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세계 속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다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조일아 교수 박현식 기자l승인2020.10.21l수정2020.10.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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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와 통(通)하다
숙명여대 글로벌 서비스학부 조일아 교수는 스페인어 국제회의 통역사이자 전문 번역  사로 활동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족이 이민을 가서 스페인어와 연을 맺게 되었다. 당시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일상 생활에서 통역을 도와드리며 자연스럽게 통역사를 꿈꾸게 되었고, 전문 통역사 과정이 없던 아르헨티나를 떠나 한국에 돌아와 한국외대 스페인어학과에 진학하였다. 

조 교수는 스페인어학과에서 언어뿐만이 아니라 문화, 역사까지 공부하며 스페인어권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고, 자취를 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에 독서를 많이 하였다고 한다. 조 교수는 당시 수 많은 소설책을 탐독했는데, 그 결과 향후 출판 번역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조 교수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하여 통 번역에   대한 전문성을 쌓고 본격적으로 통번역 실무를 하게 된다.

"처음 통역 업무를 했을 때, 매번 새로운 분야,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과 일을 해야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통역은 단순히 언어를 변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연사와 청중 양쪽의 분위기를 잘 읽고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감정과 입장까지 고려해서 소통이 원활하게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일아 교수가 통역사로 일한지 2년차에 기술 세미나의 통역을 나간 적이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인 수석엔지니어가 우리나라 시니어 기술자에게 1주일 간 기술 연수를 하는 세미나였다. 그때 당시만해도 연사의 감정이나 어조(어투)를 그대로 청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충실한 통역이라고 생각했다.

"외국에서 온 수석 엔지니어가 자신의 의도대로 일이 진행이 되지 않았는지, 우리나라 시니어 엔지니어에게 화를 내는 상황이 있었어요. 이때 저도 연사의 감정을 잘 전달하려고 똑같이 목소리를 높여서 전달했는데, 나중에 세미나가 끝나고 우리나라 엔지니어 분이 저에게 와서 ‘외국 엔지니어가 화를 낸 것은 이해하지만, 통역사 선생님까지 덩달아 화를 내니까 더 기분이 나빴다’고 웃으며 말하시더라구요. 이 때를 계기로 연사자뿐만 아니라 청중의 입장도 고려해서 통역을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20년 정도 현장에 있다보니 청중의 분위기와 니즈를 잘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이점이 학교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전달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통역사에서 교단으로
조일아 교수는 통번역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을 밟으면서 학생에게 스페인 통 번역 강의를 하였다. 조교수는 스페인어가 전공이었지만, 영어에도 관심이 많아 외국인에게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숙명여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회화 선생님 이 숙명여대에서 중남미 여성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 프로그램이 있는데 통역사가 필요하다고 하여 조일아 교수가 통역을 하게 되었다. 

당시 자리에 있던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최동주 학부장이   스페인어를 쓰는 문화 지역학에 대해 강의할 수 있냐고 조 교수에게 제안을 한 것을 계기로 숙명여대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 학부는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전문가를 육성하는 학부로 2010년 신설되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미래지향적인 학부로 역량이 있는 인재를 해외로 진출시키는 등용문 역할을 한다. 현재 조 교수는 숙명여대 글로벌 서비스 학부 글로벌협력전공학과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동시에, 2002년 국내 대학 중 최초로 만들어진 숙명여대 리더십 그룹인 숙명통역봉사단(SMIV) 자문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서비스 학부의 설립 취지인 국제무대에 걸맞는 의식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가 저랑 잘 맞았고,   가속화 되는 세계화로인해 학부의 역할이 앞으로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평소에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서 다른 사람이 그것을 활용할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통역사 경험을 통해 국제사회 진출하고 싶은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글로벌서비스 학부를 선택하였습니다. 통역을 하는 것도 재미가 있지만, 저의 경험과 지식을 학생에게 전달하고 이로 인해 자신감을 갖고 눈빛이 변하는 학생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발전하며 한국 청년과 세계를 이어주다 
조일아 교수가 요즘 가장 관심있게 보고 있는 연구 분야는 이문화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을 수업을 하거나 글로벌 화상회의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 조 교수는 바로 이런 때가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울 때라고 말한다.  특히 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소통할 때 예전과 달리 단순한 인사나 안부만 챙기는 것이 아닌, 의사결정, 협상 및 계약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약이나 한계가 어떤 것인 것, 강점과 발전 가능성은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 19 같은 팬데믹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 자원 고갈 등 수많은 불확실성에 이미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보호주의 민족주의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국가간 긴밀한 협력과 교류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민족적 지리적 경계는 그대로이지만, 산업간 인적교류간의 경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갖고 있는 소통과 이해의 능력을 지금처럼 익숙한 대상이나 환경이 아닌 다른 문화로 확대하는 유연성을 갖추어야 하고, 익숙한 곳에서의 생활 반경을 해외 같은 낯선 곳으로 확대하는 도전 정신도 필요합니다. 이것이 앞으로의 인재가 갖춰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조일아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우리나라 청년이 열린 마음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 19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 세계가 같이 풀어야할 숙제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에서 문제 해결력을 갖춘 뒤 그 무대를 세계로 확장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조 교수는 학생들이 새로운 문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사고를 가지도록 교단에서 노력할 것이라 웃으며 말했다.

"젊었을 때 여행을 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문화에 대해 많이 경험해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죠. 우리의 기준으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면 틀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공감한다는 뜻의 동의가 아닌 달라도 수용한다는 뜻을 가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노력한다면 세계적인 문제가 곧 우리나라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환경에서 개인적인 성장은 물론 우리나라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Profile

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서비스학부 겸임교수
스페인어 국제회의 통역사 및 전문 번역사


SOAS 런던 대학교 방문학자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통번역학과 박사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서과 석사


박현식 기자  hyunsik12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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