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산다는 건…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윤희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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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분노가 많다. 분노조절장애가 주요 사회문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문제 이면에 탐욕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사회 자체가 탐욕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그 사회 안에 살면서 이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는 탐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 비정상으로 여겨진다. 탐욕하지 않으면 무능한 것이 되고, 가족은 고사하고 자신조차 건사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가치의 인식과 치유
그러나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모든 분노의 뒷면에는 탐욕이 있다. 탐욕과 분노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동전의 앞면이 커지면 뒷면도 동시에 커지듯이, 탐욕이 커지면 분노도 커지고, 분노가 커지면 그 안에 탐욕도 자라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탐욕을 찬양한다. 포보스라는 잡지는 자본주의를 잘 보여준다. 그 잡지에는 부자 자체, 자본 자체에 찬사를 보낸다. 이러한 극단적 부가 가능하도록 조직적으로 만들어진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분노의 씨앗이 항상 발아를 기다리고 있다. 탐욕에 대한 조절 없이 분노를 없앤다는 것은 언제든지 자랄 수 있는 씨앗을 품고 사는 배양접시와 같은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극단적인 부를 추구하는 방법이 주식이다. 아마 주식이 없었으면 이러한 극단적 부, 그로 인해 극단적인 불평등은 없었을 것이다. 주식은 ‘미래가치의 현실화’라고 정의된다. 주식의 정의에서 보면 이미 미래사회에 누려야 할 가치를 현재사회에 가져다 쓰고 있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전 세계의 부를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 가능해졌고, 주식으로 인해서 미래의 부를 가져오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모든 공간과 모든 시간에 펴져있는 부를 현재의 나에게 가져오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부는 전지구적 부이고, 전시간적 부이다. 이러한 지각이 있어야 한다. 나의 부가 나의 것이 아니라, 전지구, 전시간의 부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자본주의사회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사회가 이러한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분노의 예방의 기본이 된다. 자본주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난점을 알고 있자는 것이다. 그것에서 부터 우리의 탐욕에 대한 치유는 시작된다. 개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의 탐욕과 개인의 분노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탐욕의 좌절은 분노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항상 탐욕을 살펴야 된다. 탐욕을 부추기는 사회, 탐욕을 조장하는 사회 이 사회의 가치에 대해서 의심해보는 것 - 이것에서부터 분노와 관련된 수많은 장애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열린 마음이 먼저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 자본주의사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지각하는 것이 앞으로의 한국사회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정부에 대해서 요구만 하지 말고, 우리도 무엇인가를 해야 된다. 해야 된다고 해서 금전적인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정부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대했으면 한다. 모든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열린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서 말한 자본주의사회에 대한 인식이 첫걸음이듯이, 열린 마음은 인식의 첫걸음이다. 닫힌 마음으로는 새로운 인식이 생기지 않는다. 기존의 인식이 더욱 공고해질 뿐이다. 무엇을 하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할 때 우리는 새로운 정부에 대해서 뭔가를 기대할 수 있다. 새 정부에게 우리가 뭔가를 기대한다면, 정부가 뭔가를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우리의 열린 마음이 먼저이다. ‘내가 국가에 대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는 질문에 열린 마음을 제안해 본다. 

<윤희조 교수>
윤희조 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학부 및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논문으로 <불교에서 실재와 언어적 표현의 문제- 초기불교부터 초기중관까지의 자성과 이제를 중심으로>,<'중론'에서 언어의 문제- 그 모순위의 진실의 세계>, <불교의 언어관>등이 있으며 번역서로 <불교심리학사전>, <불교상담학개론>, <붓다와 프로이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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