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가 `엄중경고` "주택시장 사실 지금은…"

  • 입력 2013.07.12 19:26
  • 기자명 이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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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가 `엄중경고` "주택시장 사실 지금은…"
"투기자금 유입으로 과열조짐…거품 재연 가능성"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사진)가 미국 주택시장에 거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TV `마켓 메이커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14개월간 집값 상승세를 지켜본 결과 현재 주택시장에 거품이 시작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부동산 경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S&P/케이스-실러 지수를 개발한 실러 교수는 2008년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미국 주택시장이 과열됐다고 경고해 적중시킨 바 있다.

최근 집값 상승은 1998년 집값 상승세와 유사
그는 특히 "최근 집값 상승은 1998년 집값 상승세를 연상시킨다"며 "그때와 지금은 주택시장 자체가 완전히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얼마나 오래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주택 매매자에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기수요도 섞여 있다는 의미다. 실러 교수는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피닉스 주택 가격이 외부 투자자 자금이 대량 유입된 데 힘입어 크게 올랐다면서 버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S&P/케이스-실러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4월 미국 내 20개 도시지역 단독주택 가격이 평균 12.1% 상승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가격 상승세는 샌프란시스코(24% 상승), 라스베이거스(22.3%), 피닉스(21.5%), 로스앤젤레스(19%), 마이애미(13%)가 주도했다.
실러 교수는 "새로 결혼하고 가정을 꾸미려는 사람들이 집을 산다기보다는 대형 헤지펀드나 은행들이 집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을 전망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도 29일 발행판에 실린 `집값 다시 천장을 뚫을까` 기사에서 실러 교수를 인용해 그가 "주택 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이면 건설업체들이 신중함을 버리고 붐에 올라타려 할지 모른다"고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부동산업체, 금융회사 등이 가세해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러 교수는 또 "지난 1년간 주택 가격 상승은 3차 양적 완화(QE3)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3%대를 유지했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최근에 QE3 축소 가능성이 야기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급하게 뛰어들었을 수 있다"며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시장이 타격을 받을 때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6월 마지막 주에 전주 대비 53bp(1bp=0.01%포인트) 오른 4.46%로 26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5월 초 금리가 3.35%였던 것을 감안하면 1%포인트 이상 오른 것이다. 모기지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10만달러짜리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한 달에 56달러 이상 이자를 더 지불해야 한다.
결국 모기지 금리 급등이 주택시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데다 경기 전반에 다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계속 오르면 주택시장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의회가 국영모기지기업 부담을 줄이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미국 주택시장에는 부담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마련한 이 법안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양대 국영모기지기업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더욱 많은 민간자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해법은 시행에 수년이 소요되고 불확실성도 여전해 좋은 대안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정점을 찍었던 2006년에 비해서는 가격이 28% 낮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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