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을 책임지는 '메가 유니버시티', 원격교육의 패러다임

류수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박예솔 기자l승인2020.04.23l수정2020.04.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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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직장에는 정년이 있지만 인생에는 정년이 없다. 더 이상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 인생 사이클에 맞춰 살 수 없기에 직장인들도 인생 제2막을 준비하고자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의 희망사다리 역할을 자처하는 대한민국 최초 국립 원격 교육대학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사회복지학과 등 23개 학과와 ‘선취업·후진학’ 학사학위 과정 ‘프라임칼리지’, 그리고 대학원과 경영대학원 등을 개설해 배움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폭넓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뷰 당일 취임 2주년을 맞이한 류수노 총장과 방송대의 내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방송대, 인재들의 요람이 되다
국가 인재풀 시스템인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인물 분석 결과, 한국방송통신대학교가 SKY대학 출신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이는 방송대가 명실상부 인재들의 요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대를 찾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할 터다. 방송대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경제적인 등록금과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교수진의 실력과 수업의 질 또한 두말할 것 없이 매우 훌륭하다. 

방송대는 1972년 개교 이래 국내 최고의 원격교육 노하우를 가진 교수진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1000여 개에 달하는 고품질의 강의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PC나 스마트폰, TV를 통한 수강이 가능해 재학생들의 편의를 제고한다. 여기에 한 학기 당 30만원대의 부담 없는 등록금에 다양한 장학금 제도를 통한 연 160억원의 풍성한 장학혜택이 더해지면서 국민을 위한 교육복지 보편화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직장인이라면 재직 연한에 관계없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 ‘선취업·후진학’ 학사학위 과정인 ‘프라임칼리지’는 방송대만의 또 다른 강점이다. 프라임칼리지에서는 재직자기초과정, 사내대학과정 등 평생교육을 위한 비학위 과정도 운영 중이다. 실제로 재학생 가운데 직장인 비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제도에 대한 수요가 높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립감을 느끼거나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의 시선이 더러 존재할 수 있다. 방송대는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신·편입생의 대학생활을 돕는 튜터 제도와 먼저 공부를 시작한 선배가 학습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멘토 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전국 13개 지역대학과 3개 학습센터, 31개 시·군학습관 등 전국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필요할 때마다 강의실, 도서관, 스터디룸 등을 이용할 수 있고, 1800개의 스터디 모임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게다가 온라인 강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국 지역대학에서 면대면 출석 수업도 병행하는 등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러닝을 통해 타 사이버 대학과 차별점을 두고 있다. 


방송대 최초 동문 총장, 학교의 위상을 높이다

앞서 언급했듯, 국가인재 DB 4위를 차지할 정도로 71만 동문이 각자의 자리에서 학교를 빛내주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류수노 총장은 방송대 동문 최초로 모교의 교수로 임용된 데 이어 총장직에 이름을 올리면서 동문들의 자부심이자 귀감이 되고 있다. 

충남 논산에서 10남매 중 여덟째로 태어난 류 총장은 일찍이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농사 일이 천직이라 생각하며 살아왔으나, 21살 군에 입대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항로를 맞이하게 됐다. 대부분의 방송대 재학생이 그러하듯, 류수노 총장 또한 제 때에 하지 못한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방송대를 택했다. 

“군 복무를 하면서 배움에 대한 갈증이 깊어져 26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학업을 시작하고자 알아보던 중 방송대를 알게 됐고, 전공은 아무래도 어린 시절부터 착실하게 다져 온 농학과로 입학했습니다. 방송대 졸업 후 공부가 계속 이어져 충남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고 농촌진흥청에 입사를 하게 됐고, 미국과 일본 국비유학의 기회를 갖기도 했지요. 이후 1999년 방송대 졸업생으로는 처음으로 모교의 농학과 교수로 부임하게 됐습니다.”

류 총장은 그간의 노력을 통해 농학자로서 쌀 관련 논문 139편을 썼고, 국내외 특허 21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09년엔 항산화 항암효과가 있는 ‘슈퍼자미’를 2016년에는 비만과 당뇨 억제 효과가 있는 ‘슈퍼홍미’를 개발하면서 대한민국 100대 연구성과패를 수상하고 대한민국 농림축산식품과학 기술대상을 3번 수상하는 등의 영광을 얻기도 했다. 

“일련의 일들을 겪다보니 인생은 한발 한발 내딛으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만약 방송대를 택하지 않았다면 학자가 아닌 농사를 짓고 있었겠지요. 우리 대학의 슬로건이 ‘내 인생을 바꾼 대학’입니다. 교육기관의 진정한 역할은 개인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교육의 희망사다리 역할’과 같은 것이죠. 꿈을 위해 도전할 수 있는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인생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부합하고, 앞으로도 더욱 중대한 역할을 해나가리라 생각됩니다.”

 

원격교육의 패러다임, 방송대의 미래를 그리다
지난 2018년에 취임한 류수노 총장은 어느덧 올해로 임기 2주년을 맞이했다. 임기의 절반을 오롯이 학생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모습이다. 

류 총장은 지난해 국회의원 175명의 이름으로 입법·발의한 방송대 특별법은 임시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또한, 취임 이후 약 250억원의 국가예산을 확보하며 DMC, 중앙도서관 등 본부 시설은 물론, 지역대학까지 아우르는 교육 및 연구 환경을 획기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교내의 청결을 책임지는 직원부터 경비를 책임지는 직원 등 방송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리에서 열심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주었기에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방송대를 선택한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가장 낮은 자리도 마다하지 않는 교육인으로, 앞으로도 학교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일련의 개혁을 통해서 방송대학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원격 고등대학으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이후 남은 임기동안 해결해야 할 숙제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류수노 총장은 올해 대학경영 목표를 ‘대한민국 미래 교육 선도대학 기반 상화’로 삼았다. 이를 위해 대학의 자원을 전략적으로 운영할 것이며,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는 등 지속 성장하는 대학 시스템 구축에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방송대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교육부와 함께 시행령 준비단을 구성해 방송대학의 미래를 선명히 그려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학생 수요자 발굴을 위한 신설학과 발굴과 더불어 교육콘텐츠 품질관리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학사관리 및 시험출제 시스템 혁신, 형성평가 프로그램 개발, 홈페이지의 전면 개편 및 U-KNOU 캠퍼스 모바일 환경 개선 등 시스템 개선뿐 아니라 2021년까지 중앙도서관을 신축해 학생들의 편의를 제고할 예정이다.

여기에 방송대는 오는 11월에 전 세계 162개 원격 고등교육기관이 참여하는 국제원격대학협의회(ICDE) 총장단 회의 주최를 앞두고 있다. 류 총장은 이를 기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으로 성장하기 위한 ‘세계 평생교육 서울 선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아울러 개교 50주년이 2년가량 남은 이 시점에서 대학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가 대거 참여하는 가칭 ‘개교 50주년 준비단’을 모색, 방송대학이 전 세계 평생교육의 대표기관이 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학교가 진일보하기 위해선 교육부의 지원이 절실한 것이 현실이다. 

“그간 대학 전반에 관하여 교육부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덕에 크게 어려움은 없습니다만,  지역중심의 일반 국립대학에 비하여 국가의 지원이 다소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 국립대학은 교직원 중 공무원이 비율이 80% 정도지만 방송대는 공무원이 비율이 50%가 되지 않습니다. 전국의 지역대학에 근무하는 180여 명의 직원 중 공무원은 40여 명으로 20%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필수 인력 운영 예산을 재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형태가 돼 대학 재정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최소한 타 국립대학 수준의 국가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이 조금이나마 개선된다면 운영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류수노 총장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마지막으로 류수노 총장은 방송대 재학생을 넘어 미래의 방송대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방송대에 입학하면서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공부의 맛’이란 걸 그때 알았습니다. 공부에 맛 들일 기회를 제때 누리지 못한 학생들에게 그 기회를 주는 것도 방송대의 역할이라 생각됩니다. 논어에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이지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로 즐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인생이 될 것입니다. 교수시절부터 우리 학생들에게 늘 하던 말이 있습니다.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본인에 대한 성찰과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이룰 ‘그릿(Grit)’이라는 열정을 가지라는 것인데요. 그 어떤 훌륭한 교육기관이라도 학생들의 성찰과 열정이 없으면 무의미하기 때문이지요. 우리 대학 71만 동문 중에는 방송대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 분들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방송대를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금이 그 때입니다.”

 

Profile
現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학력
충남대학교 대학원 석·박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 졸업

경력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 교수
미국 뉴욕주립대학교(Rutgers Univ.)박사 후 연수
일본 나고야대학 객원 연구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근무
경상북도 금릉군청 7급공무원 임용 (現김천시)
충청남도 천안시청 9급공무원 임용

수상경력
2018년 제27회 대한민국 무궁화대상(교육 부문)
2017년 한국작물학회 청사작물학 연구상
2017년 한국육종학회 품종개발 연구상
2013, 2011, 2008년 대한민국 농림축산식품과학 기술대상 (3회)
2010년 대한민국 100대 연구성과패
1995년 연구 분야 신한국인상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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