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새둥지란' 멸종위기 2급 야생화에 엎어진 사건

[여름 야생화 사랑이야기 Vol. 10] 한라새둥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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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새둥지란
Neottia hypocastanoptica Y.N.Lee

ⓒ 정필원 사진기자
ⓒ 정필원 사진기자

희귀 야생화를 깊은 숲속에서 만나면 다투어 존경함을 표한다. 누구 시키지도 않았지만, 넙죽 습한 땅 위에 엎드려 큰 절을 받으라고 하신다. 덩달아 같이한 일행들도 큰 절로 경의를 표하듯 카메라를 땅으로 가져간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자신은 웃음을 참느라 혼쭐이 난다. 하나같이 큰절이라 하지만 엉덩이를 쭉 내밀고 땅으로 낮은 자세를 취하고 접사촬영 행동을 바라보면 웃지 않고서는 힘들다.

이 모습은 키 작은 야생화를 담으려면 두 무릎을 꿇고 뷰파인더의 앵글로 우스운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보기에는 이상하게 생긴 모습은 육지에서는 흔하게 보여주지 않는 야생화다. 1999년 제주도 한라산에서 진기함을 보여 주었다고 ‘한라새둥지란’이라고 부른다. 육지에서 발견되기 전에는 제주도에서도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자라는 멸종위기 2급 야생화다. 누가 우렁각시와 같이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한라새둥지란’ 야생화를 탐사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육지로 옮겨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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