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위에 건축주의 꿈과 미래를 짓는 장인

안응준 스타일 랩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박예솔 기자l승인2019.12.31l수정2020.01.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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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건축주들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화려한 순간에, 행복을 추구하는 순간에,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할 때 건물을 짓는다. 인생에 있어 더 없이 중요한 순간에 건물을 짓는 것이다. 건물주마다 이 중요한 순간순간 마다 담아야 할 내용과 가치가 전부 다르다. 가족의 행복함을 담아 줄 집과, 회사의 비전을 담아서 짓는 사옥과 공장, 상가로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건물 등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릇도 달라진다. 

스타일 랩 종합건축사사무소 안응준 대표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건축주의 앞으로의 30년, 40년 혹은 그 이상을 내다보며 앞으로의 비전과 미래를 담을 수 있는 건물을 짓는다. 자신이 지은 건물들이 그냥 우후죽순 지어지는 구조물들이 아니라, 건물은 미래로 가는 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낸다. 

인터뷰 내내 해박한 건축 지식은 물론이고, 단순히 건물의 설계 수준을 넘어 건축주들의 꿈과 미래를 기획하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감탄을 주었던 안응준 대표와의 만남을 소개한다.

 

▲ 거제 라이트하우스

건축은 쇼핑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건축사 안선생>이 바로 안응준 대표이다. 안응준 대표는 건축을 쇼핑이라 정의한다. 건축주들은 큰맘 먹고 건물을 짓다 보니, 마치 왕궁같이 화려하거나 웅장한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안 대표는 이런 생각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매우 핵심적인 조언을 건넨다. 예컨대, 우리가 장을 보러간다고 생각해 보자. 마트를 구경하다보니 이것도 맛있을 것 같고, 새로 나온 저 상품도 괜찮아 보인다. 마구 담다보니 계산대에선 예산을 초과해 버렸다. 집에 가서 장바구니를 열어 냉장고에 넣고 보니, 일주일은 고사하고 이틀이면 끝나버릴 식재료다. 게다가 새로 나왔다고 해서 충동구매 한 음식은 생각했던 것보다 맛도 없어 불만족스럽다. 안 대표는 건축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고 그냥 주워 담는 쇼핑, 충동구매는 결코 좋은 쇼핑이 아닙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예산, 땅의 크기, 내가 짓고자 하는 목적에 맞지 않는 건물을 짓는다면 이는 잘못된 쇼핑을 하고 계신 겁니다. 제대로 된 쇼핑을 할 때처럼 건물을 지으셔야 합니다. 가성비는 건축에서도 현명하게 꼭 따져보아야 하는 요소입니다. 건물은 건물주에겐 꿈이자 미래로 가는 문이어야 하는 대상이지, 스트레스가 돼서는 안 됩니다. 알뜰살뜰 쇼핑해서 잘 골라 넣어 쌓은 건물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부가가치, 행복과 웃음이 샘솟도록 해야 합니다.”

‘건축은 쇼핑이다.’ 이것이 바로 안응준 대표 건축 철학의 핵심이다.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쇼핑카트에 담아놓고 계산대로 가면 돈이 모자라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건물 짓다가 ‘푸어’가 된다. 꿈을 갖고 시작한 건축이 오히려 건축주의 꿈은 물론이고 삶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안 대표는 그런 건축주들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이러한 사례들을 줄이고자 시작한 인스타그램에서 시작한 글쓰기는 어느덧 1만명이 구독하고 있다.

“무조건 화려하게, 마음에 드는 건 죄다 때려 넣어 짓는 건물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과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정확하게 나눠 줘야 합니다. 전문가로서 그들이 진짜 원하는 건물, 진짜 필요한 건물,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건물을 설계해 줘야 합니다. 무조건 비싼 자재와 고급 공법을 쓴다고 미적으로 뛰어난 건물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설의 단정함, 주변의 좋은 전경, 천연이 준 선물인 자연광, 필요한 조명, 이 모든 게 조화를 이룰 때 건물은 아름다워 집니다. 비싼 재료만 사다 붙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로우면서도 그 기능과 용도에 맞도록 지어 주는 것. 그것이 잘 지은 건축물입니다.”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건축사
건물을 지을 때 안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부분은 건축주와의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이다. “내가 설계 했으니 이렇게 지으셔야 합니다!”가 아니라, 건축주와 함께 계속되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대지 위에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예산 내에서 구현 가능한 최적의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당장의 이익이나 고객을 놓칠 수도 있는 손해를 무릅쓰고도 고객에게 솔직한 정보와 판단을 제공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신뢰가 쌓여 오랜 시간동안 그를 믿고 전적으로 맡겨주는 고객을 만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간의 실제 경험을 통해 쌓은 ‘진심을 다한 건물을 올리는 원칙’인 것이다.

안 대표의 사무실 풍경 중 인상 깊었던 것들 중 하나는 각종 건축물의 모형들이었다. 그는 모형을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형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면만 봐서는 건축주들이 100%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꼭 필요로 하는 일이라 설명했다. 

모형을 만드는데 길게는 한두 달 가까이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마이너스다. 그러나 안 대표는 모형을 통해 대화와 소통, 상호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핵심이자 진심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모형일지라도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건축물을 짓는 기본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 위례 은금재

건물은 건물주의 꿈과 미래에 알맞아야 한다
안 대표는 아무 건물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누차 강조했다. 돈이 있다고 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건물을 통해 건축주가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을 때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축주의 상황과 건물의 사용목적. 이것이 건물을 짓는 목표가 되어야만 제대 된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물론 비싼 재료를 사용해 멋스러운 건물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렴한 재료로 더 나은 효과를 내는 것을 추구합니다. 건축주의 비용에 맞춰주면서, 효용성을 갖춰주고, 건물을 짓는 목적에 맞게, 지어지는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안 대표는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생각하는 건축을 한다. 건물을 지을 때는 주변의 자연 환경은 물론, 상업시설인 경우에는 영업적 특성, 회사 사옥인 경우에는 조직적 특성, 단독주택인 경우에는 가족의 성향까지 세심하게 고려한다. 그만의 탁월한 면모는 상업 건축물의 기획과 설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특히 더 돋보였다.  

“상업 시설은 외부와의 조화가 더욱 중요합니다. 상업시설 특유의 영업특성을 고려해 설계하기 때문입니다. 사옥건물은 회사의 비전이 담겨야 하기에 조직도부터 체크가 시작되며, 또한 단독주택은 그 집에서 넘치는 것을 덜어내고, 부족한 것을 채워 넣어 건물을 짓는 각각의 목적에 알맞은 건물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건물은 끊임없이 진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건축주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오랜 시간 꿈을 펼쳐갈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설계한 준공된 건물에 자주 방문합니다. 건물이 지어진 이후에 실제 활용되는 것을 보면서 장점 등을 추가적으로 파악해 건축주들에게 다양한 제안을 드리기도 합니다. 제가 설계한 공간에서 건축주 분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속적인 마스터 플랜을 제안해 드립니다. 한 번의 건물 설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조언자로서, 제안자로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건물은 단순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아니라. 건축주들의 꿈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사업을 위한 공간일 때 저는 그 꿈을 위해 사업을 펼칠 공간을 그려주는 사람입니다. 하나의 건물만 그려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 후 그들의 미래를 그려주고 열어주는 것이 건축설계를 하는 건축사로서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안 대표는 건물이 건물주의 꿈과 미래에 알맞도록 짓는다. 경제적 여건은 기본으로 반영해야 한다. 설계할 때 꿈과 미래가 담겨야 하는 것이지 디자인적인 욕심만 채워 무조건 미적으로 뛰어난 건물을 짓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설계자의 잘못된 디자인적 욕심은 건축주를 절망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건축주에게 실질적인 조언들도 아끼지 않는다. 건축주가 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며, 건물주의 이야기를 듣고 국내, 국외의 유사사례의 조언을 전한다. 그리고 그 방향에서 건물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실제 건물에 쓰일 재료들을 설명해주며, 그것이 왜 좋고 왜 덜 좋은지 해설을 덧붙인다.

▲ 위례 은금재

건물이 지어졌을 때의 사용상황상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들까지 미리 제안을 하며, 건물에 붙이는 안내판, 작은 소품까지 조언해 주는 경우도 있다. 안 대표는 얼마 전 짓기 시작한 회사 사옥의 경우에도 회사 상황상 임대를 줄 수도 있는 부분을 미리 확인하고, 그 임대시설이 이용자가 사옥 분위기에 영향을 최소화 하도록 사전에 사옥설계에 반영한다. 또한 여성 손님이 많이 오는 상업시설의 경우에는 화장실을 크고 깨끗한 분위기로 구성하고, 여성들을 위한 안전과 청결에 더 고민하였고,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는 등 파우더룸의 기능도 고려해 헤어드라이어를 비치하도록 조언해준 건물도 있다. 


정성을 다하는 것 외엔 왕도가 없다
안 대표에게 그의 신념의 기반이 되는 직업관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정성을 다하는 것 외엔 다른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반드시 티가 나게 되어 있음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와도 늘 하던 대로 계속 해 나간다. 한번 쉽게 가려고 행동을 바꾸는 순간, 외려 모든 것이 한순간에 어려워지기 마련이라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안 대표에게서 그의 올곧은 신념이 느껴졌다.
 
“건축주 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 가장 좋았던 말은 ‘가족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건물은 많은 시간, 큰 돈, 그리고 그 이상의 꿈과 노력이 담긴 산물입니다. 인생의 큰 결정이자 결과물이죠. 가까운 곳에 계신 건축주 분들은 지나가다 커피도 드시고 가고, 점심시간엔 밥을 사준다며 데려가시고, 가족을 데리고 방문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 분들에게 내가 건물만 설계해 준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꿈을 밖으로 꺼내 설계하고 이를 실재하도록 해 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일했기 때문에 진심을 알아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한 가지 꿈이 있다면, 자신이 설계한 건물에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방문하더라도 환영받을 수 있는 건물을 짓는 것이라 했다. 자신이 설계한 건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30년 후에 혹은 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약속도 없이 불쑥 찾아갔을 때 건물주가  설계자를 반겨줄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싶다 했다. 그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계산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 건물을 짓는다. 

지금도 그가 SNS에서 <건축사 안선생>으로 하루 일과를 공유하면 “왜 근처에 왔으면서 우리 건물 안 들렀다가 갔어? 다음엔 꼭 왔다가 가.”라고 말하며 서운함을 토로하는 건축주들이 있다고 한다. 진심으로 자신의 방문을 기다리며 얼굴을 보지 못했음을 아쉬워하는 건축주 들을 자주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안응준 대표. 건물이 아닌 꿈을 설계하고 기획하는 그의 진심이 더 많은 건물과 건축주들의 마음에 깃들기를 바란다.

▲ 청주 에클로그 카페

 

Profile


스타일 랩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 설계 경력 11년 (건축사 2008년취득) / 건설사 경력 9년 / 인테리어 경력 1년 / 풍수 경력 13년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건축전공
(석사논문 :빛의 건축적 도구를 적용한 전통예전시관 계획)

소속 
대한풍수지리 연합회, 참살이 연구소 연구원

• 설계경력
서산시 서산제일교회 / 서울시 신천동 BMW잠실 전시장 / 서울시 페라리 전시장 (서울 청담동) / 서울시 보라매병원 새병원 / 서울시 강북 영어마을 / 서울시 서울 시립 아동병원 증개축공사 / 인천시 인천 적십자 재활병원 / 경산시 영남대 60주년기념관 / 삼성동 강남구 삼성1문화센터 / 광주시 쉬스마일 타운하우스 / 한남동 럭셔리 요트 빌딩 / 서산시 하늘보석교회 / 대전시 둔산 성광교회 / 대부도 서해 설 갤러리 / 용인시 더힐 타운하우스 / 양산시 스위스 단독주택 / 광주시 진홍 비쥬아르 전시장 / 홍천군 홍천강 풀그리다 펜션 / 제주시 행원리 단독주택 / 평택시 베리식스 타운하우스 / 위례 “은금재”단독주택 / 거제시 라이트하우스 펜션 / 청주시 에클로그 카페 / 서초구 커브하우스 

• 시공경력
성남시 산운빌딩 신축공사 / 성남시 서라벌빌딩 신축공사 / 분당구 삼정 그린빌라 (분당 야탑동) / 분당구 삼정 타운하우스 (분당 구미동) / 서울시 카톨릭 청년센터 신축공사 / 국방부 OO시설 조성공사 / 서울시 청우식품 본사 사옥 (서울 성북구) / 보령시 중부발전 보령 화력발전소 1,2호기 성능복구 공사 / 보령시 중부발전 보령 화력발전소 통합제어실 신축공사 / 서울시 명동 명동성당 보수공사

• 감리단경력
서울시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 신관 리모델링 / 용인시 총신대학교 양지캠퍼스 강의동 리모델링 / 서울시 목양교회 신축공사 (내곡동) / 성남시 판교 고급 단독주택 / 함안군 손양원 목사 기념관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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