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전문 변호사가 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김동욱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 / 중대재해대응센터장 박예솔 기자l승인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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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의무 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 회사 등의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어느덧 시행 만 1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여전히 근로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연일 끊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난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업무상 사고 또는 질병이 발생한 재해자가 총 9만6485명으로 전년 동기 9만789명에 비해 5696명 늘었다. 이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는 중대산업재해를 521건으로 집계했다. 

이와 관련, 기업들의 사전 대응 및 사후 대책 마련을 위해 로펌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전담대응팀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굴지의 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세종 또한 발 빠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피플투데이는 법무법인 세종의 중대재해대응센터 김동욱 변호사를 만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움직임과 현주소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중처법 대응 위해 모인 ‘중대재해대응센터’ 출범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2021년 8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앞서 산업안전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는 산업재해 대응팀을 중심으로 건설, 환경, 제조물, 화학물질, 부동산, 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대재해의 포괄적인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최고의 법률전문가들 약 50여명으로 구성된 중대재해대응센터를 출범했다. 센터장을 맡은 김동욱 변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소송업무를 총괄하였으며 고용노동부에서 노사관계 법제를 담당했던 노동법 및 노사관계 전문가로서, 중대재해 사전 예방을 위한 컨설팅부터 중대재해 발생 사후 대응 업무에 있어 보다 전문적이고 신속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고 하여 산업재해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는 늘 예기치 못한 순간에 발생합니다. 하지만 사전에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회사 측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한다면 분명 사고를 줄이는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자본력이 튼튼한 대기업의 경우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는 한편, 중소·중견기업 대부분은  사업주의 책임이 대폭 늘어난 사실 자체는 인지하면서도,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힘들더라도 사전에 대응을 해놓는다면 사고를 줄이는 효과도 있겠지만 불운하게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처벌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처법, 수사기관의 보다 신중한 자세 필요해
중대재해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나뉜다. 중대산업재해란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전치 6개월 이상 부상자 2명 이상이거나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한 산업재해를 말한다. 중대시민재해는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재해로서 중대산업재해와 유사한 피해가 발생한 재해를 가리킨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규정 등의 모호함으로 인해 여러 가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3호의 예를 들어본다. 동 조항에서는 경영책임자에게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대한 점검의무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 위험성평가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험성 평가를 이용하여 점검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이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였다면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3호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수사기관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수사기관에서는 이 위험성평가를 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하였다는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위험성평가 자료가 수사의 대상이 되는데요. 위험성평가 결과 사고위험을 인지하였고 그 후에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봅니다. 여기까지는 동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험성평가 결과 인지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발생 위험을 점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소하는 사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게 되면 경영책임자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을 쉽게 단정 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며, 수사기관에서도 심도 있게 사건을 살펴야합니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공소장을 살펴보면 경영책임자가 어떤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그에 따른 사고 발생과 어떠한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특정이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흔적들이 보여 안타깝습니다. 수사기관들이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사건 조사에 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실에 맞는 중처법 개정으로 실효성 제고
이와 관련, 김동욱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성 있는 법안이 되기 위해선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노동계는 강화 방향으로, 경영계는 완화 방향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안전 문제에 있어서는 노·사가 대립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상호 협조적인 태도로 보다 안전한 근로현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준수할 수 있는 수준의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법안이 다소 추상적이고 해석의 어려움이 다분하여 기업이 지키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또, 중소·중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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