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예방 프로젝트] 나는 결혼에 맞는 사람인가?

앞으로 포대기를 두를 그녀들에게 한 마디 8 김여나 여나(여성나눔)커리어 코칭센터 대표l승인2019.06.10l수정2019.06.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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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에 맞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하면 결혼한 여성들은 이미 결혼을 해봤기 때문에 그 대답을 쉽게 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답은 똑같다. "아니요!"라는... 결혼이 맞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결혼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자와 함께 살을 부딪히며 살아야 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집안일에, 엄마가 되었다며 엄마의 역할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체질이 맞는 사람들은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우리는 왜 결혼이라는 것을 할까?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지."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이며 무책임한 말이다. 어른들은 내가 결혼에 대해서 생각이 없을 때 나에게 이런 말을 하며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봐도 결혼생활에 무척이나 행복해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내가 봤을 때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아이 때문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사랑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고, 그놈의 정이 무엇인지... 정말로 정 때문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친한 친구들을 봐도 그렇다. '결혼해서 행복해 죽겠어~'라는 표정으로 예식장에 들어가지만, 몇 년 아니 몇 달 지나지 않아서 그런 말이 쏙 들어가 버린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고 나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존경하는 분도 이미 오래전부터 '아내하고 각방을 쓰며 편하게 자는 것이 좋아!'라고 하셨고, 주변의 분들을 봐도 이제는 남보다 못한 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엄마 아빠의 숙제를 마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결혼도 너무나 위험한 것 같다. 나는 결혼하기 전에 엄마한테 매일 듣던 잔소리였다. "너 때문에 내가 숙제를 다 하지 못했다!" 누가 내준 숙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모가 된 이상 아이를 모두 다 결혼을 시켜야지만 부모로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늦게 귀가를 하게 되면 "왜 늦게 들어오니? 소개팅이라도 하고 오는 거야?"라며 모든 늦은 이유를 남자를 만나는 것으로 연결을 시켰고, 밥이라도 먹고 온 날은 그 사람의 신상 털이에 여념이 없었다.

결혼 안한 딸은 불효자이며, 등짝 스매싱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 회사에서는 조금만 성질을 보여도 노처녀 히스테리를 부린다며 그런 소리 듣기 싫어 싫은 소리도 못한다. 치고 올라오는 젊고 예쁜 친구들에 치여 일이라도 열심히 하자라고 마음먹으면 독하다는 소리를 듣고, 일에 있어서 성과를 올리면 "그러니까 남자가 없는 거야!"라며 한소리를 들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그때의 나를 생각하니 별의별 소리를 들으면서 살았구나... 하며 그때의 나를 위로하게 된다. 

그렇게 시달리게 되니 정말로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쯤에서... 적당히 나 자신과 타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그렇게 결혼 한 여성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결혼했건만 자신이 생각했던 미래는 오지 않고, 원하는 아이도 생겼지만 행복하지 못한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난생처음 해보는 육아로 인해 눈물을 짓기도 한다. 남들은 아이 낳고 행복하다는데 나만 이런 건가? 하는 생각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기도 한다. 아이는 낳기만 하면 저절로 자란다고 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의 손이 가지 않으면 안 되고, 그놈의 책임감 때문에라도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게 된다. 

애만 낳으면 시댁에서 봐줄 거라 했던 남편의 말도 속 들어가 버리고, 결국에는 육아는 엄마의 책임이 된다. 아이 맡기고 다시 일하려고 해도 아이가 눈에 밟힌다. 그런 상황이 되었더라도 아침마다 엄마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통곡하는 아이 때문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눈물 콧물 이산가족의 아픔처럼 겨우 떨어트리고 나와도 직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아이는 왜 이렇게 자주 아픈 것인지? 아이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고도 바로 달려갈 수 없는 자신을 한탄하며 내가 직장을 다니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결국에는 아이를 돌보는 것도, 가사를 하는 것도 직장 일을 하는 것도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고민하게 되며 직장을 그만둘 것을 암암리에 강요받기도 한다. 그렇게 일을 그만두게 되고 아이를 본격적으로 돌보더라도 여러 가지 문제점에 부딪치게 된다. 외벌이라면 전셋값 올려달라는 주인집 전화에 가슴 앓이를 하게 될 것이고, 생각처럼 육아가 잘되지 않을 때, 아이가 엄마의 뜻을 몰라줄 때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내 주머니에 돈이 없다 보니 돈 쓸 때마다 고민하게 되고, “이 돈이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안일도 제대로 못 한다고 무시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남편 저렇게 밖에 나가서 고생하는데 너는 안타깝지도 않니?"라는 시어머니의 한소리도 들을 수도 있다. 나 또한 엄마로서 아내로서 열심히 살고 있지만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고, 나 자신조차도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점점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니 나의 자존감은 땅에 떨어진지 오래되었고,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에 대한 생각에 밤잠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

 

지금까지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어쩌면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생활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결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결혼보다 더 힘든 것이 결혼생활이다. 겨우 산 하나를 넘었는데 내가 넘은 산은 동산이었던 것이다. 그보다 훨씬 더 힘든 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음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 한마디라도 해줬더라면... 아마 그렇다고 해도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뀔 것 같지는 않지만, 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앞으로 결혼할 여성들에게 정말 나는 결혼에 맞는 사람인지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그렇게 해도 후회하는 것이 결혼이다. 100% 만족은 없기 때문에 내가 많은 것을 내려놓고 포기해야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밖에 없는 삶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에 많은 기대를 하고 사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불행한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아닌 뉴스에나 나오는 이야기로 치부해 버릴 때가 많다. 

정말로 현명한 여성이 되려면 결혼도 공부해야 한다. 내가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하며 잘했다고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이런 힘든 결혼 생활도 이겨낼 수 있고 좌절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가 있다. 정말 그 제목처럼 미친 짓이라 생각된 적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미친 짓이 나를 기쁘게 하는 미친 짓이 될 수도 있고, 나를 환장하게 하는 미친 짓이 될 수도 있다. 한 번쯤 미쳐보는 게 좋다는 그런 무책임한 말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미쳐보지 않는 자에게 역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김여나 여나(여성나눔)커리어 코칭센터 대표  menciusm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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