실력을 입증하고 꿈을 키워왔지만, 사정상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비로소 시작한 예술의 길이다. “손끝에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 그렸다”는 관제엽서 소묘 그림이 좋은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시작해 교육원에서 유화 그림을 그려냈고, 현재는 한 명의 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이다.

“명확한 답이 보이지 않는 영역 안에서 허우적거리며 도전하고 갈등과 좌절의 반복인 과정이었지만, 그럴수록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갈증은 더욱 깊어지기만 했습니다. 정성을 다해 그렸던 그림을 다시 뜯어내 새로운 색을 덧칠하며 답답한 마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라진 그림들은 오히려 제 그림에 새로운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 시공간 50F

 

더욱 풍성한 예술을 위해
오로지 그림을 그리고자 달려온 삶이다. 오랜 열망이었던 작가로서 살아가는 지금,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금주 작가는 “전시회에 온 관객들이 제 그림을 보고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답했다. 

“비전공자였지만 그림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오직 꿈 하나만으로 지금껏 부딪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제 그림 또한 다른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전시회를 하며 제 그림을 감상하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보면 몹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어요. 정말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제가 좋아서 해온 일이지만 제 작품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석류를 그려내며 내 마음 닿는 데까지 사랑과 행복을 찾고 사람들에게 제가 느낀 것과 마찬가지로 따뜻한 기쁨을 고스란히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림은 결국 소통의 매개체다. 캔버스에는 화가의 마음이 온전히 드러나며, 그러한 감정은 관람객들에게 반드시 전달된다. 그림에 관해 명확히 설명할 수 없어도 그렇다. 조금주 작가가 말하듯 그림은 그 자체로도 회화적 언어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각자가 품고 있는 그림에 관한 생각을 직접 표현하고 나눌 수 있다면 예술이 좀 더 풍성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이러한 조금주 작가의 바람처럼 예술의 이야기가 더욱 활발해지고 누군가의 새로운 꿈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저는 전시장으로 오신 분께 늘 감상을 조금이라도 꼭 여쭤보곤 합니다. 처음에는 말하길 주저하시지만, 결국에는 그림에 대해 정말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주시기 때문에 저에게 큰 원동력이 됩니다. 교감을 나누고 서로에게 위로를 안겨줄 수 있는 것이 그림의 힘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분위기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기쁨으로-休2 20P

 

Profile
개인전 10회, 그룹전 및 정기전 60회
초대개인전-남송미술관
부스개인전-남양주아트센터 유망작가 2인전
아트페어- 싱가폴, 프랑스, 홍콩, scaf, 히즈, 코엑스홈테이블 아트페어
서울월드아트엑스포 여성작가 초대전
김암기 오마주전
2019 사랑의 작품전 초대전
"목포는 항구다" 출향작가와 함께하는 연홍빛 초대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2회
58회 경기미술대전 입상
3회 앙데팡당 korea 피카디리국제 예술제 작가지원상
여성미술대전 동상, 입선


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 초대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남양주미술협회, 녹색미술협회, 청유회, 경기미술인회 회원

▲ Consolation 20F oil on canvas

임채은 기자  notalklat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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