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건축의 가치와 활용 그 의미를 읽는 영혼의 소유자 _ 김태우|(주)디자인그룹 아리 대표이사

  • 입력 2013.06.13 13:41
  • 기자명 이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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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건축의 가치와 활용
그 의미를 읽는 영혼의 소유자

“건축물은 그 시대성을 반영하는 문화유산으로 예술적 관점에서 발전·계승해야”
“건축과 정책의 긴밀한 협조 위한 가교 역할 맡을 것”

김태우
(주)디자인그룹 아리 대표이사 / (사)도코모모 코리아(Docomomo Korea)부회장
2014 서울 세계대회 집행위원장 / 광운대 외래교수 / (사)한국건축가협회 이사
(전)문화재 전문위원/(전)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자문위원

우리 인간은 지금껏 건축물을 삶의 터전인 동시에 도전의 대상으로 인식해왔다. ‘거주지’로서 본래의 기능은 기본이며, 사회 구성원들의 기쁨을 기념하거나 희망이나 이념 등 추상적 개념을 형상화하는 훌륭한 매개물로서 발전을 거듭해온 것이다. 이러한 복잡성을 내포한 위대한 건축물들은 마주한 사람들로 하여금 그 웅장함과 구조적 완성도에 감탄하며 가슴 졸이게 만든다. 때문에 건축물은 ‘당대의 사회상과 이념적 정수를 한 차원 높이 격상시키는 가장 훌륭한 예술적 산물이자 유산’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주)디자인그룹아리의 김태우 대표는 이렇듯 건축이 내포한 철학적 배경을 가슴 속에 아로새기고 지금껏 창작의 나래를 펼쳐온 건축가이자 예술가다. ‘근대 건축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갖고 국내 건축계의 근대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만들어가고 창조적 도전정신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는 그를 찾아 최근의 근황과 활동계획 그리고 작품세계에 관해 물었다.

‘도코모모 코리아 창립 10주년’…새로운 도약 준비하는 이 시대의 지성인들
도코모모(DOCOMOMO, 근대 운동에 관한 건물과 환경 형성의 기록 조사 및 보존을 위한 조직) 코리아가 금년으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우리 근대시기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진취적 건축인들의 단체인 (사)도코모모 코리아는 활발한 전문가들의 학술교류와 민간과의 소통을 통하여 발전을 거듭해온바,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는 동시에 내년에 있을 2014 서울 도코모모 세계대회를 준비하며 도약과 혁신의 계기를 맞이해 한층 활기를 더한 분위기다. 이번 서울 국제 컨퍼런스는 내년에 있을 세계대회의 사전 연습이자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그간의 아시아 각국의 근대시기 변화해온 사회.문화적인 환경속에서 충돌되면서 만들어져왔던 그들만의 지역성이 내포된 성과들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서울 국제 컨퍼런스는“‘충돌과 확장 -모던 인 아시아(Expansion & Conflict-Modern in Asia)’를 주제로 한국을 포함한 해외 8개국의 약 15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전시회를 겸한 아시아 근대 건축 재조명, 토론 및 교류 협력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마리스텔라 카시아토 도코모모 인터네셔널 회장이 참석하여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행사와 더불어 국내 최대의 공모전인 ‘제10회 도코모모 코리아 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자들에게 직접 상패와 격려의 한마디를 전할 예정으로 여러모로 의미 있고 활력이 넘치는 대회가 될 것으로 자신합니다.”
(사)도코모모 코리아는 매년 근대건축유산을 배경으로 국제 공모전을 열고 있는데, 평균 700-1000팀 정도(약 2500명)가 참여할 정도로 미래 젊은 건축가들인 학생들에게 각광받는 최고의 공모전이다.

“아시아 도코모모 회원국으로서의 자존심과 의미등 이에 걸맞은 실력으로 증명할 것”
“도코모모는 유네스코 산하의 국제조직으로서 세계 각국의 근대 운동에 영향 받은 건축물을 조사·보존·연구하는 민간단체입니다. 한 국가의 문화와 역사를 가장 쉽게 체험하는 방법으로 건축문화 유산의 탐방을 꼽을 수 있는데요, 저희는 이러한 건축문화 유산들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지키고, 의미있게 활용하며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체인 (사)도코모모 코리아가  드디어 10돌을 맞이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도코모모 코리아는 일본 도코모모모와  함께 2012년에 신임회원국인 된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권의 대표적인 도코모모의 회원국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근대문화유산의 기록과 보존이라는 근대운동을 통하여 자기 혁신에 충실할 것입니다.”
2014년 서울 도코모모 세계대회 유치의 일등공신인 김태우 대표는 ‘국제교류 및 사업 분과 위원회’의 총괄 책임자이자 (사)도코모모 코리아의 부회장으로서 차후 행사 기획 및 관리에 만전을 기하느라 여념 없는 모습이다.
“작년에 세계대회 유치위원장의 자격으로 핀란드 도코모모 세계대회에 직접 찾아가 2014년 세계대회 개최지 유치를 위하여 유치위원들과 함께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서울의 발전상을 담은 스토리텔링식 프레젠테이션이 큰 반응을 끌어냈었죠. 평가위원들이 ‘그동안 프레젠테이션 중 한국이 가장 우수했다’고 극찬할 정도였습니다. 최초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세계대회로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로 인정받은 만큼, 이제는 실력으로 대한민국 근대 건축문화유산의 높은 수준을 증명하겠습니다.”
2013년 6월에 열리는 Expansion & Conflict-Morden in Asia 세계대회는 시대가 지나면서 근대와 현대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과정을 다룰 예정이며 이와함께 (사)도코모모 코리아의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이루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4년 공모전 주제는 근대와 현대 그리고 미래가 한데 어우러지는 서울의 대표적 장소인 세운상가를 주요한 컨셉으로 대한민국의 근대 건축과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보존하고 예술적으로 승화할 방안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건축과 정책이 유기적으로 호흡할 때, 비로소 국민의 삶이 윤택해질 수 있다”
새롭게 기치 올리는 (사)한국건축정책학회 창립

김태우 대표가 바쁜 이유가 또 있다. 바로 건축과 관련된 분야 전문가들의 모임인 (사)한국건축정책학회의 창립준비와 함께 학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각종 연구 사업들을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건축전문가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본 학회는 이미 건축학계의 석학들과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한 상황이기에 ‘건축분야와 정책과의 긴밀한 상호 협조’라는 대의적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으리라 관측된다. 본 학회가 이렇듯 많은 기대를 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김태우 대표의 정책적 감각 덕분이다. 2년 전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의 제정을 위하여 건축단체를 대표하는 실무위원들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실로 이 법이 지난 4월30일  제정된 이후, 김 대표는 그동안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해오며 꾸준히 정책 분야와의 접촉을 이어왔기에 정부와 국회와의 협조관계를 만들어나갈 적임자로 건축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을 만드는데 몸담으면서 건축가로서 설계 뿐 아니라 정책적 안목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본 법안은 건축설계와 관련된 종사자들의 창작의욕을 진흥하고 신진 건축가와 중소기업의 기반을 튼튼히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고, 건축을 미래의 지식산업이자 서비스산업으로 인식하며 특히 설계디자인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것이죠. 이와같이 건축가 집단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일종의 소명감을 느꼈다고 해야할까요? 한사람의 건축가로서 자기만의 작품세계에 몰두하던 때와는 다른 열정을 얻는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건설을 빼고, 예술은 더하고’…대한민국 건축의 밝은 미래상

김태우 대표는 인터뷰 도중 한국의 미래지향적 건축 환경을 만들어간다는 강한 사명감을 나타냈다.
“그간 건축은 건설이 중심인 국토개발의 대명사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항상 새로운 공법과 디자인을 추구하기 마련인 개발논리가 지배했던 한국 건축계였기에 근대 건축물은 새로운 건축물에 밀려 버려지고 폐허가 되다시피 해왔죠. 그러나 건축은 그 시대의 문화이자 예술입니다. 이탈리아의 관광 명소라고 하면 대부분 로마 시대의 건축유적들을 생각하죠.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근대 건축물을 도코모모 활동을 통해 문화와 예술적인 건축유산으로 승화시킨다면, 우리 건축은 창조경제시대와 행복 건축시대를 맞이하여 국민이 행복하고 삶의 질 또한 발전적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 그는 “건축은 국격이자 문화와 예술 그리고 삶이 함께하는 부가가치산업으로 육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학회는 건축이 갖고 있는 가치와 의미가 우리의 생활 곳곳 저변으로 확장되고 원활하게 작동됨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며 학회 창립의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김태우 대표의 이와 같은 근대 건축물 사랑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대학 시절부터 독실히 가톨릭을 믿어온 그는 10여년 전에 명동성당의 문화재 보수 작업을 2000년부터 2009년 까지, 약 10년 가까운 시간을 진행했다고 한다. 명동성당 문화재 보수 작업의 총괄감독을 맡으면서 근대 건축물인 명동성당의 가치를 지근거리에서 목격한 그는 보수 및 복원작업을 통하여 근대 건축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신앙적으로 성숙하는 계기를 갖게 됐다고 한다.
“보수 작업을 끝내고 나니 어느새 근대 벽돌건축물 보수 및 복원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설계 작업과 함께 학문적 연구도 거듭하면서 우리 건축문화 유산을 세계의 건축 전문가들과 함께 학술교류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자연스레 2004년도에 명동성당에 있는 저의 현장사무실에서 도코모모 코리아가 창립하게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현대건축적인 작품에 주력했었는데, 문화재 보수를 하면서 도코모모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됐죠. 이후 10년 가까이 위원장과 이사로 활동하면서 문화유산인 근대 건축물이 우리 삶과 함께하는 가치를 지켜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습니다.”

그의 삶은 우연의 연속이었다. 대학원 시절 찾은 건축가로서 재능이나, 처음 천주교 성전에 발을 들여놓은 것 등이 그의 삶에 중요한 분기점이었음에도 소리 없이 정말이지 우연처럼 그에게 다가온 것이다. 믿음을 이어왔기에 근대 건축을 이해할 수 있었고, 건축이 단순한 공학이 아닌 고차원의 예술과 문화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또 평소 모든 일을 직접 해결해야하는 성미 탓에 정책과 건축 분야를 잇는 가교역할을 자처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근대 건축의 가치와 활용에서 또 다른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감한 그는 앞으로 정치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건축과 접목시키는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맹목적인 개발논리가 아닌, 진정 국가에 도움이 되고 국민들이 행복한 삶의 가치를 만드는 건축, 그것이 바로 김태우 대표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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