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봉사다

봉사를 통해 최고의 행복을 얻은 나눔 주인공

  • 입력 2018.08.20 14:03
  • 수정 2018.08.20 14:11
  • 기자명 서미라 기자, 신유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타리란 세계를 연결하는 자원봉사자 네트워크이다. 로타리는 전 세계 120만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봉사단체로 인도주의 활동을 통해 세계이해와 평화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회원들은 높은 윤리적 기준을 실천하고 문해력 증진, 질병 퇴치, 기아 및 빈곤 감소, 안전한 식수 제공 등 주요 현안들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3620지구 천안도솔 로타리클럽 왕성근 회장을 만나보았다.

얼마 전 취임한 3620지구 천안도솔 로타리클럽 왕성근 회장
어린 시절 남대문 시장에서 생활용품전문점을 크게 운영하던 삼촌으로부터 경영수업을 혹독하게 받은 왕성근 회장은 ‘고난이 유익이라’는 말처럼 어렵고 고된 시간만큼 많은 노하우와 자신감을 축적할 수 있었다. IMF시절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왕회장은 자신이 정착할 많은 곳을 고민하던 중 달랑 지도 하나만 가지고 100일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하늘아래 가장 편안한 곳’이라는 천안(天安)에 정착하게 되었다. 왕회장에서 천안은 학연도 지연도 없는 그냥 생소한 곳이었다. 이후 왕회장은 어린 시절 삼촌에게 혹독하게 배운 장사 노하우와 경영마인드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까지 20여 년 생활용품전문점을 경영하며 사업은 이미 탄탄한 기반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생길 때쯤 왕회장은 사랑과 봉사라는 자신의 천성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느 날 뜬금없이 파출소를 찾아 가게 된다. 당시 경찰관에게 자율방범대에 가입해 봉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경찰관은 이런 분은 처음 본다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방범대는 대부분 지인을 통해서 가입하고 활동하는데 이렇게 자진해서 홀로 찾아오는 분은 처음 본다.”며 수줍은 미소로 과거를 회상했다. 이후 7~8년간 성실한 방범대 활동을 한 왕회장은 결국 방범대장의 자리에 오른다. 이러던 중 전임 방범대장을 통해 로타리클럽을 소개받게 된다. 이때 ‘지금까지 나의 성공을 나보다 힘들고 불우한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로타리안’으로서 왕회장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모든 일을 한번 시작하면 한결 같은 성실함을 가진 왕회장은 결국 얼마 전 3620지구 천안도솔 로타리클럽 회장직을 맡게 됐다. 충남에는 100여 개의 클럽이 있고 그중 천안에는 40여 개의 클럽이 있는데 가장 왕성한 봉사활동과 화합을 다지는 3620지구 천안도솔 로타리클럽의 회장에 취임하게 된 것이다.

3620지구 천안도솔 로타리클럽은 9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리더가 된 왕회장은 이렇게 얘기한다. “보스와 리더의 차이점이 뭔지 아십니까? 보스는 명령만 하고 리더는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 하는거죠” 여기서 왕회장의 봉사와 헌신 그리고 섬김의 마인드를 느낄 수 있기에 충분했다.

3620지구 천안도솔 로타리클럽 그리고 리더 왕성근
“봉사는 누구나 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죠.”라고 얘기하는 왕회장은 현재 천안의 소외계층 노인들을 위해 활발한 봉사활동을 솔선수범하고 있다. 성정 2동 동사무소와 함께 죽 배달 사업인 ‘친친플러스’활동을 하고 있다. ‘친친플러스’는 죽 업체와 협약을 맺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불우한 이웃들에게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죽 배달을 하는 것이다.

독거노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살핀다는 것에 죽 한 그릇 이상의 마음이 배달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독거노인들과 영화 관람이나 나들이도 함께 한다고 한다. 왕회장은 호적상만 자식이고 왕래가 전혀 없는 노인들과 함께 할수록 오히려 스스로 감사함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친친플러스’ 사업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자녀와 함께 봉사하는 형태로도 운영되는데 “최고의 가르침은 아이와 함께 봉사하는 것”이라고 왕회장은 평소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현재 몽골과 일본에 있는 자매클럽과도 협약을 맺어 해외에서도 활발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또 계획 중이라고 했다. 이미 몽골에서는 ‘스마트 원격 진료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는 스마트폰으로 멀리 있는 소외계층의 상태를 살필 수 있어 위독한 상황에 있는 사람의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면 봉사자들이 즉시 방문을 하는 내용이다.

3620지구 천안도솔 로타리클럽 회원들에 대한 질문에는 “지구 임원도 많고 점잖은 분들이 많아 뒤에서 묵묵히 봉사를 하신다. 회원들 간에 잡음도 없고 문제도 없어 매우 만족한다.”고 전했다. 슬하에 두 딸과 막내아들을 두고 있는 왕회장은 “예전에는 일이 바빠 가족은 뒷전이었다.”며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이나 학업에도 관심을 가지지 못했고 주말에도 너무 바빠 아이들에게 소홀했다며 거듭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다 큰 아이가 7~8살 되던 시기에 주말 중 일요일에는 일을 포기하고 아이들과 놀아주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며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했고, 학부모회와 아버지회 회장을 맡으며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자녀들과 친밀감도 좋고 고민 상담도 들어주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됐다며 흐뭇하게 웃는 모습에서 자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인생의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주어진 일에 즐겁게 최선을 다 하자”라는 진부한듯하지만 왕회장의 솔직한 인생관이 느껴졌다.

앞으로의 비전
유통업으로 이미 기반을 다진 왕회장은 로타리클럽 회장의 역할 외에 다른 봉사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남부 자율 방범대 전(前)대장모임’과 ‘생·협(생활안전협의회)에 가입되어 있고 친교 모임으로는 ’천사모(천안을 사랑하는 모임)‘라는 골프모임과 천안병천고등학교 운영위원회, ’마음회‘라는 마음이 맞는 사람 10명이 모여 결성한 친교모임이 있다고 전했다.

8월23일에는 후원하고 있는 몽골 로타리클럽의 운영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몽골로 출국한다. 봉사도 중요하지만 후원금이 제대로 쓰이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감사(監査) 또한 봉사의 연장이라고 전했다. 오는 11월과 내년 4월에 일본 출국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하고 있는 봉사 외에 어떤 봉사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어머니께서 조그마한 사찰을 다니시는데 스님들이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 모습에 저도 끼니 걱정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하고 싶더라고요.”라고 전했다.

로타리클럽은 회사와 같은 영리적 목적을 가진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권위적이고 위화감 있는 회장이 아니라 좋은 형, 동생으로 기억되는 친근감 있으며 솔선수범 하는 ‘왕(King)회장’으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다. 왕회장님의 인터뷰 내내 행복한 향수의 향기를 맡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