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980년대 부유층과 권력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이던 '대도' 조세형(81)씨가 푼돈을 절도혐의로 16번째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조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검거해 9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조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께 서울 광진구 한 다세대 주택 1층 방범창을 뜯고 침입해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추적한 끝에 지난 7일 조 씨를 검거했다.
조 씨가 훔친 금액은 몇만원에 불과하지만 경찰은 조 씨의 범행이 상습적이어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도 조 씨가 한 것으로 추정되는 절도 사건이 있어 수사하고 있다"며 "조씨가 훔친 금액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1970∼1980년대 드라이버 하나로 잠금장치를 풀고 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는 등 대담한 도둑질을 일삼았다. 그는 훔친 금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의로움으로 미화돼 '현대판 홍길동'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이어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한 그는 출소한 뒤 선교 활동을 하고 경비보안업체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며 새 삶을 사는 듯했으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혀 수감생활을 하며 다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후 2005년에는 서울 마포에서 치과의사 집을 털다 경찰이 쏜 공포탄에 놀라 덜미를 잡혔고 2010년에는 장물 알선으로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013년에는 70대의 나이에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 등을 이용해 강남 고급 빌라를 털다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출소 5개월 만인 2015년 용산의 고급 빌라에서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 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