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독일 플로리스트샵 THE ILIANA의 웨딩 파티스타일링

박현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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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꽃산업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됨에 따라 ‘플로리스트’가 새로운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꽃의 아름다움에 숨을 불어넣어 꽃의 수명을 연장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보여주는 플로리스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 중 해운대구 중동의 꽃집 더 일리아나(THE ILIANA). 이곳에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밝은 분위기의 박현진 대표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그가 독일플로리스트로 활동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연히 발견한 꽃과의 인연
많은 청년들처럼 박현진 대표 또한 대학을 졸업할 무렵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고 꽃이 예쁘고 좋다는 생각에 플로리스트 학원을 찾았다. 그 당시만 해도 꽃을 배운다는 인식은 신부 수업한다는 인식과 일맥상통할 정도로 꽃 공부는 일반화되지 않았다. 그래도 박 대표는 꽃과 함께함에 흥미를 느끼며 주변 사람들의 편견을 딛고 계속 공부를 해갔다.
“꽃 공부를 시작한 지 2년차에 친구들이 왜 이렇게 오래 공부하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심지어 치과의사가 직업인 친구가 장난스럽게 자신보다 오래 공부하는 것 같다며 놀리기도 했죠. 그러나 모든 공부가 그렇듯 꽃도 배우다보면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집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독일 플로리스트는 많은 과정를 거쳐서 진행된다. 2년이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지만 박 대표는 개인 작품 활동과 대외활동을 함께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꽃가게 운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플로리스트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꽃을 사고 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외국에서도 활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독일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땄습니다.”
더 일리아나에도 다른 꽃집처럼 플로리스트 수강반이 있다. 그러나 파티와 웨딩이 있는 주말을 피한 월,화요일 오전과 오후에 레슨을 진행한다. 박현진 대표가 레슨보다 웨딩 파티스타일링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더 일리아나를 세우기 이전에 웨스틴 조선호텔 부산에 웨딩 플라워 책임자로 3년 간 근무한 경험을 이유로 들었다.
“호텔의 가장 큰 매출은 웨딩입니다. 제가 웨딩 플라워 책임자로 있으니 매주 진행되는 예식에 익숙해졌죠. 특급호텔은 큰 행사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손님도 많이 옵니다. 그러나 호텔의 이미지를 보고 오는 손님이지 저를 보고 오는 손님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스스로가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와서 일리아나를 만들었습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서 더 일리아나를 차린 박현진 대표. 그리고 호텔에서 알게 된 손님들이 웨딩 꽃 장식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다. 웨딩 관련 관계자들 또한 박 대표를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엔 꽃 레슨만 진행하며 더 일리아나의 브랜드를 창출하고자 했던 박 대표는 점차 꽃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자 웨딩 스타일링을 시작했다.

더 일리아나(THE ILIANA)
박현진 대표에게 상호명이 ‘더 일리아나’인 까닭을 물었다. 꽃의 이름은 대개 라틴어라고 한다. 박 대표 역시 꽃 이름처럼 상호명도 라틴어로 하되 밝고 빛나는 상호명을 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밝은' 이라는 뜻의 '일리아나'로 지었다. 그는 이름 자체가 빛이 나고 밝은 느낌이고 단어가 예뻐서 고민 없이 상호명을 더 일리아나로 지었다고 만족했다. 호텔에서 일할 때부터 꽃집을 차리면 '일리아나'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심지어 박 대표의 영어이름도 일리아나(Iliana)라고 한다.
그가 특별히 해운대에 꽃집을 연 까닭이 있을까. 그는 꽃 문화가 선진국에서 많이 발달하듯이 부산에서도 해운대가 꽃 소비량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이 오가는 번화가보다 구석에 자리 잡은 특색이 있다고 말했다. 번화가에서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이 오면 꽃 작업에 집중하기 어렵다. 그래서 박 대표는 전문적인 작업을 위해 일부러 작업실을 안쪽에 마련했다. 그러나 수강생이 많아지고 더 큰 작업을 위해 곧 새로운 공간을 마련할 예정에 있다.

행복한 꽃 작업에 필요한 네 가지
박현진 대표는 꽃을 다루는 데 있어서 중요한 네 가지를 말했다.
“플로리스트는 미적 감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물감이 주어져도 화가에 따라 그림은 다 다릅니다. 열 명의 화가에게 똑같은 사물을 그리라고 해도 느낌이 다 다르죠.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꽃을 주고 원하는 디자인을 말해도 플로리스트마다 다르게 만듭니다. 그래서 감각이 중요하죠. 꽃은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꽃은 물을 머금고 있기에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꽃 작업을 하다보면 천장에 올라가는 경우나 들어서 나르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체력도 중요합니다. 이외엔 끈기와 부지런함이 중요합니다.”
꽃 공부를 14년 동안 해온 박 대표는 기본에 충실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 역시 기본기를 탄탄히 하기 위해 플로리스트학을 공부했다.
“꽃 공부를 할 때도 <플로리스트학(學)>이 있습니다. 저는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꽃 공부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기본을 모르는 사람이 학문을 깨는 건 무지한 것이죠. 그러나 알고 깨는 것은 새로움에 대한 도전입니다.”

예술과 사업 사이의 조율
박 대표는 예술을 배웠거나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채용 기준에 둔다고 말했다. 예술은 한끝 차이로 모두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적 감각이 필요한 플로리스트 역시 예술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예술만 추구하다보면 사업적인 면에서 뒤쳐질 수 있기에 박 대표는 트렌드를 따르며 본연의 감각과 브랜드 특유의 스타일을 잃지 않아야한다고 가르친다.

박현진 대표만의 스타일 “예쁜 꽃”
박현진 대표는 ‘예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는 ‘예쁜 것’이 자신이 추구하는 미적 기준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 본인의 감각으로 선택한 꽃이 곧 자신의 스타일이다.
“둘 중에 어떤 것이 나의 스타일인지 묻는다면 저는 오로지 두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득한 감각을 기반으로 한 것이 일리아나 스타일이라고 답변합니다.”
빈티지, 모던 등 스타일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스타일을 나누지 않고 자신이 직접 스타일과 컨셉을 정한다. 그리고 컨셉에 맞는 것들을 찾아 장식하며 일리아나 스타일을 만들어간다.

플라워 컴퍼니로 플라워 사업 확장
박현진 대표는 앞으로 플라워 컴퍼니를 만들 목표를 가지고 있다. 꽃을 이용한 다양한 영역으로 꽃에 대해 전문성을 세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 일리아나의 자리를 더 확고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업이라는 게 항상 잘되는 게 아닙니다. 잠깐 멈칫하면 후퇴하는 것이고 계속 뛰어야지 간신히 제 자리를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이전엔 혼자서도 잘 해왔지만 앞으로는 각 분야에 전문성 있는 직원을 배치해서 브랜드를 확고히 다질 계획입니다.”
그리고 박현진 대표는 젊은 친구들의 의견도 수렴해서 꽃의 비전과 전문성을 위해 노력할 다짐이라고 한다. 또한 세계를 여행하며 계속해서 감각공부를 할 예정이다.
“많은 걸 봐야 새로운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새로운 게 설레고 좋습니다. 그래서 꽃이 주가되어 ‘꽃과 함께하는 콜라보 아이템’으로 어떠한 다른 것을 창조할 계획입니다.”
박현진 대표의 최종목표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 디렉터이다. 14년 전의 박 대표는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 그리고 그때의 생각처럼 지금은 창의적인 일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박 대표는 창의적인 일을 꽃과 접목해 무언가 만들 것이라 다짐했다.
박현진 대표는 힘들 때 마다 항상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살면서 어려운 미션이 주어질 때 마다 예전 경험을 떠올리며 할 수 있다고 되새긴다는 박 대표. 그의 도전정신이 국내 플로리스트의 전망을 밝게 하는 매개체가 되기를 응원한다.

Profile

■ 컬러리스트 / 화훼장식기능사/ 꽃꽂이 사범 1급/ 독일 플로리스트
■ 제 5회 한강 여의도 꽃 장식대회 출전-공간장식 동상
■ 안면도 꽃 장식대회-장려상
■ 부산조선호텔-G20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아트 디렉터
■ 거가대교 해저 침매터널 최종연결식 데코레이션 아트 디렉터
■ The lilana FlowerParty Styling &Flower Academy대표
■ 한국문화예술대상 꽃 예술 디자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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