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아빠는 언제쯤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 입력 2019.01.10 13:29
  • 수정 2019.01.10 13:58
  • 기자명 원동인 SP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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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 벽두부터 드라마 한 편이 한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교육부총리도 봤다는 그 드라마 <SKY 캐슬>은 소수 상위 계층에서 입시경쟁의 승자들이 대를 이어 가려는 처절한 욕망과 그 갈등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른바 강남 대치동을 중심으로 하는 입시문화를 다루고 있다.

(사진=JTBC)
(사진=JTBC)

드라마를 보면서 필자가 느낀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의 폐해도, 자식교육을 향한 엄마들의 상상 이상의 무차별적 사랑(?)도 아니다. 그건 바로 아빠들의 무기력함이었다. 아빠들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얼굴들을 하고 있다. 물론 드라마 속 아빠들은 의사, 교수 등으로 사회적으론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돈만 잘 벌어다 주면 가장 노릇 다 한 줄 알았다'는 극 중 영재 아버지의 고백처럼 그들은 여전히 집안일과 자식일에 별 관심이 없다. 자식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건 오직 성적표가 나올 때뿐이다. 자녀의 명문대 입학이나 학생회장 당선 소식 등 과정 없이 오직 결과에만 아빠들은 기뻐한다. 가짜 하버드생인 딸이 아빠한테 눈물을 흘리며 소리친다. "공부 잘하는 자식만 자식이라는 생각 들게 했잖아!"

과정을 함께하고 공유하지 않은 채 성과의 열매만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은 가족에게도, 가족의 리더 격인 아빠들에게도 통용된다

한국 남성 가사 분담률은 16.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3.6%)의 절반 수준이다. 덴마크(43.4%), 핀란드(40.7%) 등 유럽 복지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신자유주의 첨병인 미국조차 아빠들의 가사분담률(38%)은 평균을 웃돈다.

아빠와 대화하고 여행하고 공부하는 생활, 아빠가 자녀교육으로 돌아오는 것이 바로 사교육의 고통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한 방법일 것이다.

우리는 안다. 아빠들이 안 돌아오고 싶어서, 돌아오는 길을 몰라서 오지 않는 것이 아님을 말이다. '저녁이 있는 삶'은 단순히 여유로운 일상만을 말하지 않는다. 밥벌이를 하는 아빠가 자신의 건강을 살피고, 가족을 보살피며, 내일을 준비하기 위한 삶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숨 가쁘고부족한 점이 많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불거진 후폭풍만 봐도 그렇다. 한국 사회의 아빠들은 언제쯤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원동인 SPR 대표
원동인 SP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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