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헌신과 사랑이 만든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

목남희 前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부 교수 박예솔 기자l승인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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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들이 훌륭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기를 바랄 것이다. 자녀가 명문학교, 좋은 직업을 가졌다고 하여 훌륭하게 성장했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前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부 목남희 교수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을 통해 아버지 故문상률님과 어머니 강윤선 여사로부터 이어받고, 또 자신의 두 아들에게 자연스레 물려준 특별한 가정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전했다. 

누구나 부모가 될 수는 있지만 좋은 부모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목남희 교수의 부모님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이라는 불운한 시대를 몸소 겪은 인물들이다. 목 교수의 조부는 이른 나이에 파킨슨병이 발병해 아버지는 고작 15세에 가장이 되어야했고, 조모는 조부의 병시중을 들어야했기에 모든 가정의 일은 어머니가 도맡았다. 훗날 조모는 ‘열녀상’을 받았으며,  부모님을 끝까지 정성으로 모신 아버지는 ‘효자상’을, 어머니는 ‘효부상’, ‘장한 며느리상’을 수여받았다고 한다. 이렇듯, 목 교수의 부모님은 부모를 향한 효심과 자녀를 위한 사랑, 그리고 부부라는 단단한 매듭으로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7남매를 훌륭히 성장시켰다. 또 그들이 배필을 만나 16명의 자녀를 훌륭히 키워냈다. 3대를 걸쳐 전해진 부모의 위대함은 자식들로 하여금 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늘 올바른 부모의 표상이 되어왔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가정교육법은 대를 이어 전해진다. 목 교수 또한 슬하에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냈다. 큰 아들은 콜롬비아대학교 메디컬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일리노이 대학 Northshore Hospital에서 정형외과 정형외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오는 6월부터 Stanford University, Medical school 정형외과 교수로 발령이 예정돼있다. 시카고 정형외과 의사 TOP10 중 한명으로 소개된 바 있다. 또 작은 아들은 하버드대학을 졸업하였으며 현재 글로벌 핀테크기업 페이팔에서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피플투데이는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녀를 믿고 사랑해준 부모님에 대한 목 교수의 존경과 애정, 그리고 자녀들에게 전하는 ‘내리사랑’과 같은 자녀교육법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부모’라는 이름의 서포터, 그 믿음에 보답하다
목남희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켄터키 주립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회계정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해 영국 국영 석유회사British Petroleum Corp. 회계파트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여 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들어와 다수의 미국 회사를 거쳐 다국적 제약회사 Schering Plough Korea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학창시절엔 외교관을 목표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지만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갈증으로 미국 유학을 선택했습니다. 평소 수학에 자신이 있었기에 회계학을 선택해서 공부하게 되었지요. 연년생 두 아들을 키우면서도 시간을 쪼개서 학교에 다녔습니다. 회계사 자격 덕분에 20년 만에 한국에 들어와서도 회계사로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삶의 모든 것은 오롯이 저의 선택이었어요. 부모님은 우리에게 공부를 해야 한다거나 직장을 가져야 한다고 강요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자녀들이 출세하기보다는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셨지요. 때문에 자녀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묵묵히 지지하며 항상 우리를 먼저 격려하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아버지에게 야단맞은 기억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예요. 또, 병환으로 누운 조부모를 정성으로 섬기고 모시던 부모님의 헌신적인 효심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생겨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부모님의 사랑과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오직 열심히 공부하여 두 분의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는 것이라는 일념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때로는 부모님의 곁이 그리운 날도 이겨내고 타국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은 목 교수를 포함한 7남매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효심이었으리라. 그도 그럴 것이 7남매와 그 배우자 14명은 의사, 교수, 설계사, 회계사, 기업가 등 사회에 보탬이 되는 전문 인력으로 일하고 있으며, 그중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8명이나 된다. 뿐만 아니라 16명 손주 중에는 기업인, 의사, 판사, 변호사, 약사, 회계사, 건축사, 간호사, 교사, 실리콘밸리 진출, 청년 창업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44명의 자손 중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 졸업생이 5명이며 서울대학 졸업생이 7명이다.

고액과외나 개인 교습을 받아본 적도 없고, 부모로부터 학교 성적에 대한 어떠한 꾸중도 없이도 7남매의 손주 16명은 여느 명문가나 학자 집안 못지않은 뛰어난 학업적 성취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 바탕에는 대를 이어 내려온 자녀를 위한 부모의 사랑, 또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자녀들의 효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 목남희 교수의 부모님

 
말보다는 행동, ‘솔선수범’이 중요한 이유
목 교수의 부모님은 늘 말로 훈육하기보다 스스로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솔선수범의 자세로 자녀를 교육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일가친척부터 같은 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이웃, 자녀들의 친구들까지도 나눔에 있어 주저함이 없는 어른이었다. 

“아버지는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학생의 등록금을 몰래 내주기도 하셨고, 마을에 어르신들이 모일 수 있도록 기와집을 사들여 북천면 복지관으로 기부하는 등 남몰래 선행을 이어오셨습니다. 또 친절하고 긍정적인 성품과 경청의 자세가 몸에 배인 분이셔서 누구와도 금방 친구가 되어 다정다감하게 지내곤 하셨습니다. 7남매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주신 분이었지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7남매가 모여 아버지 이야기를 한 날이었는데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아 ‘아버지는 나를 가장 사랑했다’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누구 하나 치우침 없이 골고루, 그것도 듬뿍 사랑해주셨으니 자녀들 모두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두 분은 일생동안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는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한다. 대부분 저녁 식사는 가족과 함께 하며 자녀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들에 대해 이야기 듣는 것을 즐기셨고, 거기에 아버지 자신의 삶의 지혜를 보태 가르침을 전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6.25 전쟁 당시 유엔군 소속 미군 부대와 합류하여 전투에 참여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배운 영어 회화로 우리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모르는 것은 물어가며 노트에 적기도 하고 암기도 해가며 손주들과 소통하기를 즐기셨다. 영어를 전혀 모른 어머니도 알파벳을 터득하시고 영어를 우리말로 적어가며 한국말이 서툰 손주들과 한국말과 영어를 혼용하며 소통하시고 즐거워하셨다. 어머니는 독실한 불교 신자로서 불경 공부도 열심히 했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서예도 공부하셨다. 경상남도 한문서예대회에 출전하여 세 번이나 입상했을 정도로 열심히 독학했다. 

판소리도 오랫동안 무형문화재 스승님에게 배우셨다. 어머니는 88세 미수에 판소리로 독창을 하셔서 박수갈채를 받으셨다. 89세이던 2015년에는 한국로터리클럽 세계대회에서 10분이 넘는 판소리를 독창으로 불러 참석자들을 감동시킨 적도 있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게 신문물을 익히는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취미를 위해 시간과 열정을 아끼지 않으신다. 그러한 것들이 쌓여 스스로 빛나는 보석 같은 인생을 빚어내는 것이다. 정도(正道)를 걸음으로써 자녀들로 하여금 그 길을 따라 걸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솔선수범의 자세이다. 

“만약 부모님께서 말로만 공부하라고 다그쳤다면 7남매는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을 거예요. 두 분의 긍정적 사고와 부모에 대한 효심 그리고 하면 이룰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보여주시고 스스로 먼저 행동하셨기에 우리도 스스로 공부하고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어머니의 위대함이 담긴 보물 1호
목 교수는 어머니의 가계부를 가보(家寶)라고 칭했다. 목 교수의 어머니는 저녁이면 항상 일기장을 곁들인 가계부를 작성하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날의 시재를 반드시 맞춘 후에야 장부를 덮곤 하셨습니다. 한 번은 외상값을 치른 것을 잊어버린 상점 주인이 어머니에게 다시 외상값을 요구하자 어머니는 가계부를 보여주셨지요. 그 다음부터는 어머니의 가계부가 거래의 기준이 되었다고 합니다. 빈칸을 두지 않았고 항상 차변과 대변을 맞추기 때문에 한 치의 오차도 발생할 수 없는 것이지요.”

목 교수가 셈에 능한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되는 대목이다. 어머니는 90세가 넘은 지금까지도 가계부를 빼놓지 않고 작성하신다.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적어 내려간 가계부에는 가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진정한 가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어머니의 이러한 세심함과 절약정신, 그리고 혜안이 어우러져 전쟁의 여파로 인해 가난했던 시기를 빠르게 청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목남희 교수와 어머니

“내리사랑과 치사랑”
어머니는 목 교수가 미국에서 20여 년 동안 보낸 편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 목 교수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서야 모아둔 편지를 돌려주었다.

“편지를 보니 옛날이야기가 알알이 담긴 사연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어머니의 자상하신 사랑과 정에 눈물이 핑 돌았지요. 아직도 그 편지를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어머니가 보내주신 편지를 잘 모아둔 줄 알았는데 미국 집을 정리하면서 분실했거든요. 어머니의 애틋한 정성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어머니는 자식이 태어날 때 입었던 배냇저고리를 비롯해서 자식이 쓰던 물건도 버리지 않고 보관해두었다가 90세가 되던 해에 모두 챙겨서 각자 주인에게 돌려주었어요. 자녀들의 사진, 성적표, 표창장 등 50년 이상을 보관하다 돌려주신 것입니다. 부모가 되어보니 그 사랑이 얼마나 위대했는지 다시금 가슴에 새겨보게 되네요.”

내리사랑은 있지만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클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목 교수의 가족에겐 내리사랑도 있고, 치사랑도 있다. 서로를 향한 애틋한 사랑에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마음속에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를 모두와 나누고파
목 교수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을 집필하면서 글쓰기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숫자만 다루던 그가 글을 사랑하는 문인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그는 앞으로도 마음이라는 그릇에 담긴 감정들을 그대로 글로 아름답게 표현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교류해온 친구들은 제가 요즘 성숙해졌다고들 하더군요. 웃음이 났어요. 이제야 성숙해졌다는 게 놀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요. 제 스스로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어딘가 빈 공간들이 채워지는 것을 느껴요. 책을 아주 멀리하며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울리는 문장이 주는 아름다움을 왜 이제야 느꼈을까요? 평생 글과는 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나도 재미있어요. 결국엔 이렇게 만나게 될 운명이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저는 원래 굉장히 활발한 성격이라 등산이나 골프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데, 이렇게 가만히 앉아 글을 쓰는 것의 즐거움을 또 알게 되네요. 이 나이에도 새로운 것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우리 부모님께서도 늘 배움에서 즐거움을 얻으셨던 것을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모님으로부터 배웠나 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작은 행복도 놓치지 않고 큰 행복으로 만드는 삶을 많은 분들에게 글로써 전하고 싶습니다.”

▲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 출판기념회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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