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에 담긴 삶의 위로

배정숙 꽃피움 미래플라워아트 작가 송태웅 기자l승인2019.05.09l수정2019.05.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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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움 미래플라워아트는 식용 꽃에 관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꽃차 자격증을 비롯해 꽃차 소믈리에 자격증, 계절별 꽃차, 산야초 교육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남 마산에 위치한 창동예술촌에 도착해 미래플라워아트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짙은 꽃향기와 다채롭게 전시된 꽃차 상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정숙 작가는 꽃차 교육과 동시에 우리 삶과 생활공간에 아름다움을 더할 수 있는 생활꽃장식, 꽃문화, 복지원예와 같은 다양한 플라워아트 체험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하는 중이다.

꽃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다
배 작가의 삶에서 꽃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물었다. 그는 부모님과 경남 고성의 시골 마을에서 살며 유년 시절부터 꽃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정숙 작가의 어머니는 꽃을 사랑하는 여인이었고 담장 아래 손수 꽃 재배를 즐겼으며 아버지가 있는 방에는 항상 꽃향기가 가득했다고 한다. 종갓집이었던 문중은 항상 손님이 끊이질 않았는데 집안의 종손이었던 아버지와 소문난 종부였던 어머니는 어린 배정숙 작가에게 들과 밭에서 꺾은 꽃을 선물했다.

자연 속에서 성장한 배 작가는 인생에서 꼽을 수 있는 첫 기억이 꽃에 관한 추억이라고 언급했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꽃의 향기를 머금고 여고 앞 화원을 걸었던 학창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그를 보며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은 흘러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본격적으로 화원을 운영했다. 아름답고 변함없는 꿈을 향해 출발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차가운 현실의 벽을 마주해야만 했다. 농촌을 지키고자 마음먹었던 남편과 함께 시작한 사업이 실패했고 임신한 몸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시어머니를 모시며 이와 동시에 생업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993년 빈손으로 화원의 땅을 임대해 새벽부터 하우스 화원을 가꿨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화훼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여러 정권을 거치며 화환을 규제하는 정책이 발표되면 꽃 문화의 발전이 휘청거리는 남모를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김영란법의 등장으로 화환 반입을 금지하는 기관 또한 증가했다. 본래 꽃이란 생필품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지면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우려가 있다. 배 작가는 한 치 앞을 모르는 미래 상황에서 틈틈이 자신만의 노하우와 기술을 익혔고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최신 유행의 플라워아트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배 작가는 그렇게 꽃을 통해 생계를 책임졌고 예술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에게 꽃이란 먹고사는 생업과 예술이 모두 닮긴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 그 자체였다.

플라워아트 작가에서 꽃차 전문가로
배 작가가 플라워아트로 시작한 꽃에 대한 관심은 건강을 생각한 꽃차로 이어졌다. 꽃을 다듬고 자르는 과정을 반복해 예술작품을 만들던 그는 단순히 장식품이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떨어져 시드는 존재가 아닌 다시 필 수 있는 꽃이 없을까를 고민했다. 이렇게 꽃차 만들기에 전념했고 노력은 결실을 이뤄 한국꽃차협회 창원미래꽃차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며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꽃차협회 부회장으로 재직하며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꽃을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목련꽃이나 팬지, 비올라 등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식용재배 꽃에 관심을 기울였다.

두 자녀의 어머니로, 한 평생 올곧게 살며 뜻을 같이 해온 남편의 아내로,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배정숙 작가는 예술가의 삶에서 경제적인 궁핍함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예술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여유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생업을 병행하며 플라워아트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정숙 작가는 낮에는 생계를 위한 일을 하며 밤에는 꽃 공부를 이어갔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배정숙 작가가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지 궁금해졌다. 그러면서 슬픔에 잠겨있거나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미래플라워아트를 방문한 이들이 우울한 마음을 덜어내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삶의 희망이자 가장 큰 가치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꽃을 통해 제 스스로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꽃은 결국 하나의 생명이거든요. 꽃을 볼 때는 생명력을 느끼고 나를 일으켜 세운다는 느낌을 받죠. 심신이 지칠 때 희망을 주는 꽃을 나로 인해서 타인에게 전파할 수 있고 어려운 삶에 희망을 줄 수 있어서 항상 감사해요. 모두가 살기 팍팍한 세상에서 한 송이 꽃으로 위로를 건네고 싶습니다."

배정숙 작가의 삶에는 말로는 모두 표현할 수 없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큰 교통사고를 당해 10개월의 시간을 병실에 누워 생활해야 했다. 수차례의 대수술을 치르며 생사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퇴원 후에도 골수염의 전이를 돌봐야 할 만큼 성치 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배 작가는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과 국내외 전시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원예와 복지를 합한 원예복지센터를 만드는 일이 삶의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한 번 시작을 말하는 그는 고난이라는 튼튼한 밑바탕 위에 새로운 인생을 써내려가고 싶다고 한다. 배 작가의 삶은 마을의 가난한 이웃을 도우며 일일일선(一日一善)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던 그의 부모님의 삶과 닮아 있었다.

 

Profile

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 옥플라워회 창원지회장
한국꽃차협회 꽃차소믈리에 / 창원미래꽃차연구원장
창동예술촌 꽃피움미래플라워아트 입주작가


2015  금상, 서울국제휴면(미용&건강)올림픽 힐링아로마테라피 꽃차부문
2014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조직위원장상,
        오송국제휴면(미용&건강)
        올림픽 힐링아로마테라피 꽃차부문
2003  최우수상, 제1회 대한민국 난 상품 공모전
2002  금상, 경남지방기능대회올림픽 화훼장식부문, 한국산업인력공단


송태웅 기자  twsong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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